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초 어느날 아버님의 은사 중 한분이신 고 강태국 목사님이 찾아 오셨다.
목사님은 서울 불광동에 성서중앙교회 담임목사로 성서신학 교장으로 나이가 드시어 후임자를 찾다가 결국에는 아버님에게 부탁하러 오시었다. 신학교에서 수많은 제자들이 배출되었지만 무슨 연유에서인지 아버님을 찾아와 간곡히 부탁하셨다.
아무래도 아버님이 한참 전 신학교 초기에 수많은 땅을 학교 재단으로 만들어 기부한 일이 큰 영향을 주었으리라 생각된다. 고심 끝에 아버님은 한국에 가시기로 결정을 하고 성서중앙교회 제2대 담임목사로 부임하시며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그곳으로 가셨다.
아버지는 많은 교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언제나처럼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해 목회를 하셨다.
교인들은 담임 목사를 사랑하며 목회자는 교인을 아끼고 보호하며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자 모든 권한을 주고 일체 참견을 안하시겠다던 원로 목사님이 계속 교회에 참석하시어 조금씩 참견을 하기 시작하였다.
어려서 부터 목사님의 그늘에서 지낸 몇몇 중진들이 원로 목사님 의견에 따르며 조금씩 거리가 생기기 시작하자 언제나처럼 아버님은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3년 조금 넘어 그간 받은 봉급의 3분의2 이상을 모아 교육관 증축에 헌금으로 내시고 미련 없이 사임을 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셨다.
그리고 마치 시애틀로 돌아오신 아버님을 기다렸다는 듯이 시애틀에서 1시간반 거리에 있는 옥하버라는 곳에 한인교회가 창립되어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약 2년간 매주 그곳으로 가 예배를 드리며 온 교인이 한 가족처럼 아끼고 주님을 섬기는 일에 충성을 다하였다.
그렇게 80년대는 아버님에게 한국에서의 잠시 목회와 다시 미국에서의 목회를 하게 하고 인생의 마지막 노년기에 잠간의 휴식만을 취하게 했다.
하나님은 쓰고자 하는 자는 그대로 두지 않으시는 것 같다.
김충일
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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