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 행위를 “생계유지를 위한 노동과 문화적 산물을 생산하는 여가활동” 두가지로 나누고,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은 전자가 아니라 후자라고 제시한다. 주어진 자유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나에 따라 삶의 질과 방향이 달라질수 있다는 뜻도 될수있다.
다가오는 여름방학은 학교의 속박, 숙제의 압박, 시험의 공포등에서 자유롭게 되는 기간이지만, 많은 학생과 부모들이 “무엇을 위한 자유시간 인가 (free for what?)”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래서, 황금같은 여름방학을 자신을 찾아 나서는 일에 사용하기 보다 인간의 내면 바닥에 존재하는 불안감과 욕심으로 점철되어 오히려 자신으로 부터 도피하는 시간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SAT 점수를 높여 보겠다고 쪽집게 과외를 한다는 한국까지 일부러 찾아가서 스파르타식 강행군으로 22000 영어 단어집을 떼고, 수학 공식집을 통째로 머리속에 집어 넣는다. 한편, 미국 대학에서 제공하는 고교생을 위한 프로그램에 “이 대학에서 여름학기를 했으니 지원시 잘 봐줄것이다”라는 기대감으로 등록을 한다. 다른 학생들은 다 하는데 우리 아이만 안하면 어떻하나는 불안감 혹은 남보다 앞서가야 한다는 욕심이 앞서, 주어진 자아형성의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고 또다른 족쇄에 자신을 속박 시킴으로 거짓 안도감을 채우려는 노력이다. 부질없는 일이다.
방학 동안 비어있는 기숙사와 강의실을 이용하여 관리비용을 충당하려는 의도로 대학 여름 프로그램은 시작 되었다. 최근들어 각 대학마다 역사상 가장 낮은 합격률을 자랑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대학으로 갈수록 지원서 서류를 그럴싸 하게 보이려고만 여름 프로그램을 택하는 학생에게 입학 사정관은 눈길을 주지 않는다. 유펜의 입학처장 리 스텟슨은 “여름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은 수고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은 사회봉사, 일, 유럽 배낭여행에 비해 입학 경쟁에서는 조금도 나을것이 없다”고 말하고, 하버드의 여름 프로그램 대변인 린다 크로스 “여름 학교에서 A를 받는다 해도 입학이 보장되는 것은 전혀없다”로 못을 박는다. 누구나 다 해보는 대학 여름방학 프로그램은 색다르고 독특한 지원자를 만들기 보다 “무리중 한명”을 양산한다. 결국, 시간과 돈낭비가 될수있다.
방학동안 무엇을 하든 학생 스스로가 연구하고, 자신의 관심과 재능을 발견하여 자신의 세계를 창조할수 있는 것에 투자를 해야 한다. 아니면, 대학으로 부터 환심을 사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학생을 지치게 만들어 자아발견을 못하는 무리중 하나의 숫자로 남게 할수있다.
여름방학은 자신을 찾는 기간이다. 학기중 소홀했던 자신의 존재, 그리고 그 존재가치를 발견하는 기간이다. 무엇이든 대학에게 잘보이려고 참여하는 것은 자신의 가치를 깍아 내려 자신을 포기하고 대학이 원하는대로 끌려만 가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대학에 들어가나”의 대학 중심 사고에서 “나는 누구인가. 왜 대학에 진학하려는가”의 자아 중심적 사고를 해야 할 시기가 여름방학이다.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립하는 것이 입학 사정관들이 소위 말하는 “hook”을 만드는 길로 직결된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 등장하는 싱클레어가 성장하는 단계중에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는 말이 있다. 학생에게 걸맞게 바꾸자. “학생은 학교를 깨고 나온다. 학교는 무리정신을 기르는 곳이다. 경쟁력있는 대학에 지원하려는 학생은 불안감과 욕심으로 점철된 무리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자료제공: c2education, c2education@gmail.com, 425-672-8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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