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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10/25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 ‘하루에 걷는 600년 서울’


2015 한양도성문화제가 2015년 10월 16일부터 10월 18일까지 한양도성 일원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렸다. 그 중에서 서울 KYC (한국청년연합)이 주관한 ‘하루에 걷는 600년 서울’, 순성(巡城) 놀이에 참가하였다. 순성놀이란 ‘성을 한바퀴 돌아서 도성 안팍의 풍경을 구경하는 놀이’이다.


서울에 살고 있는데도 나는 한양도성에 대해 잘 모른다. 그래서 주변에 복원되기 시작하는 도성설명문을 볼 때마다 새롭게 가꾸어지는 고도로서의 서울의 모습에 신기한 마음을 갖고 있던 터에 10월 17일 개최되는 순성놀이 포스터를 보게 되었고 인왕-백악-낙산-목멱을 지나는 10시간 소요 일주코스를 신청하여 참가할 수 있었다.


주최측이 나눠준 소책자와 관련자료들에 의하면 “한양도성은 조선의 도읍지 한성부의 경계를 표시하고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축조된 성곽이다. 1396년 내사산(內四山) 즉, 백악(북악)-낙산-목멱(남산)-인왕의 능선을 따라 축조되었고 전체 길이는 약 18.6K이고 동서남북 방향 4대문: 흥인지문(동대문)-돈의문(서대문)-숭례문(남대문)-숙정문(북대문에 해당, 북정문)을 두고 대문사이에 4소문: 혜화문(동소문)-소의문(서소문)-광희문(수구문, 水口門)-창의문(북소문에 해당, 자하문)을 설치하였다.

 

또한 도성 밖으로 물길을 잇기 위해 동쪽으로 두 개의 수문을 두었다. 성곽 밖으로 한양은 북한산(삼각산)-용마산-관악산-덕양산에 둘러싸여 있는데 이를 외사산(外四山)이라고 한다. 한양도성은 1963년 사적 제 10호로 지정되었다”.


또한 “한양도성은 세월이 흐르고 전란을 겪으며 여러 번에 걸쳐 개축되었고 600년간 보존 관리되어왔다. 훼손된 성벽들은 2000년대 이르러 역사적 관점에서 복원이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한양도성은 현존하는 도성 가운데 세계최장기간 (514년, 1396~1910) 도성의 역할을 수행하였으며, 지속적인 보완을 해오는 등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지녔다. 이러한 판단 하에 서울시는 2016년 세계유산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할 계획이다”.



10월 17일 아침 7시에 출발지인 신문로 역사박물관에 모인 우리들은 등록과 사진촬영 등 간단한 순서를 마치고 백악-낙산-목멱-인왕-청계천팀으로 나누어 8시 순성의 발걸음을 내딛었다. 나는 청계천팀에 속했는데 일행을 언뜻 보니 가족, 친구들끼리 모여서 낯설지만 힘차게 그 팀의 일원이 되어 순성을 준비 중인 것이 느껴졌다.


나도 그 기분으로 인왕산을 오르는 길로 올라가기 위하여 한길로 나와 일행과 더불어 걷기 시작하였는데 몇 발자국 걷자마자 사람들이 금방 멀어지는 것이 아닌가! 내가 평소 걷듯이 천천히 걷는 산책 분위기가 아니었다. 나에게는 힘에 부친 빠른 속도였다. 곧 바로 나는 팀과 떨어졌지만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걸음속도를 유지하며 본부활동가와 연락을 유지하면서 인왕산-창의문-백악마루(북악산정상)를 지나 와룡공원에 이르러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일행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코스를 가던 중 인상적인 것은 북악산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출입신청을 하고 방문객용 목걸이 번호표를 받아야 하는 구간이 있었다. 그곳으로부터 이어진 성곽을 따라 계단을 오르는데 중간에 뒤를 돌아보면 서울시내 모습이 무척 아름다운 전경으로 드러난다. 서울 동네길가 평지에서 잠시 산길로 들어서자마자 이런 산중과 시내전망이 금방 펼쳐 보여진다는 것이 많이 새로웠다.


잠시 쉼터에서 쉬는데 한 중년 여성이 밝은 표정으로 내가 쉬고 있는 벤치로 내려 왔다. 말을 걸어보니 싱가포르에서 동생과 함께 서울구경 온 관광객이라면서 서울의 산속에 을긋불긋한 가을경치가 너무 아름답다고 자기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어서 더욱 좋다고 한다. 이 구간은 1968년 1. 21 사태 이후 39년 만인 2007년에야 일반에게 개방된 나도 생전처음 와 보는 비장(秘藏)구역인데 이제 떡 하니 동네사람처럼 쉬고 있는 관광객을 보니 웬지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다음 연결 코스인 낙산공원을 지난 다음 동대문-창의문-국립극장앞까지는 차도에 면한 길가이기 때문에 나는 무리하지 않고 열심히 걷다가 일부 구간을 차로 따라가서 일행을 합류하여 남산으로 올라갔다. 이윽고 저녁 6시경 순성을 마치고 각 팀들이 처음 출발지였던 서울역사박물관으로 다시 모여 들었다. 본부석에 스크린에는 그 사이 만들어진 사진을 스크린에 띄우고 각자의 SNS에 올린 사진에 대한 기념품도 나눠주고 별 사고 없이 모임을 종료할 수 있었다.


성곽을 걸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성(城)이 그 안에 사람을 보호하기도 하지만 그 밖에 사람들에 대해서는 상대적 박탈감을 주기도 했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그것은 도성을 걷기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문화재로서 복원되고 있는 한양성곽 자체는 신기하고 아름다웠지만 그 시대로 돌아가서 성곽 밖의 사람을 생각해 본다면 도성은 닿기 힘든 선망이 될 수 있는 특수지역에 대한 물리적 경계이기 때문이다.


지금 서울에 한국사람이 살 듯이 조선시대에는 조선사람들이 살았고 그 이전에도 우리 선조가 살았었고 앞으로 미래에도 이곳에는 우리 후대들이 살 것이다.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 열심히 노력해서 경제부흥을 이루었는데 양극화라는 복병을 만난 요즈음 한국사회 무엇이 성곽처럼 사람 사이를 가로 지르는 가. 성곽을 걸은 날 사람을 구분 짓는 경계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기사/사진=신순영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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