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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06/13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 긴급재난지원금은 '은근한 감동'


국민이 먼저 말하지도 않았는데, 국가가 ‘너 참 힘들겠다!’라고 하면서 국민의 통장으로 돈을 넣어주는 일이 생긴 것은 개인적 경험으로는 2010년경이었던 것 같다. 그 전에 보험이란 제도가 있긴 했지만, 그것은 월급에서 떼어가던 돈이 돌아오는 형식이었고 생판 내지도 않은 돈이 통장에 들어왔을 때 소액이었지만 은근한 감동이었다. 학교 다닐 때 장학금 빼놓고 누가 내게 노동의 대가도 없이 돈을 준 적은 처음이었던 같다.


그리고 지금 2020년 현재, 코로나19 정국을 맞아 정부는 국민생활 안정과 경제회복 지원을 목적으로, 소득 〮재산과 상관없이, 대한민국 모든 국민에게 가구당 1인-40만원 2인-60만원 3인-80만원 4인이상-100만원을 지급하였다. 이를 위한 정부의 추가경정 예산안은 4월 30일 국회에서 206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185명 반대 6명 기권 15명으로 가결되었다. 반대 의견은, 포퓰리즘을 경계하며, 어려운 계층을 선택해서 지속적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당연히 참작할 만한 의견이었다고 본다.


지원금은 본인이 원하면 받지 않고 기부를 선택할 수 있으며, 지자체에서도 별도의 지급금이 있어 실 총액은 이 금액보다 높았다. 받은 돈은 사는 지역에서만 쓸 수 있게 하여 지역경제 활성에 공을 들인 것을 알 수 있었다. 


1인 가구를 기준으로 할 때, 40만원은, 20kg에 쌀값을 6만원으로 계산하면 약 130kg의 쌀을 살 수 있는 금액이며, 하루에 500g의 쌀을 소비한다고 할 때 260일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물론 사람이 밥만으로만 사는 것은 아니지만, 식량없으면 살수 없기에 상징적으로 계산해 보았다. 이러한 금액이 누구에게는 긴급한 생활비로 쓰여 졌고 어떤 사람에게는 소확행(小確幸: 작지만 확실한 행복, 일상에서 누리는 소소한 즐거움)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지원금 수령에 대한 안내를 받으면서 필자는 지난 서울통신 (2016년 6월 15일)에 쓴 ‘공짜로 월 300만원을 주는 나라’라는 제목의 ‘스위스의 기본소득 투표'를 다룬 칼럼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스위스에서 2016년 6월 5일 ‘수입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성인에게 기본소득 월 300만원씩을 주는 찬반 국민투표가 있었고, 결과는 23:77로 부결되었다. 그때 필자는 핀란드에 기본소득 실험을 언급하며 바람직한 결과를 예견했었는데, 그 실험 결과가 2020년 5월 6일 핀란드 사회보장국 (Kela)에서 발표되었다.


핀란드 사회보장국 (Kela)은 2017년 1월 1일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2년간, 고용되어 있지 않은 사람 2,000명을 대상으로, 그들이 다른 수입이 있거나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구하고 있느냐 여부와 상관없이, 월 560유로 (약 76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여 그로 인한 고용효과와 삶의 질 (wellbeing)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였다.


그 결과 전반적으로 기본소득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적었으나, 기본소득 수령자들은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삶의 질이 더 나아진 것을 느꼈다고 한다. 즉 대조군 (control group)에 비해 삶에 더 만족했고 긴장, 우울, 슬픔에 사로잡히는 경험은 적어지고, 기억력이나 집중력 등 학습력이 좋아졌으며 자율성을 강화시켰다는 반응이 나타났다.


노동과 직업은 인간의 삶에 신성한 부분으로 존중받아왔지만, 기계화와 정보통신의 발달로 많은 육체노동과 직장이 줄어드는 국면에서 국가의 기본소득이 과연 인간의 게으름만을 조장할 것인지, 아니면 인간의 진취적인 삶에 대한 동기부여를 유도할 것인지는 결국 인간과 사회가 선도적으로 만들어나가는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


한편 이번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정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코로나 발생 안전 안내’도 그랬지만, 정부가 지면(紙面), 인터넷, 스마트 폰 등 국민의 연결망을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효율적이면서도 신속하게 그리고 소통하면서 지원금을 전달했다는 점이다. 개인의 통장, 신용카드, 선불카드, 상품권 등을 골고루 사용하여 각자 선택할 수 있게 한 것도 받는 쪽에서의 부담을 줄이고 명분과 편의를 모두 살렸다. 그간 통신망이 상업적 목적에 치중된 감이 없지 않았는데, 이번에 코로나 정국을 맞으면서 국가적 규모의 연락망이 상당히 신뢰감 있게 진행되어 유대감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혹자는 너무 퍼주기라고, 과도한 지출로 나라가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한다. 또 한편에서는 곧 각종 세금이 인상되고, 결국 각자 은행의 잔고는 이래저래 같다고 실제적인 혜택에 의구심을 품기도 한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1960년대 이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나라가 ‘증산 수출 건설’로 활발한 건설을 해나가던 시기, 학급의 한 친구는 자기네 집은 남미(南美)에 이민을 갈 것이라며 말했다. ‘이렇게 한국이 겉은 번지르르해지지만, 속으로는 빚투성이래~’ 또는 텔레비전 좌담 프로에 출연한 연사는, ‘도시만 활발할 뿐 농촌은 너무 지체되어 있다’라며 도시 집중화 현상의 어두운 면을 지적했다.


그런데도 한국은 신기하게도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농촌도 새마을 운동이 생겨 지붕도 고치고 길도 내고, 그마저도 관 주도라고 비판하더니 어느새 온 나라가 빈곤의 그 긴 터널을 빠져나왔다. 한없이 늘어나는 아파트를 보며, 답답해서 못산다느니, 교통이 불편 하느니 하더니 더 더 좋은 아파트를 지어 나갔다. 한국이 예능 콘텐츠를 수출하는 나라가 될 줄 누가 상상했을까?


‘나라가 이렇게 가다가는~~~’ 라는 염려의 말은 끊임없었지만, 한국은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삶은 아는 만큼 위태롭지만 이번에도 우리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신순영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원

고려대 농학박사

soonyou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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