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올림픽 반도에서 발생한 베어 걸치 산불을 진압하던 민간 계약 소방대원 2명이 연방 요원들에게 체포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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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 반도의 베어 걸치 산불 현장 (폭스뉴스 화면 캡쳐) |
27일 오후, 미국 국경수비대를 포함한 연방 요원들이 메이슨 카운티 레이크 쿠시먼 인근 화재 현장을 찾아 민간 소방 계약업체 대원들의 신분증 제시를 요구했다. 당시 화재 진압에는 약 400명이 투입돼 있었으며, 이 중 다수는 민간 계약 인력이었다.
체포 이유 불분명…소방 현장 혼란
체포된 2명의 소방대원이 어떤 이유로 연행됐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산불 대응을 총괄하는 지휘팀 측은 “국경수비대의 작전을 인지하고 있지만 화재 진압에는 방해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자세한 사항은 포트앤젤레스 주재 국경수비대에 문의하라고 덧붙였다.
사건 당시 연방 요원들은 소방대원들을 줄 세워 신분증을 확인했으며, 일부 대원들에게는 영상 촬영을 금지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있던 한 대원은 “우리가 이 지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데, 돌아오는 대우가 이런 것이라니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과 사진에는 ‘POLICE’ 표식을 단 조끼를 입은 요원들이 소방대원을 제압하는 장면과 국경수비대 차량이 서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대원들에 따르면 체포된 동료와 마지막 인사조차 나누지 못한 채 현장을 떠나야 했다.
베어 걸치 산불은 현재 워싱턴주에서 가장 큰 규모로 번지고 있는 산불이다. 27일 오전 기준 화재 면적은 약 9,000에이커에 달하며, 진화율은 13%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현장에는 6개의 20인 소방팀이 배치됐으며, 이 중 5개 팀이 민간 계약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이례적 연방 개입에 비판 제기
현장에서의 연방 요원 체포 작전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재난 현장이나 비상 상황에서는 특별한 긴급 사정이 없는 한 이민 단속을 하지 않겠다고 정책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해당 지침을 위반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강화된 이민 단속 정책이 다시 작동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토안보부, 이민세관단속국(ICE), 국경수비대 등 관련 기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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