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고래(Whale)'를 쓴 작가 천명관이 지난 7일 저녁 시애틀 중앙도서관에서 한인 등 지역 독자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
화제의 소설 '고래(Whale)'를 쓴 작가 천명관이 지난 7일 저녁 시애틀 중앙도서관에서 한인 등 지역 독자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올해 영국 최고 권위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The International Booker Prize) 최종 후보에 오른 천 작가는 이날 청바지 차림으로 나와 작가이기도 한 조희경 워싱턴대학(UW) 아시아언어문학과 부교수와 마주 앉아 작품 '고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밝혀 큰 공감을 얻었다.
최시내 박사가 통역을 맡은 이날 북토크에서 천 작가는 먼저 이 소설의 한 구절인 "그들은 영화를 통해 인생을 이해했으며 영화는 부조리한 실존에 질서를 부여해주었다...모든 미국적인 것은 아름답다"라는 내용을 낭독했고 미국인 참석자들을 위해 사회자가 영어로도 낭독했다.
그는 책을 낸지 거의 20년만에 북토크를 갖는 감회를 묻자 "책이 출간되고 나서 한번도 읽어본 적이 없다. 사실 19년간 고래를 잊고 살았다.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기내에서 다시 책을 읽으며 어느 부분은 놀랍기도 하고 어느 부분은 너무 유치해서 손발이 오그라들기도 했다"면서 "소설을 쓸 당시에 특별한 목적 없이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을 썼다. 미친듯이 날뛰는 상상력을 미친듯이 단시간에 쓴 사춘기의 상상력이어서 다소 거칠다"고 말했다.
소설의 제목을 '고래'로 정한 배경에 대해 천 작가는 원래 자신의 제목은 '붉은 벽돌의 여왕'이었으나 '고래'로 바꿔 출간됐다며 이는 "출판사의 의지였다"고 소개했다.
이 책은 김치영씨 번역으로 올해초 영문판이 나왔다. 천 작가는 "번역자가 '고래'가 출간된 다음해인 2005년에 재미있게 책을 읽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번역작업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
| 화제의 소설 '고래(Whale)'를 쓴 작가 천명관 |
자신의 작품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한국 평론가들 대부분이 평론을 피했지만 독자들은 좋아해 화제가 된 소설이었다고 말했다.
"등단한지 20년이 됐지만 아직도 작가라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는다"고 밝힌 천 작가는 "고등학교 시절 책은 많이 읽었지만 한 반 58명 가운데 58등을 차지할 정도로 공부에는 관심이 없었다. 집중을 하지 못해 지금도 차분하게 앉아 글쓰는 일이 어렵다. 재미있어야 몰입할 수 있기 때문에 작품을 많이 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독자가 유년시절의 꿈을 묻자 천 작가는 한국의 많은 어린이들과 같이 '대통령'이었다고 밝히고 좋아하는 작가로는 일제 강점기 소설가 김유정이라면서 자신이 그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천 작가는 잠을 잘 이루지 못해 작가가 됐다는 말도 했다. "뭔가 실패를 해서 절망감 등으로 잠을 잘 못자는 것 같다"며 잠을 못이루면 자리에서 일어나 글을 쓰곤했다고 말했다.
"소설은 실패의 이야기"라고 단정한 천 작가는 하버드를 졸업한 작가 존 업다이크의 소설 등을 많이 읽으면서 삶이 별거 없고 자신의 삶만 지지부진하진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위로를 느낀다며 "내 소설을 읽고 다른 사람들도 위안을 얻기 바란다"고 했다.
'고래' 영문판 출판사인 아치펠라고 북스 후원으로 서부지역 북투어 중인 천 작가는 샌프란시스코에 이어 시애틀을 방문했고 이어 LA와 달라스를 찾아 독자들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저작권자 ⓒ 조이시애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www.joyseattle.com/news/53330
Powered by Newsbuild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