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내과 전문의가 달달하고 기름진 음식을 반복적으로 찾게 되는 진짜 이유에 대해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23일 구독자 138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의 우창윤 내과 전문의는 비만의 지름길로 가기 쉬운 ‘가짜 식욕’에 대해 언급했다.
우 전문의는 “진짜 배가 고파서 먹다가 살이 찌는 경우는 의외로 드물다”며 “현대인들은 불안하거나 외로워서 살이 찐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관계가 소중한 사람일수록, ‘외로움’은 뇌에서 신체적 고통과 유사한 방식으로 처리된다”며 “그 고통과 불안함을 달래고자 달달하고 기름진 음식을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달달하고 기름진 음식은 뇌에 ‘중독이 되는 진통제’처럼 작용한다”며 “심리적인 이유→반복되는 달달하고 기름진 음식 섭취→습관화→중독, 이런 싸이클이 돌아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달달하고 기름진 음식을 자꾸만 먹는다면 혹시 내가 불안함이나 외로움을 잘 느끼는 성향은 아닌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로움 많이 느낄수록 ‘배고픔’ 호르몬 높아
실제로 여러 연구들도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 델라웨어대학교 심리학 및 뇌과학부 연구팀에 따르면 외로운 감정에 빠지면 평소보다 심한 공복을 느끼게 되고 이로 인해 음식 섭취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연령이 53세인 여성 4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고 답한 여성들이 그렐린 수치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 그렐린은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으로, 이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면 식욕이 증가한다.
또한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연구에서도 대인관계에 스트레스를 느끼는 여성들은 그렐린 수치가 높고, 렙틴 수치는 낮은 경향이 있었다. 렙틴은 그렐린과 반대로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애 대해 “사회적인 유대관계가 단절되거나 외로움을 느끼게 되면 식사가 유대관계를 높이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을 우리 몸이 기억하고 자연스럽게 배고픔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가짜 식욕’ 벗어 나려면 “갈망과 허기 구분해야”
전문가들은 이같은 ‘가짜 식욕’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갈망’과 ‘허기’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중독심리학 전문가 저드슨 브루어 미국 브라운대 교수는 “식탐은 약한 의지력 탓이 아니라 ‘뇌에 고착화된 습관 회로’”라며 식탐을 이겨내기 위해선 “‘억제’나 ‘통제’가 아니라 뇌가 움직이는 방식을 이해하고 식습관 회로를 재설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먼저 무언가를 먹고 싶다는 갈망이 들었을 때 몸과 마음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들여다보고 먹는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알아차려야 한다.
그 다음에는 오래된 식습관 회로를 끊어내고, 먹는 행위보다 보상 가치가 더 높은 행동을 찾아 새로운 식습관을 설정해야 한다. 먹는 행동이 스트레스 혹은 우울에 대한 본질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잘못된 습관 회로에서 빠져나와 유익한 습관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브루어 교수는 “자신에게 정서적으로 만족하지 못하면 ‘먹고 자책하고 또 먹는’ 사이클을 반복하게 된다”면서 “자신을 너그럽게 대하는 ‘자기 친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사제휴=미주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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