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l  로그인  l  회원가입  l  아이디/비밀번호찾기  l  2017.3.30 (목)
글씨크기 크게  글씨크기 작게  기사 메일전송  기사 출력  기사스크랩
 http://www.joyseattle.com/news/28760
발행일: 2016/11/07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 무서운 것은 자연이 아니라 인간



지구단위로 재해를 생각하고 생명단위로 존재를 응시할 때 과학은 종교보다 예술보다 더 신선하게 인간을 구원해 준다. 산을 가는데 무서운 것은 낙석이기도 하고 갑자기 나타나는 벼랑 끝이기도 하지만 더 무서운 것은 낯선 사람, 사람이다.


사람은 마음이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그러지 말아야지, 오늘은 이렇게 해야지, 하지만 하루의 일과라는 무대에 오르면 잠에서 깨어나 생각했던 그렇게 살아야 할 것 같은 생각으로부터 어제에 이어진 행동으로, 생각과 행동은 간격을 품은 채 매일매일 수레가 돌아간다.


지진을 처음 느낀 것은 1999년 경기도에서 살 때였다. 일터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방 한 가운데 설치된 튼튼한 선반이 ‘흔들’ 했다. 아 이게 지진이구나. 갑자기 손에 있던 중요한 일이 그 중요성을 잃으며 순간 정지했다.


그 순간. 오히려 지진을 알아채지 못한 근무자들이 더 많았다. 어떤 친구는 자신이 잠을 오랫동안 못 자고 피곤해서 자기 머리가 잠시 띵했던 것인 줄 알았다고 한다. 그렇게 가볍게 지진이 지나갔지만, 그 후 한국에 지진은 아주 없는 그런 재해는 아닌 듯, 종종 여기저기서 규모 얼마의 지진이 보고되었다.


최근 가장 강한 지진으로는 지난 9월 12일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11월 04일 현재 512회의 여진이 계속 감지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경주에 관광객이 작년 10월에 비해 올 10월, 177만 9000명에서 74만 1000명으로, 58% 이상 감소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경주 첨성대는 잘 있을까. 선덕여왕대 (632~647년)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진 신라의 천문대인 첨성대는 불국사와 함께 1000년 왕조를 이어온 신라 (BC 57~ AD 935, 56왕 992년 간)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이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新羅全盛之時 京中十七萬 八千九百三十六戶"라 하여 그 시대 경주의 인구는 90만에서 120만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당대 사라센 제국의 바그다드, 당나라의 장안과 함께 당시 세계 3대도시에 속했다고 한다. 1000년의 세월 속에 한 왕조가 융성했고 그 왕조의 중기에 세워진 밤하늘의 별을 관측하는 여왕시대의 첨성대는 과연 별을 관측하는 천문대였을까.


그렇게 결론 지어졌지만, 이번 경주의 지진을 계기로 이것이 어떤 지진과 관계있는 축조물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번 지진으로 인해 첨성대는 약간 좀 더 층이 어긋난 것 같다. (실제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첨성대는 이번 지진으로 20mm가 더 기운 것을 포함해 최상부에 놓인 ‘井(우물 정)자’ 모양의 돌(정자석•井字石)이 떨어질 우려도 있으며 상부 정자석의 남동쪽 모서리가 50mm가량 더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첨성대는 기본적으로 내진 설계가 되어 있어 와르르 무너지지 않는 구조적 안정성을 갖췄다고 한다.


100세 시대에 도래해서 인간이 살 수 있는 기간은 1세기. 하지만 첨성대는 1400년을 그 자리에서 별을 바라보면서 각종 자연재해와 인재(人災)를 견디어왔다. 두려운 것은 지진보다는 지진이 있을 지도 모르는데 지진을 의식하지 않는 건축방식, 위험도가 높은 시설들, 그리고 그런 일을 일일이 막지 못하는 사회구조와 거대한 자연재해 앞에서는 그다지 의미가 없는 인간끼리의 반목이다.


우리가 죽을 것을 알면서도 매일매일 행복하고 의미있는 하루를 채우고 싶어 부대끼듯이 지구단위로 생각하면 자연재해는 인간이 예측할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는 불가항력적인 시간 속에   함몰이다.


그러나 필자는 자연재해를 과학적으로 생각하고 예방하고 실천하는 동안 그것이 비록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것이라 하더라도 그렇게 하는 동안 인간은 공동체의 운명으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게 된다. 무서운 것은 자연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것이다.




 

신순영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원

고려대 농학박사

 

 

<저작권자 ⓒ 조이시애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유니뱅크
 
  l   About Us   l   기사제보   l   개인정보보호정책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