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애틀 지역 오피스 시장은 재택근무자들의 복귀만 이루어지면 공실률이 점차 해소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지배적이었지만 실제 상황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시애틀 도심 오피스의 3분의 1 이상이 여전히 비어 있으며, 그 배경에는 단순한 근무 형태 변화가 아닌 고용 감소라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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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뷰 다운타운의 오피스 빌딩도 공실률이 25%에 육박하고 있다. |
워싱턴주 고용안정국(ESD) 자료에 따르면, 2022년 하반기부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등 시애틀 오피스를 채워왔던 핵심 직종에서 채용이 둔화하거나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체 지역 고용은 2022년 이후 0.5%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정보 분야 고용은 9% 감소했으며, 컴퓨터 시스템 설계 관련 일자리는 무려 12% 줄었다. 이는 지난 10여 년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등 대형 IT 기업 간 인재 전쟁으로 해당 분야 고용이 폭발적으로 늘었던 흐름과 정반대다.
이 같은 고용 위축은 곧바로 오피스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2012년 이후 10년 동안 시애틀 지역 오피스 공급은 18% 증가해 약 3,100만 평방피트가 새로 지어졌다.
특히 다운타운과 사우스 레이크 유니언 지역은 건물 규모가 30% 가까이 확대되며 ‘핫스폿’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2022년 이후에도 신규 오피스 건설은 멈추지 않아, 현재 시장에는 필요 이상으로 많은 공간이 공급된 상황이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콜리어스에 따르면, 현재 시애틀 전체 오피스의 32%, 도심 지역은 37%가 공실 또는 서브리스 물량으로 남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벨뷰에서 200만 평방피트가 넘는 공간을 비우고 새롭게 확장된 레드몬드 캠퍼스로 통합했고, 메타와 아마존 역시 벨뷰 사무실 일부를 축소하거나 신규 타워 건설을 중단했다. 이로 벨뷰 지역도 공실률이 25%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수년간 오피스 시장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스티븐 부라사 워싱턴대학(UW) 부동산연구소 소장은 “팬데믹 이후 지어진 오피스는 사실상 수요가 없는 상태”라며 “기업들이 오히려 공간을 줄이고 있어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팬데믹 초기, 원격근무 수요와 온라인 서비스 폭발적 성장으로 인해 기술 인력 채용이 급증하면서 오피스 수요가 곧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대형 IT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고용 위축이 현실로 드러나면서, 시애틀 오피스 시장은 복귀 정책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수요 기반 자체의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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