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간 사람이 정상에 가는 것이 아니고, 끝까지 간 사람이 정상에 오르는 것입니다."
후드산 일만 천 피트에 산 정상을 머리에 이고 걷는다. 트레일 헤드에서 보이는 산 정상 언저리는 강풍이 휘몰아친다. 낼 새벽 9명에 대원들과 정상을 향해야 하는데 산 정상 부근 날씨가 별로 좋지 않다. 아니 나쁘다. 내 생각은 어지럽게 혼돈, 혼란스럽지만 정상은 하늘이 주는 축복이기에 상황을 대원들에게 말하지 않고, 말없이 뒤따라 걷는다. 이 고민스러운 마운트 후드 등반 약속은 오래 전 시작 되었다.
트레일 헤드에서 출발하여 한 시간 정도를 걸어 올라가니 깊은 눈을 뚫고 나온 바위가 자기 주변의 눈을 녹여 아늑한 자리를 만들어 우리들에게 잠시 휴식처를 빌려 준다. 덥힌 것은 언젠가 드러난다. 이것이 거짓이든 사실이든 시간이 지나면 본색은 들어난다.
이곳에다가 신고 온 눈 신을 벗어 데포(식량이나 장비를 눈 속에 묻어둠) 해두고 빙하용 크렘폰을 갈어 신고 잠시 휴식을 취하여 원기를 회복 한 후 눈이 잘 다져진 스키장 슬로프 사면을 한 줄이 되어 칙칙폭폭 기차놀이 하며 올라간다. 무거운 배낭을 지고 두 어 시간을 올라가서 7000여 피트 지대, 정상과 트레일 헤드 중간 지역에 야영지를 만들어 숙영에 들어갔다. 몰아치는 바람 속에 텐트를 치고 눈을 녹여 물을 만들고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누었다.
아우성치며 휴식 모르는 바람 속에서 눈 은 감고 생각은 뜬 채 밤을 지나친다. 억지로 밤을 보내 버리려 애를 쓴다. 산들 바람에 훈풍이 생각과 마음을 정화시켜 준다면, 모진 바람에 삭풍은 심신을 두려움에 젖어 들게 한다. 것을 이겨내는 것이 산악인 이고 자연을 벗하여 동화되는 초인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텐트는 내 마음이다.
스키를 신고 앞장서서 오르막을 거침없이 나서는 인선형 모습이 당당하다. 1980년대 알프스 북벽을 오르던 기세다. 인연은 우연이 아니다 서로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세상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함께였기 때문이다. 악마에 부엌에서 간식을 먹다
얼어붙은 찬 눈 위에서 밤을 함께 지새우고 같은 텐트 속에서 밥을 먹어보고 자리에 누워 잠들어 보면 그제서야 우리는 서로를 제대로 미워 할 수 있다. 그 이전에 미워하는 것은 내 존재 안에 기생 하는 사악함이다. 밤을 채 다 걷어 내지 못하고 일어나 다시 걷는다.
하룻밤을 쉬었지만 여전히 몸은 천근만근이다. 타코마 팔도 앞에서 모여 4시간이상 자동차를 타고 와서는 트레일 헤드 에서 무거운 야영 짐을 메고 네 시간이상 경사면 눈길을 올라왔으니 몸은 이미 지쳤고 밤새 몰아치는 강풍에 산소가 부족한 고지대에서 자는 둥 마는 둥 밤을 지새웠으니 컨디션이 좋을 리 만무하다. 그 저 앞사람을 보고 따라 걷는다.
새벽걸음을 보니 몸 들이 채 회복되지 않은 것이 완연하게 보인다. 걷고 쉬기를 반복하며 악마에 부엌을 향하여 오른다. 우리는 언제부터 인가? 지옥을 유황불이 끓어 오른다고 상상 했다. 그 상상을 실제로 보게 되었다. 머리를 아프게 하는 유황 냄새가 진하고 불길은 보이지 않지만, 연기는 피어 오른다.
흰 연기와 함께 유황 냄새가 폴폴 새어 나오는 이곳에서 정상으로 오르기 위하여 서로에 생명을 책임질 안전벨트를 착용한다, 낙 빙 에 머리를 보호할 헬멧도 바로 쓰고 트레킹 폴 에서 아이스 액스를 바꾸어 사용 할 준비를 하고 서로가 줄을 묶고 함께 오를 준비를 한다. 아마 이곳 악마에 부엌 이라 불리 워 지는 이곳은 지옥근처 연옥 정도 될 꺼라 생각하며 지나친다.
응달 악마에 부엌을 벗어나 조금 오르니 양지. 이곳에서 햇볕 에 따뜻함을 맘껏 고마워 한다. 태초에 " 빛이 있으라" 명하신 이가 우리에게 따뜻함을 주신 것이다.
나와 인선형. 로렌. 바다랑. 진숙이. 낭자부. 메아리. 바다. 우리들. 바람 등 정상에 오를 대원들을 두 팀으로 나누어 각 각 팀을 한 줄에 묶는다. 그 동안 신바람 팀이 나와 고생하며 함께 훈련한 성과와 내가 정상으로 인도 하겠다는 의지. 나를 도와 가이드로 나선 인선형과 진숙이에 오랜 등반 경험을 믿으며 코앞에 붙는 가파른 눈 길을 네발로 오른다. 두 팀으로 나누어 마운트 후드에 마지막 설 사면을 오른다.
정상 근처는 바위를 덮은 눈 얼음의 조각 공원이다. 미로처럼 생긴 저 얼음 터널을 지나야 정상으로 오를 수 있다
이때까지 2017년 5월 7일 이날에 마운트 후드는 아무일 없었다. 나와 줄로 한 몸이 된 신바람 산악회원들이 최선을 다하여 올라 오고 있다. 지구에 중심 지하에서 불타는 마그마에 활동으로, 활화산 이곳 마운트 후드 정상 아래 안부에는 10여 미터 두터운 눈이 녹아 바위가 드러난 악마에 부엌이 있다. 저 아래 눈에 드러나 보이는 검은 점들은 후드 등반을 위하여 올라온 사람들이다. 유황 냄새와 연기가 피어 오르는 악마에 부엌 인근은 하얀 눈에 싸여 그 흰 빛으로 평화롭기만 하다.
앞 팀에 인선형이 로렌과 바다랑을 이끌고 마지막 꿀루와루 눈 어름 협곡으로 들어선다. 눈이 싸여 얼어붙은 것이 마치 용암이 분출하여 굳어 버린 듯 하다. 눈이 얼어 하얀 것과 용암 굳어 검은 것, 시간은 냉정과 열정을 같은 모습으로 굳힌다
내가 눈 얼음 협곡에 올라서 저곳을 지나치는 순간 어디선가 세찬 바람소리에 눈사태 소리. 비행기 가 낮게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사방을 둘러보고, 하늘을 쳐다 봐도 눈사태도 없고 비행기도 지나가지 않는다.
뭐가 떨어져 내렸을까? 불안한 상념은 곧 잊고 마지막 고빗 사위를 올라서려 업드렸던 몸을 세워 다시 일어나 걷는다. 정상을 약간 남겨두고 쉬는 자리에 앞 팀을 이끌고 먼저 올라선 인선형이 물병을 건넌다 “승찬아 물 마셔라” 본인도 목이타도 아껴먹으며 얼마 남지 않은 물을 후배에게 건네준다. 산악인의 기본이다.
“괜찮아요 형” 나는 받아 마시지 않는다. 산악인의 기본이다. 잠시 쉬면서 간식도 먹고 물도 마시고 가장 위험한 급경사 협곡을 넘어 올라 왔으니 이제 정상은 편한 마음으로 천천히 걸어서 올라가도 10분이면 된다.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고 정상을 향하여 출발한다.
자 이제 마운트 후드 정상으로..
선두 팀에 인선형이 이제 서너 발자국 넘어 서면 정상이다. 일만 천 피트를 오르고, 앞에 정상들 두고 대원 중 한 사람은 오르기를 멈춘다. 스스로를 절제 하는 용기다. 찰라에 결단이 이백오십 피트 정상을 눈앞에 두고 등정을 포기하게 한다. 저아래 앉자 있는 우리들님을 일으켜 세워 억지로 정상을 가자 고집하지 않는다.
눈 위에 한 점이 되어 영혼은 우리와 같이 정상에 섰고, 육신은 본래에 모습 대자연으로 남겨진 것이다. 정상에 들어서는 모습은. 다 왔다는, 더 이상 힘들게 오르지 않어도 된다는 안심 이다.
마운트 후드 등반에 열명이 함께 하여 아홉 명이 정상에 섰다. 나를 믿고 따라준 모두 에게 감사 한다.
마운트 후드 정상에 여섯 명의 여 전사가 나란히 어깨를 모았다. 정상은 사방을 내려다 보게 하지만, 머리 위에는 푸른 하늘이 존재 한다는 것을 다시 알게 한다.
정상에 오른 여섯 명의 여 전사들 중에 메이리 에 기쁨이 남다를 것이다. 그녀가 두 손 벌려 마음껏 기쁨을 표할 수 있는 것은 초반부터 포기 할 것 같던 마음을 스스로 이겨내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정상에 함께 했기 때문이다. 메아리는 세상을 다 가졌다.
찰라 에서 영원으로...
이제 내려갈 시간이다. 다시금 두려움이 솟는다. 안전하게 모두 다 함께 내려 가야 한다.
300미터 이상 내려가야 하기에 중간 하강 확보 점을 만들러 인선형이 먼저 내려간다. 하강 점으로 눈 얼음 위에 때려 박은 스노우바가 빠지지 않도록 나는 엉덩이로 깔구 앉아서 버틴다. 가파른 경사면을 내려주는 줄을 묶고 내려가서 중간에 대원들이 매달려있을 확보 점을 만들어야 한다.
설 사면에 확보 점을 만들 인선형을 도와주러 진숙이가 내려간다. 위에서 내려다 보면 크레바스가 벌려져 있고 내려 가야 할 길은 멀고도 험하다.
그래도 다행이 나와 정배. 재희와 여러 번의 산악 등반 훈련을 거쳐 정상에 오른 모든 대원들은 리더가 지시하는 대로 잘 협조하며 훈련하며 배운대로 능숙하게 하강을 한다.
세번째 하강을 위해 대원들이 모여있는 중간 확보점으로 낭자부 회장님도 하강을 한다. 저아래 가운데 길게 파여 보이는 데빌스 키친 근처에 점점이 사람들이 모여 있다. 정상을 눈앞에 두고 오르지 않은 우리들님 도 하강을 한다. 최선을 다했으니 여한은 없다.
큰 산은 올라가기 보다, 내려 가기가 더 위험 한 것을, 너무 나도 잘 알기에 로프가 제대로 묶였나 하나 하나 확인 해주고..크레바스를 건너 하강 하는 모습을 지켜 보며 설사면 눈 얼음 확보 점으로 설치한 피켈이 빠지지 않도록 몸으로 깔고 앉아 얼음에서 온몸으로 스며드는 차 거 움을 견디고. 대원들 안전을 책임져준 두 산악 동지에게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삶은 찰라에서 영원으로 바뀐다.
"32-year-old Seattle man died after a fall late Friday morning on Mount Hood.
The man slid about 600 feet down steep terrain below what's called Devil's Kitchen.
about 10,000 people climb the mountain every year and on average one to two people die while climbing Mount Hood."
그시간 우리가 오르며 내리며 어깨와 어깨 사이로 미소 아니면 간단한 묵례와 '하이!'를 마주 나눴던 누군가 중 한 사람이었을 32살의 당연히 전도유망하고 패기 넘쳤을 청년이 저 밑으로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우리가 두려워서 바라보던 바로 그 자리에서 분화구(Devils kitchen)로 미끄러져 명을 다 했다 하니 정말 아찔합니다. 그분의 명복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늘 남의 친구였던 죽음과 손을 잡게 하는 곳. 생존의 긴박함을 이기고 나면 찾아오는 성취감에 중독되어, 산 좋아하는 사람들은 결국은 산에서 마지막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합니다.
좀 더 신중한 선택과 알맞은 지식을 겸비하여야겠다는 결심을 해 봤습니다. 덕분에 살아 나오게 해주신 분들에게 저도 감사 말씀 전합니다.
우리가 오르면서는 아무일 없던 악마의 부엌에 헬기가 착륙하여 사고 수습을 한다. 찰라에 순간 이생의 삶을 마감하고 영원한 세상으로 떠나는 육신이 들것에 매달려 하늘로 오른다. 새 하늘과 새 땅이 그를 기다릴 것이다.
등반 하며 듣는 헬기 소리가 결코 유쾌한 소리가 아니기에 산에서 헬기 소리만 들려도 가슴이 아프다.
우리들과 함께 마운트 후드에 크레바스를 지나 가파른 눈 사면을 오르다 사고를 당한 고인의 명복을 빌며.. 하루 전에도 우리와 같은 루트를 오르다 추락하여 유명을 달리한 존 젠킨스(32) 그 젊은이를 추모한다.
이틀을 연속해서 사망사고가 났다. 2017년 5월의 마운트 후드는 평범한 얼굴에 사이코패스였다.
글/사진 염승찬 산악문화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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