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에 물집이 생기고 혓바닥이 갈라졌다. 길도 모르고 일처리 하는 방법도 새롭고...
엄마가 남기신 건물과 유산정리 등으로 여기저기 관공서 찾아다니고 일처리 잘 몰라서 변호사 면담하고 식사때를 놓치기가 다반사 또 혼자서는 식당에 잘 못가는 탓에 점심을 거르고 늦은 저녁을 먹고 자게 되고 하다 보니 머리칼이 수북히 빠지고 입가가 다헐고.
틈틈히 아는 분들 만나고 하다 보니 기력이 빠져서 어느날은 그냥 죽은듯이 잠을자고 일어나려니 일어나지지가 않는다.
시골 사촌 오라버니가 삼뿌리를 갖다 주셨다. 오빠는 평생을 농사를 지으신 분이다.
봄, 여름, 가을에는 농사일로 바쁘게 지내시고 겨울이면 염소를 키워 염소상을 하시는데, 내가 국민학교 6학년때에 대전에서 서울 우리 형제들 유학하는 곳까지 염소를끌고오셔서 우리집 뒤뜰에서 염소를 묶은 다음 염소 입에다 소금 한바가지를 부어서 죽이는 것을 목격한 내가 이 오빠의 바지자락을 붙잡고 울며불며 우리집에서 나가라고 난리를 치던 기억이 난다.
그 염소는 엄마의 주문으로 겨울이면 감기에 페렴을 달고 사는 나에게 먹이려한 보약이었는데 난 어쩌다 열어 본 커다한 무쇠솥에서 눈썹이 너무나도 길고 아름다운 염소머리를 본 이후로 너무나 큰 충격을 받고 염소탕을 절대로 먹지 않아서 엄마가 강제로 먹이려는 것을 입을 앙 다물고 죽으면 죽으리라 먹지않았던 기억이 난다.
오빠는 내가 기념으로 사진을 함께 찍자면 손사래를 치며 저만치 도망을 가셨다. 충청도 말로 왜 그랴? 난 사진 안찍는디. 사진찍으면 혼빠지는디...
그런 오빠가 내가 아픈 허리 때문에 절절매는 것을 눈치채시고 내 입가에 생긴 물집을 보시고 조카 한의사에게 연락을해서 허리 치료하게 하고 염소는 안먹을테니 삼을 먹으라며 삼뿌리를 가져다 주셨다.
수삼뿌리를 깨끗이 씻어서 차가운 얼음물에 담가놓은 다음 엄마가 기르시던 부추를 잘라놓고 양파를 가로 썰기로 썰어서 얼음물에 잠깐 담가 놓은 후 소스를 만들었다.
마침 엄마집에는 귤로 만들어 놓은 귤청이 있었다. 재료들을 얼음물에서 건져내어 놓고 귤청에 사과 식초와 마늘 갈은것 소금을 섞어서 소스를 만들어 삼뿌리 샐러드에 뿌린 다음 견과류를 살살 뿌리고 방울토마도 한알 올려놓으면...
보암직도하고 먹음직스러운 수삼샐러드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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