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상승, 도심 상권 침체, 노숙자 문제 확대, 테크 업계 대규모 해고 등 팬데믹 이후 시애틀이 겪은 변화는 녹록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시애틀로 이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시애틀타임스가 16일 전했다.
미 연방 인구조사국의 2024년 미국지역사회조사(ACS)에 따르면, 시애틀에 거주하는 만 1세 이상 인구 약 77만3천 명 가운데 약 5만1,800명(약 7%)은 조사 시점 기준 1년 전만 해도 다른 주나 해외 이민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팬데믹 직전인 2019년(약 4만7,800명, 6%)보다 오히려 소폭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유입 규모로 시애틀은 미국 내 인구 상위 50대 대도시 가운데 신규 유입 비율 3위를 기록했다. 1위는 워싱턴 D.C.(9%), 2위는 보스턴(약 7%)이었다. 다만 워싱턴DC는 주에 속하지 않은 특수한 행정구역으로, 모든 이주가 ‘타주 이주’로 집계되는 점에서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스턴의 경우 대규모 대학 도시라는 특성상 매년 타주 출신 대학생 유입이 많은 점이 순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시애틀에 이어 콜로라도 스프링스(6.5%), 버지니아 비치(6%)가 상위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시애틀로의 신규 유입은 해외보다는 미국 내 다른 주에서의 이동이 주도했다. 지난 1년간 타주에서 이주한 비율은 5.3%, 해외에서 유입된 비율은 1.4%로 집계됐다. 다만 이들이 어느 주나 국가에서 왔는지에 대한 세부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반면, 신규 유입 비율이 가장 낮은 도시 5곳은 모두 캘리포니아주 도시였다. 베이커스필드는 1%에 그쳤고, 프레즈노·롱비치·오클랜드·새크라멘토 역시 2% 이하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수년간 캘리포니아주가 국내 이주로 인한 인구 유출을 겪고 있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한편 시애틀 내 이동 양상은 변화했다. 2019년에는 킹카운티 내에서 시애틀로 이주한 주민이 11만3,600명(15%)이었으나, 2024년에는 9만5,100명(12%)으로 감소했다. 전체 이주자 수는 줄었지만, 외부에서 유입된 비중은 상대적으로 높아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통계가 ‘누가 들어왔는지’만 보여줄 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떠났는지’는 알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도시 문제 속에서도 시애틀이 여전히 전국적인 이주 목적지로서 매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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