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커뮤니티와 의료권 옹호 단체들이 7일 타코마에 있는 이민국 서북미구치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심각한 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필리핀 출신 영주권자 그레기 소리오(37)의 추방 중단을 촉구했다.
소리오는 지난 10월 말, 심한 빈혈과 혈변 증세로 타코마 세인트조지프 병원에 후송됐으며, 심각한 골감염으로 인해 발가락 절단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의사들은 그에게 지속적 치료가 필요한 만성 염증성 장질환을 진단했다.
이날 비가 내리는 가운데 60여 명의 지지자들은 “의료 폭력을 멈춰라(Stop medical violence)”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ICE가 소리오를 병원 치료가 아닌 추방 절차로 몰아넣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단체들은 “현 상태로 20시간이 넘는 비행은 견딜 수 없다”며 즉각적인 의료 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오후 6시 16분경, 사복 ICE 요원 두 명이 목발을 짚은 소리오를 차량에 태워 구치소를 빠져나갔고, 그는 이날 밤 9시 30분경 필리핀행 비행기에 탑승해 추방될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단체 TMM의 노아 아제토는 “필리핀 정부가 개입하지 않고 있다”며 “이제는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UFCW 3000 등 여러 단체가 연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소리오는 2007년 영주권을 받고 미국에 입국했으며, 알래스카에서 복역을 마친 뒤 올해 2월 타코마 ICE 구치센터로 이송됐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여러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2019년 절도죄로 인해 영주권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10월 이민판사는 그의 추방을 최종 명령했고, 소리오 측의 집행정지 요청은 지난 6일 기각됐다.
소리오의 변호인 루이스 카하트는 “범죄 기록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한 것이 아니다”라며 “그저 필요한 의료적 치료를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ICE의 의료 대응이 지나치게 지연돼 피해가 악화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리오는 필리핀 팡가시난 출신으로, 그의 파트너와 두 자녀(모두 미국 시민권자)는 현재 알래스카 코디악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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