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코타 주에 거주하는 라코타 인디안 부족의 예의중 하나는 누구를 만나면 대화보다 먼저 침묵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그들에게 침묵은 생각을 걸러 낼수있는 시간이며 자기만의 조용한 공간이다 . 슬픈 일을 당했거나, 누가 죽었을때도 , 또는 존경을 표시할때도 말보다 침묵이 앞선다 . 말보다 침묵의 힘을 더 높이 사는 인디안들은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치는것이 침묵이다 .
유대인의 가정 교육에서 가장 무서운 벌은 체벌도 아니고 말로 꾸짓는 것도 아닌 침묵이다 . 이 침묵은 자녀를 완전히 무시하는 무서운 무기로서 , 자녀뿐만 아니라 부모에게도 뼈져린 벌칙이다 . 어머니는 침묵을 통해 자녀교육에 불성실했던 자기반성과 또한 자식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확인한다 .
인디안이나 유대인의 침묵의 지혜는 아마도 조물주로 부터 오지 않았나 싶다. 꽃이 피고 , 나무들이 자라는 것도, 숲이 우거지는 것도, 한밤 칠흙속에 몰래 움직이는 별들도 , 한낮에 태양이 힘을 발하는 것도 침묵 속에서 이루어 지고 있다. 이 모든것을 지탱하고 이끄는 조물주가 만일 있다면 그는 조용한 신 일것이다. 인간이 알아낼수없는 가장 깊고 낮은 곳에서 , 가장 무겁게 침묵을 하고 있을 것이다 . 삶에 지친 인간들의 수많은 기도 , 불평, 제사, 저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저 조용하기만 하다 . 또한 가난, 전쟁, 기근 , 질병의 생노병사 과정을 덧없이 겪는 인간의 모습을 보고도 관심이 없는듯 침묵만 계속한다 .
하지만 소리 공해속에 찌든 인간은 침묵을 참지 못한다 . 특히, 빨리빨리에만 익숙하고 , 앞서 가기에만 바쁜 어머니들에게는 침묵은 고통이다 . 그래서
" 이웃집 학생 반만 따라가라 , 싹수가 노랗다, 니까지께 무엇을 한다고 나서니 ? 안되면 안되는줄알아! 넌 왜 그렇게 말을 안 듣니? 그 대학만 들어 가면 차한대 사줄께 , 넌 왜 그렇게 멍청하니 ?" 라는 말들을 쉴새없이 자녀들에게 쏘아댄다.
아무리 보아도 가슴이 벅차고 신선한 산소같은 딸과 아들에게 불필요한 말, 의미없는 말 , 상처주는 말을 던지고는 가슴 밑바닥이 아리고 , 가슴속이 시커먼 숱덩이로 변한적이 한두번이랴. 속이 텅 비고, 방향 감각도 없고 , 속도제한도 모르는 말, 즉 , 침묵의 터널을 거치지 않은 말을 하고난 후 수많은 어머니들이 침묵의 눈물을 삼키지 않는가?
타국처럼 먼 다른 주에 위치한 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 밥은 잘 먹는지, 공부는 제대로 따라 가는지, 추위나 더위는 않타는지 걱정으로 아무말 없이 눈물만 흘리는 어머니.
자신보다는 자식과 남편을 위해 모든것을 희생하고 , 아무리 힘들고, 속이 상하고 , 슬퍼도 , 자녀들 앞에서는 " 잘 될거다 " 하지만 돌아서서는 흐르는 눈물을 침묵으로 삼키시는 어머니 .
자녀들의 공부버릇 , 학교생활, 친구관계, 시간관리등을 말씀 하다가 몇번이고 중단하고 자신이 어떻게 할수없는 안타까움에 복받치는 눈물을 훔치며 말을 잃는 어머니 .
이 깊은 침묵속에 어머니의 잔주름과 흰머리는 자식에 대한 걱정과 염려속에 늘어만간다. 하지만, 어머니의 침묵은 무서운 힘이 있다. 파스칼은 무한한 공간의 영원한 침묵에서 신을 발견하고 그의 침묵에 두려움을 느꼈다고 하지만, 갈대처럼 연약한 존재인 어머니의 침묵은 우리를 일깨우는 침묵이다 .
강한 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갈대의 정신은 그리스 신화에서 부엉이로 상징된다. 캄캄한 밤의 어둠 속에서도 깨어 있는 부엉이 정신으로, 어머니의 침묵은 우리속 깊이 감추어진 것을 바깥으로 밝게 드러내는 능력을 가진것이다.
(자료제공: c2education, c2education@gmail.com, 425-672-8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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