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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09/28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 한국인의 팁
할머니의 따뜻한 용돈 같은 성의표시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배달 앱에 음식 배달비가 따로 매겨지지 않던 시절, 점심시간에 초밥과 따끈한 우동을 시켰다. 내 장소에서 편하게 받아먹는 것이 미안하다는 생각에 팁을 준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배달원이 무심하게 ‘고맙습니다’ 하고 받아 사라질 줄 알았는데, 극구 사양했다. 고개를 들어 배달원을 보니 무슨 우주복처럼 은색 유니폼에 예쁜 배달통을 들고 서 있는데 풍겨 나오는 전문가 포스가 장난이 아니었다. ‘아이쿠, 팁 %가 아니라 음식값 전부를 줘도 저분의 소확행에 기여하긴 힘들겠구나!’ 하며 무안하지만, 준비한 %의 팁을 거두는 수밖에 없었다.

한국이 서구문화에서 멋지고 좋은 것을 많이 갖다 쓰고 있지만 마음대로 할 수 있음에도 잘 안 하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 나는 그중 하나가 팁 문화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나는 어디선가, 팁을 줘야 하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들 때, 미국의 봉사료 10~20%를 떠올린다.

미국에 갔을 때, 왜 식당에 팁을 줘야 하나? 의아해하는 내게, 외국인 친구가 설명해 주었다. ‘미국 식당 종업원은 고정 월급이 별로 많지 않고 수입의 상당 부분을 팁에 의존하기 때문에 팁을 주지 않으면 종업원이 곤란해진다.’ 생소했지만, 현지에 정착된 데에는 다 무슨 사정이 있겠지 하고 받아들였다.

최근 한국에서 일부 호출택시, 식당, 그리고 베이커리 등에 팁을 적용하는 사례가 드러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8월 5일~8월 15일까지, 시사 폴 서비스 ‘네이트 Q’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팁 문화가 우리나라에 도입된다면?’에 응답자의 73% (일반 성인 남녀 12,106명 중 8,934명)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아르바이트 중개 플랫폼 ‘알바천국’이 9월 20일 발표한 설문 결과에 의하면, 알바생 10명 중 4명이 근무 중 팁을 받은 적이 있으며, 응답자의 55% (근무 중인 아르바이트생 1,116명 중 618명)이 팁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근무 중 더 큰 보람과 성취를 느낄 수 있어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비록 팁이 소액인 것 같아도, 손님 모두가 지불한다면 그 금액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문화가 한국에 정착되지 않는 이유는, 재화이든 용역이든, 본 상품과 별개로 지극히 개인적일 수 있는 사람의 행동이나 태도를 두고 팁이니 봉사료니 하는 금액을 부과하는 것에 대해 정서적으로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 음식 배달 앱에서는 배달요금이 따로 청구되어 합계한다. 그래도 나는 교통 체증 속에서도 안전하게 내 장소까지 음식을 갖다주는 배달원의 노고가 감사하다. 점심에 생선구이 백반이 도착했다. 나는 문을 열어, 배달원분에게 커다란 홍로 사과 하나를 건넸다.

그는 흔쾌히 사과를 받았다. 아마 내가 전처럼 음식값의 팁%에 해당하는 지폐를 내밀었으면 이분 또한 당황해서 뒷걸음쳤을 것이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 갚는다고, 답례는 말로 충분한 경우도 있고, 금액과 상관없이 손에서 손에 쥐여 주는 할머니의 따뜻한 용돈 같은 성의표시도 있다. 그리고 한 해 동안 신세 진 사람에게 전달하는 명절 선물이란 것도 있지 않은가.



신순영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원

고려대 농학박사

soonyoung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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