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잘생기면 얼짱, 몸매가 좋으면 몸짱, 춤을 잘 추면 춤짱등, 짱 바람은 아직도 드세게 불고있다. 남녀 노소 구분없이 모두가 그 바람 앞에서 흐느적 거린다. 이바람은 속은 어떻게 되었던 겉으로만 멀쩡하면 만사 O.K. 라는 외모 지상주의, 너도나도 무조건 일인자가 되어야 한다는 획일적 허세 일변도의 일등 숭배주의에서 온다. 이곳에 개성, 다양성, 자아의식이란 단어는 끼어들 틈이없다. 짱 문화속에서 살아남기위해 너도나도 얼굴에 칼을 대고, 좋다는 화장품은 다 발라보고, 헬스클럽에 새로 등장하는 프로그램마다 모조리 등록하고, 날씬해지려고 밥 굶기를 밥 먹듯이 한다. 이를 두고 한심하다고만 할수가 없다. 사회가 요구하고 강요하기 때문에, 또한, 무리속에서 떨어져 나가고 싶지않은 집단본능의 심리적 압박때문에, 어쩔수없이 한다.
비록 다른 의미의 짱이지만 대학 졸업장(짱) 숭배정신도 짱 문화의 표본이다. 대학 간판으로 사람의 등급을 정하고, 학위의 갯수와 높이에 따라 보는 눈이 달라지는 것은 외모 지상주의와 진배없다. 아무리 옹졸하고 편견과 오만으로 가득찬 사람이라도 명문대학을 졸업했다는 이유로 보는 눈이 달라지는것, 이것이 짱 문화다. 졸업짱이 없으면 인정받지 못하고 겉치래 학력으로 사람의 가치가 저울질되는 사회, 다음과 같은 사람들은 어떻게 평가 될까?
영화배우, 시나리오 작가인 우디 알렌은 뉴욕대에서 불량성적으로 한학기만에 쫒겨났다. 델 컴퓨터 창설자 마이클 델은 텍사스 주립대 중도하차 했고, 노벨상과 퓰리쳐상을 수상한바 있는 소설가 윌리암 활크너는 고등학교조차 졸업 못했다. ABC 방송 뉴스앵커였던 피터 제닝스는 16 세에 고교중퇴후 은행 텔러일을 했다. 닉슨 워터게이트 사건을 취재한 와싱턴 포스트의 칼 번스타인은 16 세에 신문사 심부름 일을 하며 대학 문턱도 발지 못했다. 미네소타 주지사를 지낸 제시 벤츄라는 헤네핀 코뮤니티 대학 중퇴다. 애플 컴퓨터 설립자 스티브 잡스는 리드대학을 다닌지6 개월만에 자퇴했다.
겉보기에는 제멋대로 청장년기를 보낸것 같은 이들은 하나같이 졸업장이 없다. 또한, 사회가 그어 놓은 한계선에 얽매이거나, 다른 사람의 생각과 주위 잡음에 귀를 귀울이지 않았다. 한마디로, 그들은 자신속의 음성을 소중히 여기는 용기가 있었다.
그들에게 무엇을 배울수 있을까?
대학간판이라는 것이 필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학력을 통해 습득된 지식이 생활의 지혜와 반드시 비례되는 것은 아니다.
지식은 지혜의 정도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세상은 대학 졸업장 종이를 쥔자의 것이 아니고 포기하지않고 끝까지 자기음성에 귀를 귀울이는자의 것이다.
대학 졸업장과 간판, 그것의 유효기간은 하루살이 생명보다 짧을수 있다.
대중과 군중의 변덕에 흐느적 거리면 자아를 찾지 못한다.
" 짱" 이 아니면 "꽝" 으로 구분되는 흑백 논리적 이분법식 사고방식은 이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랄프 왈도 에머슨은 "자조의 정신"에서 이렇게 말한다. " 누구든 진정한 인간이 되려한다면 먼저 비순응주의자가 되어야한다…세상의 의견에 따라사는 것은 쉽다. 자신만의 고독 속에서 사는 것도 쉽다. 그러나 군중 속에서도 고독한 독립이 주는 달콤함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위대한 인물이다."
장식용과 겉치례 " 짱"을 추구하는 사람들로 뒤범벅이 된 사회, 비록 "졸업짱" 은 없지만 자신의 음성을 소중히 키우는 사람들의 깊은 고독과 용기를 이해할 길이 그곳에는 없다.
//www.joyseattle.com/news/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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