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인 산악인 3명이 숨진 워싱턴주 콜척 피크 눈사태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았다"고 서북미눈사태센터(NAC)가 이 사건에 대한 최종 보고서에서 밝혔다.
25일 시애틀타임스에 따르면 NAC는 그러나, 가파른 지형으로 인해 소규모 눈사태 조차 치명적일 수 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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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산악회 소속 산악인 3명이 눈사태로 숨진 레븐워스 인근의 콜척 피크. |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19일 모두 6명으로 구성된 한인 등반팀이 레븐워스 근처 정상에서 쿨루아라고 불리는 가파르고 좁은 협곡을 오르고 있을 때 눈사태가 산비탈을 따라 발생했다.
이 사고로 뉴욕산악회 소속 조성태(54, 코네티컷)씨, 박윤권(66, 뉴저지)씨, 이지니(60, 뉴욕) 씨 등 세명이 심각한 부상으로 사망했다.
지난 23일 발표된 NAC 보고서는 콜척 피크 눈사태는 이번 겨울들어 미국에서 가장 치명적이었고 수년만에 발생한 워싱턴주 최악의 눈사태였다고 기록했다.
당시 눈사태는 '파괴적인 규모(destructive-size scale)'에 있어서 1.5에 해당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D1 눈사태는 "사람에게 상대적으로 무해한" 것으로 간주되며 D5 눈사태는 산의 풍경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것이다.
NAC는 콜척 북동쪽 협곡의 지형이 소규모 눈사태를 치명적으로 만들었다고 판단했다.
"이 작은 눈사태는 노출된 암석, 짧은 절벽, 좁은 벽으로 둘러싸인 초크를 통해 길고 충격적인 추락을 초래했는데, 이러한 지형은 소규모 눈사태의 결과도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NAC 보고서는 기록했다.
사고 당일 오후 1시 15분경, 선두에 섰던 등반가가 눈속에 얼음 도끼를 심으면서 눈사태가 시작돼 일행 4명이 눈더미에 밀려 1천피트 아래로 추락했다. 뒤따르던 다른 두명은 큰 바위 밑에 숨어 눈사태를 피할 수 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추락한 4명 가운데 두 사람은 외상으로 즉시 사망하고 다른 한 명은 구조를 기다리던 중 숨을 거뒀다. 나머지 한명은 발목과 무릎 부상을 입었다.
지금까지 실종자 가운데 한명의 시신이 수습되었고 나머지 사망자 2명은 쿨루아 기지 근처에서 추가 폭설과 그에 따른 눈사태로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시신을 인양하는 작업은 현지 조건이 허락하면 재개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 보고서는 당시 산행에 참가한 한인 산악인 11명은 미국 내 각 지역 출신으로 지역의 산이나 스노우 팩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콜척 피크 등반에 나선 한인들은 눈사태 장비가 없었고 눈사태 훈련도 받지 않았다. 산을 오르면서 로프를 사용하지 않았고 구조 노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위성통신 장비도 갖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이들은 눈에 의한 질식이 아닌 외상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눈사태 장비를 갖췄어도 생명을 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하지만 눈사태 송수신기를 사용하면 팀원과 수색 및 구조팀원이 희생자를 신속하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피해 목숨을 구한 두 명의 한인들은 다른 사람들이 눈사태에 휩쓸려 내려갔다는 사실을 즉시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일행을 찾아 산을 더 올라갔던 것으로 조사됐다.
눈사태에 휩쓸려 내려간 희생자 4명 중 3명은 헬멧을 쓰지 않았고 살아남은 희생자 한 명만 헬멧을 쓰고 있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헬멧을 착용했으면 희생자를 구할 수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헬멧은 외상성 뇌 손상으로부터 보호해준다고 NAC는 강조했다.
NAC는 경험 많은 산악인들이라도 잠재적인 위험을 판단하기 위해 매일 날씨와 스노우 팩 상태를 점검하도록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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