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애틀항만청과 타코마항만청은 한국의 부산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가 참여한 한·미 ‘녹색해운항로(Green Shipping Corridor)’ 구축을 위한 5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양국을 잇는 주요 해상 교역로의 탈탄소화와 지속가능한 항만 운영을 목표로 한 역사적 합의로 평가된다.
18일 샘 조 시애틀항만위원에 따르면 이번 MOU 체결을 위해 부산항만공사 송상근 사장, 울산항만공사 변재영 사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시애틀을 방문해, 시애틀항 본부에서 공식 서명식을 진행했다. 한·미 양국 항만 리더십이 한자리에 모여 장기간의 협력 성과를 제도화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
이번 협약은 3년에 걸친 협력의 결실이다. 협력의 출발점은 2022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였다. 당시 시애틀항 항만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한 조 위원은 존 케리 전 미국 국무장관 겸 기후특사와 함께 ‘녹색해운 챌린지(Green Shipping Challenge)’를 공식 발표하며, 한·미 항만 간 협력의 물꼬를 텄다.
이후 5개 기관은 사전 타당성 조사를 공동 수행하며 실질적 협력 방안을 구체화해 왔다. 특히 협약 성사를 위해 조 위원은 수차례 한국을 방문하며 부산항만공사와 울산항만공사 관계자들과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MOU는 단순한 선언을 넘어, 녹색해운회랑 구축을 위한 공식 파트너십을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협약에 따라 참여 기관들은 ▲인프라 개선을 통한 탄소 배출 저감 ▲무탄소·저탄소 연료 전략 정렬 ▲연료 저장 및 벙커링 역량 강화 ▲안전 및 규제 체계 정비 ▲항만 운영 디지털화 프로세스 ▲데이터 및 모범 사례 공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해당 프로젝트를 주도해온 조 위원은 “한인으로서 이번 프로젝트는 재임 기간 중 가장 의미 있고 중요한 사업 중 하나”라며, “미국이라는 고향과 대한민국이라는 뿌리의 나라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어 큰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리는 함께 ‘미래의 항만’**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협약 발표는 APEC 정상회의 이후 한·미 간 통상 협의 일정을 고려해 공개 시점이 다소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MOU 체결을 계기로 한·미 양국 항만은 기후 변화 대응과 친환경 해운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 모델을 구축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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