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대한항공이 시애틀-인천 노선 운항을 중단하는 가운데 한국 저가항공사가 이 노선에 신규 취항할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한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북미 핵심 노선인 시애틀 노선 확보를 두고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애틀을 포함한 10개 노선을 반납하도록 하면서, 국토교통부는 이들 노선의 신규 배분 작업을 다음 달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델타항공, 하와이안항공 등 4개 항공사가 취항 중인 시애틀 노선은 지난해 이용객 54만5,766명을 기록하며 미주 노선 중 다섯 번째로 높은 수요를 보인 ‘알짜 노선’이다. 이에 각 항공사는 시장 확대를 위한 핵심 발판으로 보고 심사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으로 특정 노선의 독점이 우려된다고 판단해 시애틀 등 10개 노선을 정부에 반납하도록 했다. 국토부는 공정위의 적격성 심사를 마친 뒤 대체 사업자를 선정해 재배분할 방침이다.
이번 배분 경쟁에는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제주항공·파라타항공 등 사실상 대부분의 LCC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시애틀 취항 가능성이 높은 항공사로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를 꼽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장거리 노선 운항에 특화된 B787-9 기종을 단일 기단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예비 엔진 보유율이 25%로 업계 평균(10%)의 2.5배에 달한다. 이는 장거리 노선의 핵심 지표인 운항 안정성과 일정 유지율 측면에서 강점으로 평가된다. 현재 8대를 운영 중이며 연말까지 1대를 추가 도입해 기단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시애틀 노선 준비 내용은 비공개”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티웨이항공은 미주 3대 노선(LA·뉴욕·샌프란시스코)의 안정적 운영 실적을 기반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파리·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노선과 캐나다 밴쿠버까지 취항하며 국내 LCC 가운데 유일하게 미주와 유럽 장거리 노선을 동시에 운영하는 항공사로 자리 잡았다. A330과 B777 등 대형기 기단을 갖추고 있어 장거리 운항 능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APEC 정상회의에서 최대주주 대명소노그룹이 정부를 적극 지원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 회사 모두 “신규 노선 관련 준비 및 신청 여부는 내부 대외비”라며 구체적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업계는 이미 사실상 양강 체제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주 서부 노선은 기존 LA·샌프란시스코 운항 경험이 있는 항공사가 안정적 운항과 승객 서비스 측면에서 유리하다”며 “현실적으로 경쟁 가능한 항공사는 티웨이와 에어프레미아 두 곳으로 좁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으로 인한 미주 노선 지형 변화가 예상되면서, 시애틀 노선 배분 결과는 국내 항공업계의 장거리 노선 경쟁 구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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