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집을 사려고 계획했지만 아직 적당한 매물을 찾지 못했다면 올가을이 ‘달콤한 기회(sweet spot)’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머니와이즈가 2일 전했다.
통상 주택 매물은 늦봄과 여름에 가장 많이 나오며, 선택의 폭은 넓지만 경쟁도 치열하다. 반면 가을과 겨울은 거래가 한산해지는 대신 마음에 드는 집을 찾을 경우 더 좋은 조건으로 거래할 가능성이 커진다.
시애틀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의 카라 응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부 구매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며 “따라서 구매 여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경쟁이 줄어드는 가을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질로우에 따르면 미국 내 주택 매물은 올해 여름 기준으로 2020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약 20% 늘어난 수치다. 특히 최근 2년간 10월은 매물 재고가 가장 많은 달로 나타나, 올가을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응 박사는 “매물이 많고 구매자는 줄어드는 시기에는 선택할 시간이 더 넉넉해지고 협상력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미국 집값은 팬데믹 이후 급등해 2020년 2월부터 2025년까지 45%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 레드핀(Redfin) 자료에 따르면 8월 주택 중위 매매가는 43만9,419달러로, 7월(44만3,462달러)보다 소폭 하락했다.
또한 질로우는 올해 말까지 전국 평균 집값이 1.4%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매물의 26%가 가격 인하를 겪었으며, 일부 판매자들은 거래 성사를 위해 마감 비용 부담이나 모기지 금리 인하와 같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리얼터닷컴(Realtor.com)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다니엘 헤일은 “시장 균형이 잡히는 추세지만 지역별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남부와 서부는 매물 증가세가 뚜렷하지만 여전히 구매력이 부족해 수요가 위축돼 있고, 동북부와 중서부는 상대적으로 매물이 부족해 거래 활동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올가을이 구매자에게 유리할 수 있지만, 실제로 집을 사는 결정은 개인의 재정 상황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은 최소 2년 이상 안정적인 소득과 양호한 신용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재정 전문가 데이브 램지는 “주택 구입 전에는 다른 부채를 모두 갚고, 3~6개월치 비상자금을 확보한 뒤 최소 20% 이상의 다운페이먼트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택 관련 지출이 세후 소득의 25%를 넘지 않아야 하며, 최소 5년 이상 거주할 계획이 있어야 손실을 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가을 미국 주택시장은 오랜만에 구매자 친화적인 환경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개인의 재정 준비와 장기 계획이 뒷받침될 때 그 기회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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