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8월 새 집을 건축하고 입주하여 지금까지 같은 집에 쭉 살고 있는 우리 집 동네 입구에 '한우리정원'이 완공돼 오늘 대문이 드디어 활짝 열렸다.
남편과 손을 잡고 가끔 나란히 산책하러 걸어서 왔다 갔다 하는 근거리에 한국 가든이 생긴 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은근히 좋아했다. 자동차로 외출하고 집으로 돌아올 때 동네 입구 오른쪽에 정원 부지에 첫 삽질할 때부터 지금까지 진행되는 모든 과정을 매일 지켜본 사람 중의 하나이다.
팔각정, 한국 전통 대문, 돌담, 태극 모양 마당 잔디, 기념비 등으로 자태를 자랑하는 이곳은 워싱턴주 6개 기관의 협력과 200여 명의 후원으로 한인사회가 오랫동안 염원 추진하여 완공된 모습을 오늘 공개하는 날이 왔다.
앞으로 시애틀 지역 명소 및 퓨젯 사운드 랜드마크가 될 ‘한우리정원’ 개장식에 우리도 축하객으로 참석하고자 가까운 곳이지만 자동차를 타고 가서 그 옆 건물인 세계적으로 유명한 '국제수영장' 넓은 파킹 장 나무 그늘 한곳에 파킹 한 후 잔잔한 조각돌 모양의 하얀 자갈이 깔린 담벼락 오솔길을 걸어가 태극 문양이 새겨진 커다란 나무 대문 입구로 들어섰다.
페더럴웨이시 소속 공원(Park)으로 관리하게 될 '한우리정원'은 실제 개장 첫날인 이날 오후 1시부터 대문을 활짝 열고 일반인들의 방문을 받았고 해가 진 뒤 다시 문을 닫은 뒤 불빛 조명을 밝혀 한국의 유명 조형물처럼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다고 했다.
2014년 페더럴웨이 시에서 BPA 트레일 쪽 5에이커의 부지를 제공하면서 ‘한미우호공원’이란 이름으로 추진되었고 지난 2021년 페더럴웨이 시가 킹 카운티 수영장과 판다 레이크 공원 사이 부지 1만 5,000평방 피트(420평)를 다시 제안하면서 본격적으로 그해 8월에 착공식이 있었다.
페더럴웨이시, 동해시, 킹 카운티, 재외 동포청, 시애틀 총영사관, 시애틀 항만청 등 6개 기관은 물론 시애틀 지역 많은 한인들이 공사비에 힘을 보태 박차를 가해 4년 만에 완공하게 됐다.
대한민국 동해 시에서 기증한 동해정, 팔각정, 한국 전통 나무 대문, 아름다운 기와가 얹힌 담장, 태극 문양 중앙 광장 풀밭, 사계절을 나타내는 아름다운 수목원, 식물들과 꽃들, 철로 만든 튼튼한 벤치 의자, 철로 만든 울타리, 돌 기념비, 기타 주차장 등으로 꾸며졌다.
여러 축하 메시지와 축하 공연 등 모든 순서가 진행되는 동안 화창하고 아름다운 날씨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리며 하늘을 우러러보았다. 파란 하늘 창공에 선들바람에 맞추어 시애틀의 상징인 '늘 푸른 소나무' 잎새들도 흥겨운 듯 너울 춤을 추며 창조주 하나님을 즐겁게 찬양했다.
어디서 날라 왔는지 이름 모를 주둥이가 빨간 예쁜 작은 새들과 요즈음은 보기 드문 날개를 빨갛게 물들인 고추잠자리 두 마리가 내 의자 주변을 뱅뱅 맴돌며 이쁜 자태로 '날 좀 보소'하고 춤추며 재롱떠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잠깐 고국 땅에 와 있는 것처럼 착각했다. 잠시 눈을 감고 하나님이 주시는 그 포근한 햇빛, 살랑 불어오는 부드러운 바람, 진 초록색 아름다운 초목들과 각양각색의 화려한 물감 드린 옷을 입은 꽃들의 향기에 행복했다.
이 정원이 앞으로 300 명 정도 참석 가능한 젊은이들의 결혼식이나 소규모 콘서트 장으로 활용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한우리정원'의 개장식을 보면서 페더럴웨이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 한인이 많이 사는 곳에 한국적 풍치를 전해주는 '팔각정'이 세워지면 좋겠다는 생각도 떠오르며 어릴 적 한국에서 초등학교 시절에 많이 불렀던 "고향의 봄" 노래 가사가 생각났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리인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 동네 새 동네 나의 옛 고향 파란 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의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29년 전 신축 설계하고 새집을 지어서 현재까지 살고 있는 우리 집 근처에 동해정, 팔각정, 한우리정원이 세워짐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또한 고국을 멀리 떠나 이민 온 한인들에게 조금이나마 옛 고향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부회장
'토라에 비친 예슈아의 신부' 외 7권 책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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