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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09/06  김정태 기자
“90년 인생, 여러분 덕분에 결코 외롭지 않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기쁘고 행복했던 순간도 있었고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 모든 시간이 하나하나 소중한 제 인생이었습니다.”


올해 구순(90세)을 맞은 오준걸 전 시애틀한인회장이 90년 인생을 돌아보며 가족과 친지, 그리고 오랜 세월 곁을 지켜준 지인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지난 5일 시택의 시더브룩 롯지에서 열린 오 전 회장의 구순연에는 신디 류 워싱턴주 하원의원, 박영민 전 페더럴웨이 시장, 김원준 시애틀한인회장 등 한인사회 인사와 가족, 친지 등 160여 명이 참석해 그의 아흔 번째 생일을 축하했다.

오 전 회장은 이날 자신이 건강한 모습으로 구순을 맞을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으로 가족의 헌신적인 사랑과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꼽았다.

그는 “부족한 가장이었음에도 늘 믿고 함께해 준 가족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며 평생 곁을 지켜준 가족들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했다.

90년이라는 긴 세월을 돌아보니 자신의 삶이 결코 혼자 걸어온 길이 아니었다는 사실도 새삼 깨닫게 됐다고 했다. “함께 웃고, 함께 나누고, 어려울 때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 그 모든 시간이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재산이었습니다.”

화려한 성공이나 물질보다 곁을 지켜준 ‘사람’이 90년 인생에서 얻은 가장 값진 선물이었다는 그의 고백에 참석자들도 깊은 공감을 보냈다.


오 전 회장은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소망을 밝혔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여러분과 함께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남은 시간도 욕심내지 않고 건강하게, 그리고 하루하루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케이 전 전 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구순연은 오 전 회장이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따뜻한 추억과 정이 넘쳤다.

손주들은 할아버지에게 꽃다발을 안기며 구순을 축하했고, 40년 지기인 심재환씨는 오랜 세월 함께했던 추억을 되새기는 메시지를 전해 참석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최시내 샛별예술단장은 아름다운 가야금 연주로 구순연의 분위기를 한층 더 따뜻하게 만들었다.

특히 오 전 회장의 모교인 배재고교 동문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가를 부르고 힘찬 구호를 외치자 행사장은 잠시 수십 년 전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아흔 살의 주인공과 동문들은 세월을 뛰어넘어 옛 추억을 함께 나눴다.

90년이라는 긴 세월. 그 안에는 기쁨도 아픔도, 만남도 이별도 있었지만 이날 오 전 회장이 가장 많이 이야기한 것은 결국 ‘감사’와 ‘사람’이었다.

그리고 구순을 축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160여 명의 가족과 지인들은 그의 90년 인생이 결코 외로운 길이 아니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여러분 덕분에 제 인생은 결코 외롭지 않았습니다.”

아흔 번째 생일날 전한 그의 감사는 이날 구순연을 단순한 생일잔치를 넘어 한 사람의 90년 인생과 인연의 소중함을 되돌아보게 하는 특별한 자리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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