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남편과 함께 사업장으로 출근하던 중 '묻지마 총격'을 받고 사망한 일식당 아부리야 업주 권이나 씨 장례식이 23일 수백 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권준 목사의 집례로 진행된 이날 장례식에는 브루스 해럴 시애틀 시장, 애드리안 디다즈 경찰국장, 서은지 총영사 등 각계 인사들도 참석했다. 킹카운티 공화당의 매튜 토마스 위원장도 지구당 임원들과 함께 조문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을 방문하고 전날 돌아온 해럴 시장은 추모사를 통해 "권씨의 죽음은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그날 비극적인 소식을 들었을 때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우리 커뮤니티의 딸이자 이 도시의 딸이 아무런 이유 없이 일찍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은 우리를 두렵게 한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했다.
이번 총격에서 팔에 부상을 입은 남편 권성현(37)씨는 치료를 받고 다음날 병원에서 퇴원했다. 임신 32주였던 권이나씨는 하버뷰병원으로 급히 이송됐으나 숨졌고 응급 출산한 아기도 결국 사망했다.
이날 장례식에서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난 아기의 이름을 에블린 아린 권으로 지었다고 밝혔다. 추모 영상을 통해 아기의 심장박동 소리와 함께 여아의 초음파 영상이 상영되자 조문객들이 눈물을 흘리며 슬픔에 잠겼다.
장례식 후에는 서 총영사가 해럴 시장, 디아즈 경찰국장과 함께 나란히 출입구 앞에 서서 조문객들과 인사를 나눴다. 서 총영사가 시장, 경찰국장에게 한인들의 안전을 위해 힘써달라고 당부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현숙 전 재미한국학교 서북미협의회 이사장은 장례식 후 킹5-TV와의 인터뷰에서 "34살의 엄마가 남편과 아기를 두고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너무 가슴아프다"면서 "커뮤니티의 우리 모두가 피해자다. 한인커뮤니티와 전체 시애틀 커뮤니티를 위해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날 장례식에서 킹5, 코모4 등 주류언론들도 대거 취재에 나섰으나 장례식장 내 취재가 불허돼 카매라맨들이 밖에서 대기하며 주변 동정을 취재했다.
범행 후 달아났다가 체포된 용의자 코델 구스비(30)는 1급 살인 및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돼 킹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그에게는 1천만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됐다.
한편 권씨 유가족을 돕기 위한 고펀미 모금계정에는 24일까지 4,100여명이 동참해 26만4,630달러가 모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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