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한 엘사의 엄마는 엘사에게 학교를 그만두게 하고 집에서 두아이를 키우게 하고 엄마와 젊은 아빠는 생활비를 벌러 다녔단다.
이때의 나의 질문: 엘사, 아기 아빠가 누구라고 얘기하지 않았어?
엘사: 아니요. 얘기를 할 수가 없었어요. 얘기를 하면 의붓아빠가 엄마와 동생을 버려두고 떠날텐데 영어를 전혀 못하는 엄마가 경제적 능력이 부족, 자기 아들과 자기와 동생을 먹여살릴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나의 질문: 그럼 한집에서 5명이 살았던거야?
엘사: 네
나의 질문: 그럼 젊은 의붓아빠는 어떻게 너를 대했지?
엘사: 그냥 전처럼 그리고 아무일도 없는 것처럼 함께 지냈어요.
나의 질문: 그럼 그이후로도 의붓아빠와의 관계가 지속되었던거야?
엘사: 아니요 내가 아들을 낳고서는 나에게 남자친구가 생겨서 의붓아빠에게 말했어요. 앞으로도 자기를 가까이 한다면 엘사는 엄마에게 말할꺼라고..
나의 질문: 아직까지 엄마에게 말안했어?
엘사: 아니요. 그런데 엄마는 알고 있어요.
나의 질문: 알고있는데 아무조치도 취하지 않았어? 이때에 엘사는 잠시 눈을 감더니 별안간 몸을 부르르 떨더니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얘기를 한다.
엘사: 그렇지. 레지나, 어떻게 엄마라면서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냐고요. 내가 엄마가 되어보니 이 아이를 위해서라면 죽으라면 죽을 판인데 아니 어떻게 엄마라는게 자기 딸이 성폭력을 당해서 아이까지 낳았는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아무리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이해가 안되요.
레지나 생각해보아요. 레지나, 레지나는 엄마세요? 레지나는 나같은 나이의 딸이 있나요? 만일 당신의 딸이 그런 일이 있었다면 어떻게 할건데요? 우리 엄마처럼 입다물고 숨죽이며 살건가요?
엘사는 벌떡 일어나서는 몸을 바닥에서 점프하면서 발로 땅을 치면서 벌떡 벌떡 뛰더니 숨이 가빠지면서 울기 시작했다. 나는 우는 엘사에게 엘사 실컷 울어! 많이 울어!라면서 엘사의 눈물을 도왔다.
그렇게 엘사는 3시간을 나의 사무실 상담실에서 울고 울기를 하였다. 엘사는 너무나 울다 나중에는 숨을 쉬기가 곤란할 정도였고 너무나 울어서 심장이 아팠는지 가슴을 부여잡고 힘들어하길래 사무실 후런트 테스크로 전화를 걸어 쿠션하고 물병을 을 갖다 달라고 부탁했다. 두시간째나 울고 있는 엘사의 가슴에 큐션을 안게 해주고 물병을 옆에 놓아주며 엘사의 터진 홍수같은 아픔의 눈물이 더나오기를 기다리고 기다렸다.
엘사와 나와의 상담시간은 2시였는데 이미 퇴근시간이 가까운 5시가 넘어섰고 우리 상담실 안이 걱정이 되고 궁금한 우리 사무실 동료들은 상담실 너머의 창문으로 상담실 안을 살펴보면서 걱정하는듯 하였지만 나는 눈길로 그들에게 싸인을 보내며 우는 것을 방해하지 말라고 하며 엘사의 한많은 울음이 다 토해져 나오기를 기다렸다.
3시간이 한참 넘어서고 하늘엔 어둑어둑 어둠이 깔릴때 즈음 엘사는 울음을 멈추고서는 기진맥진하여 일어서지도 못하는 것을 나는 엘로우 택시를 불러서 엘사를 집으로 보내고는 잠시 사무실에 앉아서 엘사를 위한 플랜을 짜기 시작했다.
아직도 짐승같은 의붓아빠와 함께 살고있는 엘사를 위하여 가정폭력 희생자들이 살 수 있는 저소득층 보호지역으로 엘사와 엘사의 아들아이를 옮기는 일, 엘사에게 일자리를 찾아주는 일, 엘사와 그 아들아이를 교육받을 수 있게 하는 일, 마지막으로 그 의붓아빠에게 벌을 주는 일이다.
엘사의 집을 옮기고 엘사에게 그로서리 가게의 델리에서 멕시칸 음식을 조리하는 일을 하게 하고 저녁으로는 영어학교에 보내고 아들아이는 새로이 이사간 집 근처에 있는 학교에 입학시켰다. 엘사는 점점 밝아져갔다. 그리고 해야할 일은 의붓아빠를 벌주는 일이다.
엘사와 엘사의 엄마를 설득하여 형사를 만나게 하고 결국 그 의붓아버지는 미성년자를 성폭력한 죄로 감옥에 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의붓아빠는 징역 38년을 받게 되었다.
엘사의 엄마를 설득하는 일이 제일 어려웠다. 거의 남편의 수입에 의지하고 살아왔던 가정이어서 경제적 고통이 너무나 두려웠던 것이었다. 이들에게는 가정폭력 희생자들이 받을 수 있는 베네핏을 찾아주고 이들이 이곳에서 살 수있는 영주권 신청 무료 법률 프로그램을 통하여 만들어줬다.
엘사의 엄마는 남편이 했던 일이 세상에 알려질 경우 아무도 모르게 살아왔던 그좋은 아빠의 모습이 좋은 남편의 모습이 사회에 알려져 소문이 나면 가족들이 당해야할 죄스러운 마음이 넘무나 불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삼촌과 조카로 만나게 된 두 아이들을 납득시키는 일이 너무나 어려운 과정이었다.
그러나 모두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라면 덮어야 할 일이 아니었다. 잘못한자가 그것도 자녀를 성폭력한자를 그대로 놓아둔다면 그 자녀들 그리고 관계된 모든 사람들의 삶에 혼돈이 올 것이다.
그리고 엘사만이 아니 또다르게 당한 이들도 있을터인데 그들의 정당한 삶의 권리는 없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상처받은 자들이 살아가야 하는 삶은 너무나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상처로 인하여 평생 동안 정신적인 병을 앓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하여 그들의 삶은 피폐해질 것이다. 외상증후군으로 우울증이나 심하면 조울증 또는 망상까지도 이를 수 있고 폭식, 인간사회관계의 어려움 등등...
엘사와 나하고의 만남이 9개월이 되는 동안 나는 엘사를 매주 만나며 그 잘못이 너의 잘못이 아니었으며 너는 절대로 행복하고 존귀하게 살아야할 이유가 있으며 너의 자식은 네가 엄마니까 네가 키우고 싶다면 최선을 다해서 키울 것인데 물론 우리는 그것을 옆에서 도울 것이다.
그리고 너의 삶을 이렇게 만들어 놓은 짐승같은 의붓아빠에게 벌을 주는 일이다. 이 모든 과정이 9개월이 걸렸었다.
엘사는 그로서리 델리에서 멕시칸 음식을 만들며 영어도 배우고 또한 좋아하는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는데 그림을 그리면서 놀라웠던 점은 엘사의 탤런트였다. 엘사는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었다. 엘사가 그리는 동물의 눈은 살아있는 동물의 모습 같았다.
동물들의 눈에 담겨있는 표정들이 엘사가 밝아지기 시작하면서 점점 더 밝아져 갔다. 엘사는 작은 동물들을 주로 그렸는데 나는 엘사에게 가끔씩 페인트와 종이를 사주면서 그림 그리는 것을 격려하고 엄마를 떠나서 멀리 떨어져 살고 싶어하는 엘사를 돌보고 싶다. 어쩌면 우리의 동행은 평생을 함께 걸어가야 하는지도 모른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 근처에 아파트를 얻어주고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엘사를 방문한다. 내가 방문할 때마다 엘사는 자기의 솜씨를 발휘하여서 맛있는 홈메이드 토티야로 만들은 음식을 나에게 싸주고는 한다.
나는 엘사가 싸준 음식을 모아서 또다른 히스패닉 고객을 방문하며 음식을 나누고 그들에게도 같은 여유가 있기를 바래본다. 엘사는 오늘도 그 악몽같은 시간들을 뒤로 하면서 평온하게 그림을 그리고는 하다가 나에게 전화를 한다.
그리고 말을 한다. 하이 레지나, 사랑합니다(Hi Regina, Te Quiero!)
레지나 채
소셜워커, 워싱턴가정상담소 소장
이메일:
chaelee8@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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