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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01/02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 2023년 보신각에서 새해맞이


호랑이 그림 달력 12장을 찢어내는 동안 한 해가 흘러갔다.

12월 31일 밤 12시에는 보신각에서 33번 종을 친다. 한번 들러보고 싶었다. 바로 종로에 가서 추운 데 떠는 것보다 홍대 입구에 가서 거리의 밝음을 조금 쪼이고, 그리고 고전적인 종각(보신각)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2022년 12월 31일 밤 10시에도 지하철은 정상 운행이어서 좋았다. 흥청거리는 느낌은 없었다. 차분한 분위기의 열차 안으로 점점 외국인과 20·30대 승객이 늘어나는가 했더니 곧 목적지인 홍대입구역에 도착했다. 

큰길 안쪽으로 반짝이는 상점들과 탄력 있는 발걸음이 교차하는 거리를 얼마간 걷다가 다시 종로행 시내버스를 탔다. 버스는 평소 노선을 변경하여, 광화문에서 좌회전하여 안쪽 길인 율곡로에서 낙원 상가를 거쳐 종로 3가에 정차하였다. 

종각 방향으로는 차량이 통제되었고, 보행자들은 보신각 쪽으로 몰려들었다. 차로에 농악대가 소리를 내고 있었고 그들은 전진이 막혀 있었다. 많은 경찰이 군중이 밀집되지 않게 길을 터 주었다. 119도 나와 있고, 구급차도 보이고, 무엇보다 보신각을 앞에 두고 바로 무대 쪽으로는 더 갈 수 없게 길을 막아서 대신 대형 화면을 통해 타종 행사를 구경할 수 밖에 없었다.

어디선가 군중 속에서 20초부터 카운터 다운을 시작했다. 20, 19… 5, 4, 3, 1~ 내 뒤에서 한 소녀가 맑은 목소리로 크게 소리쳤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러나 그 말을 받아 같이 소리치거나 환호하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주변에 외국인이 많아 듣지 못했을까? 나는 새해 인사에 반갑고 공감했지만, 이런 군중 속에서 압사가 났던 얼마 전 이태원 참사와 유족의 마음이 떠올라 추모의 묵념에 잠겼다. 새해는 계속되고 살아 있는 사람들은 지난 잘못을 고치려 노력하며 또 살아낼 것이다.

공감은 쉽지 않고, 서로의 입장은 다르고, 그런 가운데 아픔을 드러내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잘 꿰맞춰 살아가는 이 외형만이라도 더 나빠지지 않았으면! 장점을 많이 추어주면 어느새 단점은 사라지게 된다는 일설처럼, 그래서 결국 안의 아픔도 나아졌으면! 나도 모르게 남에게 주는 불협화음이 생기지 않도록 아는 한은 고쳐 나가겠다고 생각했다.

새해가 와줘서 감사하고, 날씨가 생각보다 춥지 않아서 덜 고생했다. 종소리는 은은했다. 



신순영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원

고려대 농학박사

soonyoung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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