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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04/08  조이시애틀뉴스
[오피니언] 터널 끝 빛을 바라보며 ...박명래

정말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벌어졌다. 뉴스를 통해 중국과 한국에서 일어나는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를 보면서도 “아니야, 아닐거야, 이곳 미국에서는 저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을거야”라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 미국에 살다보니 어느덧 나도 경제 강국인 미국은 어떤 상황에서도 강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나 보다.


3월초까지도 바이러스 확산이 쉽게 제어될 것이라 믿으며 학교는 평상시대로 운영하고 있었다. “미국이 더 위험하데요” 하며 많은 유학생들이 본국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다른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 돌아갈때까지도 몰랐는데 바이러스의 근원지인 중국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며 돌아가는 걸 보면서 왠지 모르게 자존심이 상하는 느낌이 들었다. 3월 중순이 되면서 우리는 헛된 희망을 버리고 걱정하는 학생들에게 본국으로 돌아갈 것을 권하고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바꾸며 각자의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기로 결정했다.


집에서 근무한지 3주째 되면서 겨우 현실을 받아 들이게 되고 주변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왜 그렇게 우리의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는지 생각해 보았다. 멀리서 일어나는 현상을 보면서 내게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학생들에게 이곳은 안전하다고 증명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늘 깨어 준비하고 있으라는 교훈을 참 어렵게 깨닫게 된 것 같다. 성경에 나오는 열 처녀의 이야기를 잘 알고 있었지만 이번처럼 진지하게 내게 다가온 적은 없었다. “미련한 자들은 등을 가지되 기름을 가지지 아니하고...(마태복음 25:3)” 이번 일은 그저 경고 수준일 수도 있다. 앞으로 이보다 더 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는데 과연 나는 그때 얼마나 준비되어 있을까? 이번 일에서 오는 교훈을 또 잊고 살아가지는 않을까?


뉴스를 보면 일부 공화당 지도자들이 현실을 부정하며 대책 없는 말들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많은 국민들이 대책도 없이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잃어가고 있는 이 절박한 상황을 정치적인 혹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이용하고 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한 나라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아직도 자신이 옳다는 것을 주장하고 증명하려고만 애를 쓴다.


누가 옳은지가 아니라 무엇이 옳은지를 생각하고 국민에게 옳은 일이 무언지를 먼저 생각해야 될때가 아닐까. 이제라도 그래야 되지 않을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strong again)"라고 외친다. 아메리카는 아메리카라서 강한 것이 아니라 아메리카가 하는 일들이 다른 나라보다 앞서가고 잘하기 때문에 강한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되길 바란다.


경제강국은 세계를 이끌어 가는 나라이기 때문에 병마도 지나쳐 가리라 생각했을까? 미국이 의학과 의료시설 면에서 어느 나라보다도 앞서 있다고 믿고 있었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고통스럽게 깨달은 현실이지만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개선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실수를 부정하고 외면하는 것이 답은 아니다. 지도자로서 약해 보이는 것이 두려워 억지를 부리고, 거짓 상황을 만들어 내고 다른 이들을 깎아내리고 무시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강력한 리더십과 깡패같이 행동하는 리더십을 혼동하지 않길 바란다.


세상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고 한다. 꽃이 필때와 질때, 슬퍼할때와 감사할때, 미워할때와 사랑할때, 싸울때와 화해할때...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의 모든 것이 늦춰졌다. 그저 늘 바쁘게 살았던 생활을 잠시 멈추고 지금은 생각할 시간을 가질 때인것 같다.


꽃이 많이 피는 계절이다. 길가에 핀 꽃도 바라보고, 준비가 모자라서 많은 생명을 잃어버린 현실을 슬퍼하고, 자신의 건강을 해치면서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들에게 감사하고, ‘중국 바이러스’라 하며 인종차별 상황을 만들고 싸울 때가 아니라 화해의 손을 내밀고 힘든 상황을 먼저 겪고 이겨낸 중국과 한국에 도움을 청하고 국민들을 보호하는 일에 집중할 때라고 생각된다.


어려울 때마다 같이 도와주며 일어서는 한국 국민들의 모습은 이번에도 세상을 감동시켰다. 우리도 서로를 돌아보고 조금씩 나누며 어둠 저 끝에 있는 빛을 바라보며 같이 견디고 이겨내길 희망한다.


"넘어지는 것은 인생의 일부분이다. 다시 일어서는 것은 생존이다.(Falling down is part of life. Getting back up is living)” – 호세 N. 해리스(미국 작가)

 

 


박명래
피어스칼리지 국제교육처장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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