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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10/17  조이시애틀뉴스
[레지나 칼럼] 컴퓨터가 열리는 곳이 일터

월요일은 사무실 안에서 밀린 서류일만 정리하고 싶어서 되도록이면 밖으로 출장가는 일을 다른날로 미루었다. 사실 펜데믹 때문에 일주일에 이틀이나 사흘만 사무실로 출근해서 일을 하고 나머지 시간들은 집에서 일을 하고 있으니 일의 능률은 좀 더딘편이다.


사무실에서 고객을 만나면 즉시로 문제들을 해결을 하고 또한 데이터에 기록하는 일도 즉시 할 수가 있는데 집에서 일을 하게 되면 일단은 줌이나 전화 또는 웨비나를 통해서 상대방을 만나게 되고 또한 고객들하고는 전화통화로 만나게 되니 상대방의 얼굴 표정을 보면서 일을 해야 하는 우리같이 상담을 해야 하는 일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고객을 만나게 되면 상대방의 얼굴 표정과 눈을 보면서 애기를 들어야 그 사람의 감정을 읽을 수가 있는데 요즘같이 펜데믹 때문에 사무실의 공간 확보를 위하여 우리팀 40여명의 카운셀러들을 격일로 다른 시간대로 나오게 하여서 서로간의 거리가 6피트 이상 넘게 자리를 잡고 일하게 하니 고객들하고도 전화 통화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니...


내 사무실에는 4명이 한조가 되어서 한방에 있는데 내가 사무실로 나가는 날에는 2명만이 출근을 하게 되어있어서 4명이 쓰던 공간이 넓어서 팬데믹 때문에 6피트 거리를 두는데 제대로 지키는 상황인 것이다. 집에서 일을 한다면 일단은 몸이 사무실에 있지 않으니 컴퓨터가 열리는 곳이면 어디로든 가지고 가서 일을 할 수가 있다.


한여름동안에는 랩탑을 가지고 강가로 나가서 강가의 근처의 찻집에 앉아서 몆잔의 차를 시켜마시면서 종일토록 일을 한적도 있고 바닷가가 많은 이곳 시애틀에서는 페리를 타고 멀리나가 바닷가 근처의 조용한 곳에 앉아 바닷바람을 느끼며 일을하기도 했었다.


그러다 회사에 다급한 일이 있으면 빨리 사무실로 돌아와 급하게 일처리들을 하기도 하였다. 이번주 역시 날씨가 쾌청하여서 컴퓨터를 들고서 바닷가 근처 찻집에서 일을하고 있는데 가톨릭재단에서 운영하는 하우징 프로그램에서 급한 연락이 왔다.


가톨릭재단은 사회복지일을 많이 하는데 다운타운 시애틀안에 많은 돈을 들여서 정신적인 지체자들과 중독자 들을 위한 하우징을 마련해 놓고 그중에서도 중증으로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소통이 어려운 고객들을 수용하는 아주 근사한 건물들이 꽤 있었다.


이번에 새로 지은 빌딩은 고속도로 근처에 있던 오래된 건물을 철거해버리고 새로운 빌딩을 지어서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홈리스들을 우선으로 수용하고 있는데 스튜디오 안에 개인이 사용하는 부엌과 목욕탕 등이 마련되어진 아주 아담하고 예쁜 공간이었는데 유명한 디자이너의 설계를 따라 방을 만들어서는 건물구조가 아주 아름답고 멋진 빌딩이다.


건물은 9층으로 되어 있는데 이곳 6층에 지난 한해 동안만 하버뷰병원과 그외에 병원 등에 92번씩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였던 나의 고객 00가 살게 되었다. 일년이 365일인데 92날을 입원 또는 감옥에 갇혀있었으니 일년의 1/3은 들락날락 한셈이었다.


그는 큰키에 머리는 늘꽃무늬 터번을 둘둘 말아쓰고 얼굴엔 온갖 형형색색의 형광 화장품으로 온얼굴을 칠을 해놓아서 눈인지 코인지 제대로 구별이 안되는 기가막힌 모습을 하고 시애틀 바닥을 누비고 다니며 겨울에는 발과 다리가 얼어서 수건으로 발을 둘둘말아서 그로서리 백으로 싸매고 다니고 그러다가 발이 시려워서 911에 전화를 하기도 했다.

또는 별안간 숨을 쉴 수가 없어서, 공연히 지나가던 행인에게 주먹질을 하여서, 등등의 여러가지 이유로 경찰의 신세를 지다가 경찰의 보호아래 정신병동으로 옮겨지는일을 반복하는 나의 고객 00.


감옥도 굉장히 자주 들락 날락했는데 2019년도에는 내가 00를 만나러 매달 몇번씩 감옥을 들락날락 하여서 감옥 입구에서 스크린을 하던 안전요원들이 아예 내 이름을 외워서는 내가 감옥에 도착하자 마자 기록해야하는 인적사항을 적으라 치면 아예 "레지나 우리가 너에 대한 기록이 있으니까 또 안써도 돼!” 라며 나의 불편함을 거들어주고 내가 내 고객을 만나고 돌아가는 길에는 “레지나 잘가 또 올거지?” 그게 인사였다.


나를 이곳에서나 병원에서나 유명 인사로 만들어준 내 고객 00는 3년 전 00를 담당하던 키가 크고 멋진 모습의 킨키 머리를 하고 다니던 아프리칸 어메리컨인 담당카운셀러가 주정부 사무실로 직장을 옮겨가면서 케이스가 내게로 왔는데 이 친구가 이적을 하면서 바쁜 이유로 웜핸드(다음맡을 카운셀러에게 고객에 대하여 자세히 정보를 알려주는 것)을 안하고 가버려서 내가 직접 00를 찾아가서 내 소개를 하고 고객을 만나야 했다.


마침 때를 잘못타고 00가 살고있던 YWCA 그룹홈으로 들어가니 00가 YWCA에서 운영하는 그룹홈에 있었는데 망상증 환자이기도한 00가 자기방에 누군가 몰래들어와서는 자기를 괴롭힌다며 밤새도록 벽을 두두리기를 매일 매일하다가 결국은 그 그룹홈 안에서 너무나 많은 소동을 일으켜서 거리로 쫒겨나가게 된 때였다.


나는 졸지에 홈리스가 되어진 처음 만나는고객을 데리고 나와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우리 사무실에서 이머전시 펀드를 얻어다가 일주일동안 머물 수 있는 모텔을 마련해주고는 다음번 네가 받는 지원금 나오면 룸메이트방을 얻자고 하였는데 누가 정신줄을 놓고 있는 사람에게 방을 주나요?


그 이후로 00는 그야말로 이곳저곳 쉘터를 전전하고 날씨가 좋으면 길거리 아무곳에서나 누워자고 그때부터 감옥과 병원을 제집 안방 드나드는것처럼 들락날락거렸다.


00가 가는곳에서 하도 말썽을 피우고 제 마음대로 행동을 하니까 별명이 아웃캐스트였는데 누구도 건드려 볼 수 없는 '치외법권'이라고나 할까?


정신질환 환자들도 약을 먹거나 매달 주사를 맞게되면 정신질환이 있어도 거의 정상적인 사람들처럼 살아갈 수가 있는데 본인이 약을 거부하니 00의 정신질환은 점점 도가 심해지고 한번 발작을하게 되면 무서울만치 사나워지고 위험하기도 해서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사람이 된다.


그래도 00와 나는 친해져서 사나워져서 이리뛰고저리 뛰어도 나를 꼭 찾는다. 레지나, 어디 있는거야? 물론 우리도 몸을 다칠까봐 거리를 두고 고객을 살펴보지만 발작이 약할때는 측은해서 가슴이 아려오기도 한다.


그는 정신질환 때문에 가족들에게 버림을 받았다고 하는데 버림을 받은것보다는 가족들도 어떻게 제어할 수가 없으니까는 관여를 하지 않는 거다. 가족들에게도 특별하게 기술이 없으니 그저 바라만보다가 우리처럼 정신질환자들이나 중독자들을 치료, 보호해주는 프로그램에 부탁을 하는 것이다.


그는 나에게 이 지역 워싱턴 구경을 다하게 해준 고객이다. 매주 사무실에 나타나 떼를 쓰던 발작이 일어나든 해야만 우리들도 00가 살아있는 것을 알게 되고 다행이다 싶은데 그리고 가능하면 약도 권유해보고 주사도 맞게 해보려고 하지만 어쩌다 00가 없어졌다 하면은 일단 마음이 불안해진다.


한번은 알링톤에서 한번은 어떻게 해서 그곳에 갔는지 모르지만 오션쇼어 지역에서 또한번은 워싱턴주 벤쿠버에서 연락이 와서는 그곳으로 찾아가야하는 일도 있었다.


물론 고객을 찾아가야 할때는 우리 사무실 아웃리치 스페샬리스트들 건장한 청년들하고 함께 가니 안전하기는 하지만 아직도 그 먼 곳에 어떻게 갔는지 궁금한데 물어보면 전혀 딴 말을 하고는 하니 아직도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레지나 채
소셜워커, 워싱턴가정상담소 소장

(206) 351-3108, chaelee8@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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