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로 나간 대학생은 2만8054명. 대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은 ‘취업하려면 해외 어학연수가 필요하다’고 답했을 정도로 해외연수는 대학생에게 필수과정이 돼 버렸다.
그러나 뚜렷한 목적과 철저한 준비가 없다면 자칫 돈·시간 낭비가 되기 일쑤다. 대학생들의 해외연수와 관련,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교환학생과 어학연수를 소개한다.
# 6개월 동안 미국 뉴욕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대학생 박 모씨(26)는 친구들에게 어학연수는 절대 뉴욕으로는 가지 말라고 한다. 학원에 가면 정원 10명인 한 반에 한국인 7명, 일본인 2명, 중국인 1명이라는 것. 학원에 외국인이라곤 강사가 전부이고 한국인만 가득했다고 불평했다.
# 방학 때 토플 학원을 다니며 점수를 만들고 어렵게 교환학생으로 선정된 최 모씨(26)는 지난 학기 캐나다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통계학과였던 최씨는 영어로 수업을 듣고 시험도 봤지만 영어 실력이 많이 늘지 않아 아쉬웠다고 호소했다. 통계학 특성상 영어보다는 수학을 중심으로 공부했기 때문이다. 한 학기에 이수해야 하는 과목이 있어서 학교를 다니는 일 외에는 시간 여유가 없어 회화를 할 시간은 부족했다고 한다.
대학생들이 뚜렷한 목적과 철저한 사전준비 없이 해외연수를 감행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8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대학생들이 영어능력 향상을 위해 해외로 교환학생 또는 어학연수를 가지만 학습 효과 만족도가 높은 경우는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해외연수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환학생과 어학연수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교환학생은 자신의 소속 대학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교환학생으로 선정되면 대학이 지정한 해외 대학에 가서 강의를 듣는 형식이다. 현지에서 수업을 듣고 시험을 볼 수 있는 영어 수준이 요구되기 때문에 교환학생 선발 시 토익, 토플, IELTS 등의 점수를 제출해야 한다. 또한 학교마다 대학 학점이 필요하기도 하다. 보통 1·2학기 정도 다녀오게 돼 6~12개월이 소요된다.
어학연수는 대학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하지만 유학원을 통해 가는 경우가 많고 가는 곳도 해외 대학의 어학원 또는 민간 어학원을 다니게 된다. 영어 회화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되며 2~3개월 단기코스부터 1년 이상의 장기연수까지 다양하다. 교환학생과 달리 어학연수는 재정적 여건 외에 필요한 자격은 없다.
따라서 교환학생은 한국에서와 똑같이 과제 제출, 시험 등이 있고 학점인정도 된다. 모든 환경이 영어지만 수업을 따라가느라 학교를 다니는 일 외에 여행 등을 하기에는 조금 벅찰 수 도 있다. 함께 수업을 듣는 외국인 학우들도 시간표 상 일주일에 한두 번 마주치는 것이 전부라 친구를 만들기도 쉽지 않다.
반면 어학연수는 수업을 듣는 것 외에 큰 압박은 없어 시간 활용 및 생활이 비교적 자유롭다. 어학원에 선생님은 모두 원어민이지만 함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자신과 같이 외국에서 영어를 배우러 온 학생들이다. 어학원에서 같은 반 학생들을 거의 매일 만나기 때문에 금세 친해질 수 있으며 이들과 어울릴 기회가 많다.
어느 나라로 연수를 갈까도 고민이다.
전문가들은 어학연수의 본질이 영어 사용 환경이지만 도시, 시골, 기숙사 생활, 홈스테이 등은 개인의 비용과 취향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어느 곳이든 한 국가 학생이 너무 많은 곳은 피하고 자신이 향상되길 원하는 부분의 프로그램을 갖춘 어학원을 찾아야 한다. 한국인이 적은 곳으로 가기 위해 시골을 택하기도 하지만 한국인이 적은 곳은 사람 자체가 적어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 적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미국은 세계를 이끌고 있는 국가로 야망과 자신감을 습득하기에 좋다. 대학부설기관이 가장 많은 곳으로 선택의 폭도 많다. 한국인 커뮤니티나 한국 학생 비율이 높은 편이며 어학연수 비용인 월 200만~400만원으로 비싼 편이다. 유학비자(F비자)는 필수다.
캐나다는 일반적으로 친절하고 우호적인 국민성을 가지고 있다. 어학연수에서 특별활동 프로그램이 매우 다양하고 전문적이다. 서구 국가 중 뉴질랜드와 더불어 어학연수 비용(월 200만~250만원)이 저렴한 편이다. 대부분 지역에서 겨울철 추위가 심하고 한국 학생의 비율은 높은 편이다. 6개월간은 무비자 어학연수가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학생비자 또는 무비자 연장 등을 해야 한다.
영국은 한국 학생이나 아시아 학생 비율이 적고 유럽 학생 비율이 높다. 지역별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어학연수 비용(월 200만~400만원)이 비싼 편이다. 유럽 여행이 쉽다는 장점도 있다. 6개월간 무비자 어학연수가 가능하고 그 이상은 학생비자를 받아야 한다.
호주는 연간 혹한이 없는 기후조건을 가지고 있다. 과거 캐나다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어학연수를 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비용이 월 200만~350만원으로 미국·영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워킹홀리데이 비자 받기가 가장 수월해 일과 어학연수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필리핀은 1 대 1 수업과 기숙 환경이 가능해 초기 어학연수로 유리하다. 어학연수 비용은 월 120만~150만원으로 가장 저렴하다. 단, 유흥업이 발달해서 경계해야 한다.
인도는 필리핀과 마찬가지로 초기 어학연수에 유리하고 비용(월 120~150만원)도 저렴한 편이다. 유흥업이 거의 없어 어학연수 실패율이 낮고 세계적인 여행국가로 이곳으로 여행온 외국인을 사귈 기회도 많다.
해외연수 전문가 김태형씨는 “비용, 영어능력, 개인의 취향으로 국가를 선택한다. 영어 능력이 부족한데 서구 국가로 바로 갈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최근 인도는 필리핀과 비슷한 형태의 어학원이 운영되고 있으며 필리핀보다는 유흥 환경이 적어 인도에서 성공적으로 어학연수를 마친 학생들이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기사=아시아투데이 (조이시애틀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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