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수속 중 남편에 납치돼 숲 속으로 끌려가 생매장될 뻔하다 극적으로 탈출, 목숨을 구한 워싱턴주 레이시의 한인 여성이 입이 덕테이프로 막힌 상태에서 애플워치를 통해 911에 신고했던 당시의 목소리와 주변 감시카메라 모습 등을 경찰이 공개했다.
2일 Q13 폭스뉴스에 따르면 안재경(53) 씨가 부인 안영숙(42) 씨를 납치해 태운 밴차량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차 바로 옆을 지나는 모습이 주택가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에 잡혔다.
밴에 강제로 태워진 안영숙씨가 덕테이프로 재갈이 물린 채로 손목에 차고 있던 애플 워치를 이용해 911에 신고, 911 디스패쳐와 통화한 내용도 그대로 공개됐다. 하지만 당시에 안씨는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이어서 신음소리만이 들렸다.
레이시경찰에 따르면 남편 안씨는 이혼과 관련된 돈 문제로 다투다 부인을 폭행한 후 납치해 숲속으로 끌고가 19인치 깊이 구덩이에 밀어 넣은 후 생매장하려 했다.
신고를 받고 안씨 집에 출동한 경찰은 당시에 용의자가 탄 차량을 알지 못해 안씨의 밴이 바로 옆으로 지나갔음에도 알아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911통화 기록의 마지막 부분에는 다시 집안으로 들어온 남편의 목소리도 들린 것으로 기록됐다.
911 통화에도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 없었던 경찰은 현장에 도착, 안영숙씨의 집 안으로 들어갔으나 이미 남편이 안씨를 납치해 밴에 태우고 떠난지 수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안재경씨가 부인이 차고있던 애플 워치를 망치로 부쉈지만 다행히 전화가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졌던 것으로 경찰의 수사보고서에 기록됐다.
부인을 납치해 가둔 안재경씨가 잠시 방에서 나와 납치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밴을 가라지에 들여놓는 동안 안영숙씨가 애플 워치로 911에 신고를 하고 자녀와 친구에게 긴급 경고 메시지도 보냈다.
안영숙씨는 손이 묶이고 입에 재갈도 물렸기 때문에 신음소리 외에 별다른 말을 할 수 없었지만 디스패쳐는 뭔가 문제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경찰관들을 집으로 보낸 것으로 기록됐다.
당시에 디스패쳐는 "제가 도움을 드리도록 할테니 감시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발신지 추적을 통해 안씨의 주소를 확인하고 주소가 맞는지 묻고 지금 위험에 처했는지 묻기도 했다. 안씨는 입에 재갈이 물린 상태지만 '예스'와 같은 목소리를 냈다는 것이다.
남편 안씨는 부인을 납치해 집에서 7마일 정도 떨어진 숲 속으로 끌고가 부인을 구덩이에 밀어넣은 후 흙과 나뭇가지 등으로 덮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남편이 칼로 부인의 가슴을 찌르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시간 뒤 해가 지자 안재경씨가 밴 안으로 들어가 인기척이 없자 안영숙씨가 구덩이에서 기어나와 30분 정도 숲속을 달려나와 길가의 한 주택에 들어가 도움을 요청, 겨우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집주인의 911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안영숙씨가 주택의 창고 뒤에 웅크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에 따르면 안영숙씨는 자신 앞에 나타난 사람들이 경찰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들에게 달려가 도움을 요청하며 미친 듯이 경찰관을 붙잡고 "남편이 나를 죽이려고 한다. 제발 도와달라"고 울부짖었다.
이어 경찰은 안영숙씨가 가리킨 숲 속을 수색, 약 6시간만에 안재경씨를 발견해 부인을 생매장하려 한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수거한 덕트테이프에 붙어 있던 애플 워치 파편도 발견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안재경씨는 지난 1일 법정에 출두,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안재경씨는 보석금 없이 구금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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