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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11/24  조이시애틀뉴스
[코로나 시대] 미주 한인 정신건강 '위태'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에 따르면 정신 건강 장애가 “미국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건강 문제”에 속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 이전인 평상 시절에도 정신 건강은 미국의 지속적인 주요 도전 과제 중의 하나였습니다. 팬데믹 상황 이후 미국 약물남용 및 정신건강 서비스청(SAMHSA)에서 운용하는 재해재난 콜센터 (Disaster Distress Helpline)의 통화량이 평상시 대비 약 340%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현재 미국민들의 정신건강 상태는 지금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팬데믹에 따른 미국민들의 정신건강 장애 상황은 사회, 경제 전반적으로 그리고 개인 일상과 삶에 예상보다 훨씬 큰 위기 상황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경제 침체뿐만 아니라 일상 사회 생활에 심각한 상황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팬데믹에 대한 두려움으로 야기된 생계 유지를 위한 긴장과 생존 경쟁으로 인해 미국 사회는 분열, 외국인 혐오, 인종 차별, 소요, 갈등, 폭력 사태등으로 큰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면 미국에 이민와서 살고 있는 한인들의 정신건강 상황은 어떨까요? 미국에서 아시안 이민자들에 대한건강 관련 연구 보고서와 자료들은 안타깝게도 별로 없습니다. 왜냐면 미국 의학 통계 상에서 무려 1990년대 후반 까지도 아시아인 이민자들에 대한 인종적 분류, 특히 세부적으로 아시아 어떤 나라 출신인지, 즉 한국 이민자들에 대한 분류가 따로 아예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시안 이민자들은 2010년대 까지도 API(Asian and Pacific Islanders)로 분류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구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지역에서 온 모든 이민자들을 이 하나의 분류 아래로 집계되었습니다. 미국 정부 기록에서 인종 분류에 대한 그 사회적,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의료 산업계에 많은 변화와 영향을 가져오게 되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따로 별도의 글로 거론하겠습니다.


저 역시 이민자로서 워싱턴대학(UW) 사회복지학 대학에서 행동과 정신 건강 분야 전공으로 석사 과정 중 매 학기말 논문, 졸업 논문 작성때 미주 한인들에 대한 정신 건강 자료들이 무척 제한적 이고 한정적이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2013년도 4월에 퓨리서치센터에서 “The Rise of Asian Americans” 라는 보고서가 발표되었습니다. 이 보고서는 사실상 미국 역사 이래 아시안 아메리칸들에 대한 가장 실질적이고 본격적인 보고서였습니다. 특히 6개의 주요 아시안 국가들 -  한국, 인도, 중국, 필리핀, 베트남, 일본 - 이민 사회에 대한 통계 자료 보고서입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인 이민자들은 6개 아시안 이민자들 중에 세대 평균 소득이 가장 최하위였으며 빈곤율도 6개 국가 이민자들 중 베트남과 함께 최하위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노인층의 빈곤율은 최하위였습니다. 이런 여러 통계 수치를 통해 실질적인 한인 이민생활의 현황과 수준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만 한국은 2003년도부터 전통적인 자살 국가로 유명한 일본을 제치고 OECD 국가 중 줄곧 독보적인 자살률 1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단지 2018년도에 리투아니아가 OECD에 가입하여 1위에서 물러났다가 그 다음해 곧 다시 1위로 복귀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미주 한인사회도 같은 현상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2017년 발표된 LA 카운티 정신 건강국에서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미주 한인의 자살률은 3.7% 로서 타인종, 즉 백인 평균 1.8% 보다 훨씬 높으며 그리고 계속 자살자의 숫자는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고 했습니다. 또한 한인 이민자 성인 중 자살 충동 비율은 13% 로서 미국 평균치 9.6% 보다 훨씬 높습니다.

특히 미주 한인 사회 자살은 노년층 자살, 그리고 중년 후반대 남자층, 또한 젊은 여성 층의 자살률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여기에는 정말 안타까운 배경이 있습니다. 이 또한 다음 기회에 따로 깊이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LA 카운티 한인 성인 중 이와 같이 정신 치료가 필요한 경우, 실제로 치료를 받은 비율은 17%에 불과해 이를 미국 성인 전체 평균과 비교할때, 정신 치료 대상자 중 약 60%가 치료받았다고 답한 것에 비하면 한인 이민자와 타인종간의 현격한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LA 카운티 정신 건강국에 따르면 ”한인들은 우울증, 가정 폭력, 가정 및 직장에서의 갈등, 언어 소통이 불편한 이민자로서 막연한 강박 관념, 그에 따른 피해 의식 및 불안증등 숨겨진 문제가 너무나 많은데 도움을 구하지 않는 상황이 안타깝다”면서 연방 정부, 주정부, 카운티 건강국에서도 이에 대한 많은 지원및 도움이 가능하니 주저말고 도움을 요청하라고 적극 권유했습니다. 워싱턴주도 당연히 그런 지원과 도움이 가능합니다.


물론 여기에는 당연히 한국어가 가능하고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정신건강 상담가, 치료사가 극히 제한적이라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저는 지난 2년 동안 미국 원주민을 치료하는 시애틀 인디언 헬스 보드(Seattle Indian Health Board) 병원에서 정신건강 치료사로 일하였는데 미국 원주민들의 현실은 무척 척박하며 상당히 어려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미국 원주민들이 만성적인 정신 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의 문화는 우리 한국 문화와 너무 흡사하고 삶과 인생을 바라보는 세계관이 놀라울 정도로 비슷합니다. 이들도 우리 처럼 태어나면 몽고 반점이 있습니다. 이 병원은 일반 다른 미국 병원에 비해 시설도 열악하지만 찾아오기도 힘든데도 불구하고, 타주에서 조차 많은 미국 원주민들 그리고 심지어는 다수의 미국인들도 (그들의 의료보험이 적용이 안되는데도) 찾아 오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 이유는 이 병원에서는 실제 진료와 치료에 미국 원주민 문화를 근본 바탕으로 하는 그런 문화적 접근 방법을 적용하여 환자들 대하고 치료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각 개인마다, 또 그 개인이 속한 지역 사회마다 그들 고유의 문화가 있고 그 문화를 존중한 접근이 환자 치료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볼 수 있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이민자들에게는 특징적인 공통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습니다. 특히 비영어권, 서구권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아시안계 이민자들은 더욱 더 그 스트레스의 강도가 깊고 크며 마치 만성적인 지병처럼 항상 정신적 건강뿐만 아니라 신체적 건강에도 매우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합니다.

 


인제대학교에서 발표한 한인 이민자들의 스트레스에 대한 조사 연구를 보면 가장 큰 스트레스는 영어 구사 능력으로 인한 일상 생활에서의 소통 능력, 그리고 서구 문화에 대한 이해와 적응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스트레스는 앞서 언급한 것 처럼 만성적인 즉, 지속적인 스트레스(underlying stress)로서 이민자들의 마음 저 밑바닥에 매일 흐르고 있어서 마치 평소에는 깨닫지 못하고 지내다가 마치 고무줄이 늘어질대로 늘어지다가 결국에는 어떤 순간이 그냥 끊어져 버리는 것 처럼 스트레스와 정신적 압박에 시달리는 사람이 이를 적절히 해소하지 못하고 예상치 못했던 극단적인 행동에 이룰수 있는 상황을 초래하게 됩니다.


비영어권, 비서구권  문화 출신의 이민자로서 스트레스 분출, 이민 생활의 외로움, 언어 장벽, 소수 민족 및 인종 차별등 이민 사회의 특수성에 따른 정신적 불안 상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이를 방치하다가 종국에는 극단적인 행동과 신체적으로도 건강의 파국적인 종말(치매, 뇌졸증, 심장마비, 공황 장애 등등)을 초래하게 됩니다.


우리들의 기분, 감정, 생각을 조정하는 마음이라는 것은 가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뇌 안에 있습니다. 뇌 안에 있는 신경 전달 물질들이 각각의 곳에서 적절한 균형을 이루면서 우리의 모든 기능과 감정등을 조절해 주는데 즉 뇌가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 특히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의해 뇌안에 있는 신경 전달 물질의 균형이 깨지게 되는데 그로 인해 생기는 질병이 바로 각종 정신 질환입니다. 개인에 따라 또 처한 환경에 따라 스트레스, 긴장감, 불안감 등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정도의 차이, 각각 반응 차이에 따라 표현 양상은 각기 다릅니다


정신 의학계에서 보는 질환의 큰 2가지 증상을 분류하면 조현병, 망상 장애와 같은 정신관계 증상과 우울증, 불안 장애 등 신경관계 증상이 있는데 본 기고문에서는 일상적인 이민 생활에서 스트레스로 인해 생기는 신경 관계 부문에 집중하려 합니다. 정신 관계 증상에 대해서는 나중에 요청이 있을 경우 그때 또 따로 다루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정신 질환에 대한 인지와 편견은 아시아 문화권, 그중에서도 한국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것은 아까 언급한 한국 및 미주 한인 사회의 자살률이라는 극단적인 통계치로 들어납니다. 자살율도 세계 최고이지만 항우울제 처방율도 세계 꼴찌 수준입니다. 정신 건강 질환에 대한 인식 부족, 즉 모르니까 바로 옆 내 가족 중에서 나타나는 징조도 모르고 또 모르니까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우선 많은 미주 교민분들이 정신 건강 전문 서비스에 대해 상당한 오해와 편견 그리고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음번 기고문에는 정신 건강 전문 서비스에 대해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정신 건강 전문 서비스를 통해 많은 정신 질환들은 대부분 약물 치료 없이 상당한 진전과 회복 효과를 가져 온다는 결과는 이미 수많은 자료를 통해 입증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약물에 대해서도 많은 오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신과 외래에서 사용하는 약물은 주로 항우울제, 항불안제로서 마치 감기, 몸살, 두통에 해열제나 진통제를 사용하는 것과 똑 같습니다. 항정신병에 사용되는 약물과는 확연히 구별됩니다.


미국인들이 마치 헬스센터 개인 트레이너를 만나는 것 처럼 정신 건강 전문가를 주저 없이 편하게 만나고 하는 이를 거리낌 없이 오픈하는 문화를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볼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되어 있으나 사실 미국도 불과 몇십년 전 만해도 정신 질환은 광기나 실성과 동의어였고 정신 치료 시설은 감옥과 다름이 없었으며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악령, 또는 마녀 같은 존재로 여겨질 정도 였습니다.


꼭 정신 질환이 아니더라도 일상 생활을 하는데 정신적으로 어려움이 있거나 또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 스트레스, 좌절, 분노 등을 혼자 겪지 마시고 정신 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를 권유합니다.


이제 워싱턴주는 대부분의 일반 의료보험에는 정신 건강 서비스가 다 포함되어 있으며, 특히 워싱턴주 메디케이드(애플헬스)를 가지고 있거나, 메디케어가 되시는 노년층 분들은 정신 건강 서비스가 주치의의 진료의뢰(referral) 없이 보험에서 커버될 수 있으니 보험 회사에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이번 글을 마무리 하면서 UW에서 정신 건강 전공으로 석사 과정 중 논문을 쓰다가 참고한 보고서에서 읽은 가장 기억에 깊게 남은, 한인 이민사회를 묘사한 한구절을 나누어 봅니다. “미주 한인 이민자들은 국 솥에 담가져 있는 국물 위에 떠 있는 한방울의 기름같다. 다른 물과 함께 있고 함께 공존하고 있지만 국으로 녹아 들어가지 않고 절대 섞이지 않고 그냥 떠있기만 한다.”

 

▲기고자: 제이 조(UW 소셜워크 석사, 코너스톤 클리닉 자원 봉사자, 이사회 임원, 밀크릭 시니어 센터 소장/노스쇼어 시니어 센터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연락처: jays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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