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곳곳에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미국 서부 해안 지역에서는 이례적으로 ‘냉(冷)여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국립기상청(NWS)을 인용해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7월 평균 기온이 화씨 59.4도(섭씨 15.2도), 인근의 새너제이는 화씨 67.5도(섭씨 19.7도)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이는 여름철 평균 기온으로는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NWS 샌프란시스코베이 지역 지소는 “올해 6~7월의 일일 최고 기온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며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여름이 이처럼 서늘했던 마지막 해는 1982년, 국제공항 기준으로는 1965년”이라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북동부의 오클랜드에서도 이달 들어 화씨 75도(섭씨 23.9도)를 넘긴 날은 단 하루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 2월 같은 수준의 기온이 세 차례나 기록된 것과 비교하면 올여름이 오히려 겨울보다도 낮은 셈이다.
기상학자 매트 멜레는 이러한 이상 현상에 대해 “기록적 추위는 아니지만 이 정도로 쌀쌀한 여름은 20~30년 만”이라며 “비슷한 날씨 패턴은 1990년대 후반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또 “보통 더운 날씨를 유도하는 계절성 고기압대가 올해는 평년보다 서쪽으로 치우쳐 있다”며 “이로 인해 태평양 북서부와 캘리포니아에 저기압대가 자리해 구름이 많고 기온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기압대의 이례적인 위치가 연안 용승을 강화해 차가운 해수가 표층으로 올라오고, 이 바람이 육지로 불어와 기온을 더 낮추고 있다”며 “특히 샌프란시스코 만 앞바다와 포인트 레예스 서쪽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덧붙였다.
예상치 못한 한여름 추위에 관광객들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점퍼와 머플러를 구매하며 추가 지출을 하고 있다고 지역 언론은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은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LA 지역에서는 지난 6월 중순 잠시 화씨 86도(섭씨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나타났지만, 이후로는 뚜렷한 폭염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륙 지역은 지난해 여름 화씨 104도(섭씨 40도)를 넘는 날이 여러 차례 있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86도F(30도C) 이상을 기록한 날조차 손에 꼽을 정도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여름이 끝난 것이 아니라며, 8월부터는 기온이 다시 급상승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 북동부 지역에는 현재 폭염 경보가 내려졌다. 뉴욕 일부 지역은 전날 최고 기온이 86도F(30도C)를 기록했고, 습도를 반영한 체감 열지수는 약 화씨 100도(섭씨 38도) 수준까지 올랐다.(기사제휴=미주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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