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 출범 이후 워싱턴주 내 이민자 단속이 크게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캘리포니아대학(UCLA)의 ‘추방 데이터 프로젝트’가 정보공개청구(FOIA)를 통해 입수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체포 건수는 특히 6월 들어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체포 대상자들은 대부분 범죄 기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 ICE는 워싱턴주에서는 총 277명을 체포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월별 로는 가장 높은 수치다.
비교적 단속이 느슨했던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재임 말기인 2023년 9월에는 최고 202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무려 56%의 증가율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취임한 1월 20일 이후를 기준으로 월평균 ICE 체포 건수는 145건으로, 바이든 전 행정부의 월평균 93건을 크게 웃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전국 평균과 비교하면 다소 완만한 편이다. 전국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 들어 ICE의 월평균 체포 건수가 바이든 시절의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2월부터 6월까지의 체포율을 주별로 비교한 UCLA 보고서에 따르면, 워싱턴주는 오리건주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체포율을 기록했다.
워싱턴대학(UW) 인권센터의 필 네프 연구원은 "이처럼 명확한 패턴이 나타나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ICE가 제공한 데이터 내 고유 식별 번호를 분석해 지역 내 구금 실태를 추적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체포된 이민자들이 더 이상 발목 전자팔찌 착용, 주기적 ICE 출석 등 감시 조치를 통해 석방되지 않고, 모두 구금 상태에 놓인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이민국 구치소가 마치 교도소처럼 운영돼 인권 단체들은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체포된 사람들 중 범죄 기록이 있는 비율은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다. ICE가 워싱턴주에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체포한 이민자들 중, 범죄 전과가 있는 사람의 비율은 2월 43%에서 6월에는 31%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동안 미결 범죄 혐의가 있는 이들의 비중은 증가했지만, 6월 기준 체포자 중 57%는 어떠한 범죄 기록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자 권익단체인 노스웨스트 이민자 권리 프로젝트(NWIRP)의 맷 애덤스 법률국장은 "지역 내 체포가 증가한 것은 맞지만, 전국적인 대대적 단속 흐름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완만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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