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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02/11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 코로나의 겨울 햇살

 

새해는 겨울이다. 눈이 오고 바람이 차고 길에 얼음이 얼어 미끄러지거나 누군가 병세를 전해 듣기도 하는 계절이다. 움직이기 싫지만, 막상 움직이면 하늘이 의외로 푸르고, 바람이 싱그러우며, 햇빛은 유난히 반짝여 사람의 마음을 녹여 준다. 겨울 햇살은 찬란한 것 같아도 한겨울 눈길을 녹이다 얼리다 질척이게 만들기도 한다. 올려다보면 ‘나는 늘 그렇게 빛나고 있었어요~’ 라고 말하면서 ‘그래 너라도 그렇게 빛나고 있으니 고맙군!’ 하고 웃어주게 만든다.


코로나의 겨울이 그렇다. 상가의 건물이 비워가고 여기저기 단축 근무와 임시 휴업의 안내문이 붙어있어 마음이 잠기는가 하면, 각종 시장과 마트는 마치 코로나 이전처럼 꿋꿋이 조명을 밝히며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을 본다. 두꺼운 얼음 아래 유영하는 물고기처럼 묵묵하다. 더욱 활발해진 업종도 있다. 택배 분야이다. 배달 음식뿐 아니라 온갖 생필품을 모두 너무나 빠른 속도로 집 앞까지 갖다 놓아주니 관련 사업들은 날개에 날개를 단 것 같다. 다만 과도한 경쟁이나 작업 안전 문제는 더 살펴봐야 할 과제로 우려를 낳는다. 근로자들이 과중한 업무로 과로하지 않을 수 있기를 마음으로 빌어 본다.


미국의 46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예정대로 1월 20일 취임하였다.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은 후임 대통령과의 대면을 피해 공군기지에서 환송식을 하고 플로리다 자기 별장으로 가버렸다고 한다. 다행히 새 대통령을 위해 관례대로 관대한 손편지는 남겼다고 전해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SNS 소통을 즐겼었는데, 1월 6일 지지자들의 초유의 국회의사당 난입사태 이후, SNS 운영사들은 대통령의 계정을 정지했다고 한다. 기업이 최고 통수권자의 소유권에 대하여 주도권을 행사했다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인 모습으로 비쳤다.


트럼프의 이례적인 퇴임 방식은 대통령 취임식이라는 국민적 행사를 소란 없이 진행해야 하는, 아쉽지만 모두를 두루 살핀 현실적인 대안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잠시 형식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시무식, 졸업식, 결혼식, 행사 사진, 서식들… ‘형식적으로라도’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고, ‘형식적이라도’ 하고 싶은 것이 있는 이 형식의 의미는 사는데 많은 것을 보존해주는 것 같다. 그래서 어떤 현인(賢人)은, 잘 모르겠으면 그냥 하던 대로 하라고 조언한다. 2021년 미국 대통령 이취임식은 이 하던 대로 하는 것이 하던 대로 될 수 없었던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누가 그랬던가? 필자들이 진작 해야 할 말은 하지 않고 맨날 ‘달이 뜬다.’ ‘해가 진다.’ 같은 하나 마나 한 이야기만 한다고. 뜨끔한 말이다. 변명하자면, 우리가 살아가는 데는 돌아가는 중심축이 있고, 사람이 그 축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반면 살아가는 데는 자신이 중심축이고 그것을 만족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살아간다. 두 개의 중심축을 만족시키려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그래서 겨울 햇살은 찬란하기도 하고 땅을 구질구질하게 얼렸다 녹이기도 하지만 결국 날을 밝히고 사람의 마음을 녹이고 봄을 불러일으켜 숲을 푸르게 한다. 실내에서 밖으로 나오니 눈이 곳곳이 사라지고 겨울 햇살이 여전히 밝음 사이로 찬란하다.

 

 

 

신순영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원

고려대 농학박사

soonyou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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