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을 바로 앞두고, 평택에 있는 송탄관광특구에 갔다. 이곳을 송프란시스코이니, 한국 속의 미국이니 하면서 미국을 당일 일정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데 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3대 햄버거 맛집, 부대찌개나, 당면떡볶이 분식집 등 한국인에게 친숙한 음식들의 유혹에 동하기도 했다.
송탄관광특구는 신장지구와 서정지구로 나뉘는데, 내가 간 곳은 신장지구이다. 이곳은 평택시 송탄에 있는 오산 공군기지 [K-55] 앞에 위치한 상가 거리로 약 300미터의 보행자 전용 도로에 휴식과 쇼핑을 위한 다양한 상점들이 이어져 있다. 입구는 아치형으로 꾸며져 관광상가로서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1호선 지하철을 타고 구로, 안양, 군포, 수원, 오산을 지나 드디어 송탄역에서 내렸다. 단시간에 모든 것이 낯선, 그러나 역시 우리나라이기에 근본적으로 관통하는 것이 같은 또 다른 지역의 한국에 던져진다. 어떤 부분이 미국 같다는 것일까? 왜 또 샌프란시스코와 뭐가 같다는 것일까? 잘 모르겠다.
미국을 가봤다 해도 송탄 미군부대 앞 거리와 뭐가 같은지는 알 길이 없다. 그런데 확실히 미군으로 보이는 앳된 얼굴의 청년들이 이 거리의 주요 구성원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들은 건강하고 단련된 모습이었고, 내 기준으로 다들 예뻤다. 그 반짝임은 그들의 이십 대 초라는 나이에서 올 수도 있고 순수한 열정과 헌신이 한국이란 나라와 인연이 되어 소중한 시간을 잘, 그리고 성장하는 모습으로 통과해야 한다는 국가를 배경으로 한 개인의 노력과 신념이 잘 뭉쳐진 그들의 똘망똘망함으로 나타난다.
가끔 아이와 함께 지나는 여군이든 남자이든 커플이든 가족을 이룬 그들의 모습은 더 애틋하게 보인다. 그들에게 이 거리는 어떻게 기억될까?
벌써 작년이 되었지만, 영국의 해리 왕자가 자서전, ‘스페어’에서 아프간전에 참전해 아파치 헬기를 몰면서 25명을 사살했다고 공개한 일화가 생각난다. 보복 가능성을 우려하는 군 전문가들은 그의 발언이 부적절한 발언이라 비판했고,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탈레반은 해리 왕자를 국제법정에 보내야 한다고 분개하였다.
그러나 해리 왕자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나쁜 사람들이 착한 사람을 죽이기 전 먼저 제거된 것이라고 하였다. 탈레반 측은, 해리 왕자를 늘 기억할 것이며 아프간인들은 무고한 국민을 죽인 것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英 해리왕자 “아프간전서 25명 사살” 탈레반 “국제법정 회부해야” (chosun.com) 조선일보 2023.01. 06).
헬기를 몰며 체스판에 말을 없애는 것 같다는 해리 왕자의 표현은 그동안 봐온 그의 수많은 이미지를 제치고 정지한다. 아군이든 적군이든 나이팅게일에게 환자는 같은 치료의 대상이듯, 우리의 관심은 전쟁일지라도 부인할 수 없는 다 같은 사람이다.
우리의 본질은 그저 이 관광특구 거리가 제공하듯, 몸을 데울 음식을 찾고 마음을 감쌀 옷을 구하고, 그리고 좋은 꿈을 꿀 따뜻한 침구를 챙기는 보통 사람의 피가 진하게 흐른다.
유명한 한 케밥 집에서 케밥을 시켰는데 커피가 없어서 대신 유일한 따뜻한 음료인 터키쉬티를 시켰다. 주인이 의외로 자기가 대접하겠다면서 찻값은 받지 않았다. 메뉴에 가격도 있고 카드 결제하는 자동화 시대인데도 그는 굳이 나에게 자기 나라 차 한 잔을 대접하였다.
마치 지난해 울릉도에 갔었을 때 길갓집의 한 할머니가 타 주신 커피믹스처럼 사람의 정성을 거친 온도가 전해진다. 치킨 케밥은 맛이 있었고 터키 티도 참 따뜻했다.
어제 (2024년 12월 3일 오후 10시 27분)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다, 국회의 표결 (2024년 12월 4일 오전 1시 2분)에 의하여 2시간 35분 만에 철회되었다. 내 손안에 권한이 있는데 쓰지 않는다는 것은 어려운 것일까?
앞으로 어떤 정치적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더라도 국민은 보통 사람의 자유와 행복을 선택하고 지켜나갈 것이다.
신순영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원
고려대 농학박사
soonyoung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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