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37일, 1만1천마일의 알래스카 최북단 모터사이클 종주에 나선 마이클 양(61)씨가 지난달 19일 최종 목적지인 프루도베이에 안착한 후 서부를 거쳐 LA로 돌아가는 도중 시애틀에 잠시 들렀다.
1998년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 ‘마이 사이몬’으로 벤처신화를 썼던 그는 지난달 6월 29일 LA를 출발, 유타-아이다호-몬태나-캐나다 로키산맥을 거쳐 캐나다 최북단 마을 턱토약턱에 이어 북극해 연안의 프루도베이까지 단독 라이딩을 무사히 마쳤다.
블레인 캐나다 국경검문소를 거쳐 30일 시애틀에 도착한 양씨는 실리콘밸리에서부터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활동해온 이인(미국명 아이크 리) 싱가폴국립대학 경영대 초빙교수와는 형동생하며 지내는 사이로 이 교수의 메다이나 집에 머물며 밀린 얘기를 나누고 절친인 박용석 변호사와도 만났다.
그는 "한인들도 모험 정신으로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 나가자"면서 연말에 발간할 예정인 자서전을 통해 이번 알래스카 모터사이클 여정 중에 경험한 흥미로운 뒷얘기와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씨는 30일 메다이나에서 조이시애틀뉴스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이번 알래스카 모터사이클 종주와 함께 앞으로의 계획도 소개했다.
-본인 소개를 해주신다면.
"투자관리 일을 하면서 일년에 한번씩 모터싸이클을 타고 장거리 어드밴처 여행을 한다. 1.5세로 76년도에 가족과 함께 미국 이민을 왔고 고모부가 미주 한인 기업인으로는 최초 나스닥 상장이라는 역사를 쓴 텔레비디오 창업자 황규빈씨다. 이에 자극을 받아 나도 전자공학을 공부하게 됐고 스티브 잡스가 창업한 애플이 성장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컴퓨터 사업의 꿈을 키웠다. 1998년에 가격 비교 사이트인 '마이사이먼닷컴'을 창업해서 2000년에 시네트에 인수시켰고 그후에는 투자관련 일을 하고 있다"
-이번 알래스카 모터사이클 종주는.
"올해는 알래스카 최북단을 가보고 싶어서 북극해 연안의 푸르드 베이를 다녀왔다. 지난달 6월 29일 LA를 출발, 유타-아이다호-몬태나-캐나다 로키산맥을 거쳐 캐나다 최북단 마을 턱토약턱에 이어 북극해 연안의 프루도베이에 도착한 후 다시 LA로 돌아가는 총 37일간 1만1천마일을 달리는 일정이다. 지난 29일 블레인 국경검문소를 지나 벨링햄에서 하루를 자고 30일 윗비 아일랜드에서 페리를 타고 머킬티오를 거쳐 메다이나의 지인 집에 도착했다."
-프르도 베이를 둘러본 소감은.
"프르도 베이는 유전지대로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만 사는 일종의 기지같은 느낌을 받았다. 모두 조립식 건물이고 미래에 인간이 화성에 기지를 건설한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북미 최북단인 이곳은 어드벤처 모터사이클리스트들의 버켓리스트로 가는 길이 상당히 험하다. 페어뱅크스에서 프르도 베이까지는 500마일로 왕복 1천마일의 비포장 도로를 달려야 한다. 이 구간을 다녀오는데 4일이 걸렸고 비가 많이 와서 비포장 도로가 진흙길로 변해 상당히 미끄러워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초자연적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다."
-모터사이클 여행을 하면서 숙박은.
"호텔이나 모텔, B&B를 이용하기도 하고 숙박시설이 없는 곳에서는 텐트를 이용해 캠핑을 하기도 한다."
-시애틀은 처음이신지. 시애틀에 대한 인상은.
"시애틀은 여러번 와봤다. 2년전에 버클리 동문으로 스노퀄미에 사는 칼 박(박용석) 변호사를 만나러 온 적이 있다. 박 변호사와는 혜화국민학교 동창이라 어려서부터 아는 절친이다. 박 변호사도 어드벤처 모터사이클 여행을 좋아해서 같이 옐로우스톤 국립공원까지 다녀온 적이 있다. 그때는 미국 서부지역을 12주간 여행했다. 미국에 47년 정도 살면서 그동안 10여번 시애틀에 와봤는데, 아름답고, 공기가 깨끗하고 살기 좋은 도시 같다. 겨울에는 비가 많이 오기도 하지만 아내도 시애틀을 좋아한다."
-이번 시애틀 일정은.
"30일 도착해 좋아하는 아이크 형 집에서 하루 자고 1일은 박 변호사 집에서 숙박하고 2일 오전에 출발한다. 휴식도 취하고 친구도 만나는 좋은 시간을 보냈다. 포틀랜드에서도 친구를 만나고 이어 뉴포트로 향할 예정이다. 그곳의 BMW 어드벤처 모터사이틀 라이더가 내가 이번 여행의 사진과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린 것을 보고 자기 집으로 초청해 거기에서 하루를 묵기로 했다. 크레이터 레이크 국립공원에도 잠시 들러 구경을 하고 캘리포니아로 내려갈 계획이다."
-모터사이클 여행하게된 계기는.
"고교 시절 세븐일레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했다. 아파트에 살며 학교와 아르바이트 하러 다니기 위해 200달러 짜리 작은 중고 오토바이를 구입해 주말에는 산으로 놀러다니면서 재미를 느꼈다. 이 오토바이를 누군가 훔쳐가는 바람에 더이상 탈 수 없었다. 40대 중년이 되면서 다시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했다. 5년전부터는 장거리 오토바이 모험 여행 도전에 나섰다. 박 변호사와 함께 멕시코도 가고 동부, 캐나다 등지를 여행했다. 이번에도 박 변호사와 함께 여행하려했는데 너무 바빠서 부득이 단독으로 라이딩하게 됐다. 두렵기도 했지만 용기를 내서 홀로 장거리 여행에 나섰다."
-모터사이클 여행이 힘들지 않으신지.
"생각보다 그렇게 힘드지 않다. 하루 평균 4백마일을 달린다. 도중에 식사를 하거나 주유를 위해 3~4번 쉰다. I-5 같은 고속도로를 탈 때도 있지만 가능하면 해안도로나 산길, 국도 등을 선호한다."
-위험한 경우도 있었을텐데.
"물론, 있다. 이번에 알래스카 여행 중에 캐나다 최북단 에스키모가 사는 인구 900명의 작은 어촌마을을 가면서 550마일 구간의 비포장 도로를 지나야 했다. 올라갔다가 내려오는데 비가 엄청 쏟아졌다. 헬멧에 비가 차서 앞이 안보여 바이저를 여니까 안경알에 물이 튀어서 잘 보이지 않고 길도 미끄러워서 그 때가 가장 위험했다. 또한번은 알래스카에서 사슴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바람에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이번 알래스카 라이딩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프르도 베이는 24시간 해가 떠있어서 밤 12시에도 대낮같이 환해서 신기했다. 아틱 툰드라 지역을 지나면서 무스, 카리브, 붉은 여우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사진을 카메라에 담아 페이스북에도 올렸다."
-모토사이클 여행이 위험해서 가족이 걱정하지 않으신지.
"사실 아내가 많이 걱정한다. 그리고 아버님이 90세, 어머니가 89세이신데 걱정하신다. 특히 어머니가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계신다. 나에게는 이게 큰 도전이고 다니다 보면 한인은 거의 유일해서 뿌듯함을 많이 느낀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모험하고 도전하는 국가가 대성한다. 영국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유명한데, 지구 구석구석을 항해하는 모험과 도전 정신이 있어서 세계 최강의 나라가 됐다고 생각한다. 우리 한인들도 도전과 모험 정신으로 두려워하지 말고 충분히 준비해서 도전하면 할 수 있다. 무엇이든지 도전해서 자신의 한계를 넓혀나가면 좋겠다."
-다음 계획도 있으신지.
"현재 LA 마라톤 동호회 회원으로 마라톤으로 체력을 단련하고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2년 뒤인 2025년에는 30~40일 일정으로 남미 파타고니아까지 모터사이클 라이딩을 할 계획이다. 좀더 힘든 구간이 될 것이다. LA에서 콜럼비아 보고타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서 그곳에서 여행을 시작해서 에콰도르, 칠레, 볼리비아, 페루를 거쳐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에 도착한 후 다시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올라가 비행기를 타고 LA로 돌아오는 코스를 생각 중이다. 그때는 1월에 출발해야 한다. 남극지방은 그때가 여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세계일주에 도전할 계획이다.
나는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 수 있기 때문에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LA에 돌아가면 알래스카 모터사이클 여정 중에 경험한 흥미로운 뒷얘기와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전하는 자서전을 써서 미국 출판회사를 통해 출간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알래스카 라이딩을 미니 다큐멘터리로 제작할 생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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