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의 주택시장이 팬데믹 시절의 ‘광풍’에서는 한 발 물러섰지만, 여전히 뜨겁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단독주택은 희소성이 커지며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적절한 가격 책정이 매매 성패를 좌우하는 분위기다고 시애틀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지난 7월 말 레이크우드 주택을 매물로 리스팅한 로빈 아이버슨(71)은 시장의 둔화 소식에 불안을 느꼈지만 매물이 시장에 나오자마자 여러 건의 오퍼가 몰렸고, 2베드룸 주택은 호가보다 5만4,000달러 높은 82만5,000달러에 팔렸다. 아이버슨의 주택은 인근 100만 달러대가 대부분인 동네에서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이 바이어들을 끌어들였다.
부동산 중개인 대니 그레코는 “단독주택 공급이 줄어들면서 희소성과 선호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스웨스트 멀티플 리스팅 서비스(NWMLS)에 따르면, 8월 킹 카운티의 단독주택 신규 매물은 2,088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2,242건)보다 줄었다. 공급 감소 속에 킹 카운티 단독주택의 중위 매매가는 99만 달러로 전년 대비 3.7% 상승했다.
스노호미시 카운티는 1.3% 오른 79만 달러, 피어스 카운티는 1.2% 오른 58만7,000달러를 기록했으며, 키트샙 카운티는 6.6%나 올라 59만9,900달러에 달했다. 시애틀 내 단독주택의 중위 매매가는 100만 달러로 1년 새 7.5% 상승했다.
중개인 맥 맥코이는 “팬데믹 시기에는 ‘미친’ 시장이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빠르다”며 “일반인들은 체감하지 못할 정도로 활발하다”고 말했다.
다만 매물 전체로 보면 상황은 엇갈린다. 킹 카운티의 8월 단독·콘도 활성 매물은 전년 대비 31% 늘었고, 스노호미시 카운티는 50% 증가했다. 선택지가 늘어난 만큼, 매수자들은 협상력이 커졌다.
질로우의 카라 응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좋은 조건의 주택은 빠르게 팔리지만, 가격이 높게 책정되거나 매력이 떨어지는 매물은 장기간 시장에 머무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애틀의 주택은 평균 23일 만에 '계약 대기(pending)' 상태에 들어가지만, 여전히 판매 중인 매물의 평균 시장 체류 기간은 48일에 이른다.
렌튼 하이랜드에서 집을 내놓은 알렉사 피셔(40) 역시 “시장에서 관심을 끌기 위해 예상보다 조금 낮은 가격으로 책정했다”며 “그 결과 며칠 만에 두 건의 오퍼를 받았다”고 전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지금의 시애틀 시장에서 판매 성공의 핵심은 가격을 얼마나 현실적으로 책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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