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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06/27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 6월의 엷은 그늘


한강공원에 친구가 초대를 했다. 한남대교에서 올림픽대로로 빠져 갈색 간판을 따라 공원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일요일 오전, 교회 가는 인구가 빠져나가는 한적한 시간이다. 강물이 보이고 강바람도 쐴 수 있는 시원한 자리를 찾아 두리번거렸으나, 강가는 의외로 삭막했고 초여름 더위는 후덥지근하게 달아올랐다.


습도 높은 6월의 강변, 훈풍에 압도된다. 광장 쪽으로 돌아온다. 강 길을 따라 산책하는 사람들,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햇볕을 쬐는 새내기 부모들, 자전거를 타고 삼삼오오 다가오다 멀어지는 회원들. 비눗방울 놀이를 하거나 연을 날리거나 원반 같은 것을 던지며 가족 놀이를 즐기는 사람들. 나는 그들과 풍경을 이루기 위해 기웃거린다. 아직 거목이 되지 못한 연한 그늘을 찾아 겨우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나에게 한강은 경외의 대상이었고 다리를 건널 때마다 보게 되는 아름다움의 절정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생활 공간으로 살갑게 연결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굳이 한강의 냄새를 맡고자 친구 따라 가까운 한강공원을 찾은 것이다.




어디로 가면 한강에서 수영을 할 수 있는지? 어느 나루에서 수상 택시를 탈 수 있는지? 강변을 걷거나 달리거나 해양레저를 하거나 구경할 수 있는 최고의 공원은 어디인지? 상수원(上水源)은 어디며, 어디로 가면 한류 영화 ‘김씨 표류기’ (2009)의 주인공처럼 무인도에 갇힐 수 있는지? 나만의 장소를 찜해 책 읽기 좋은 곳이 있는지? 어느 한강공원에서 뷰가 가장 아름다운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래도 세계 속의 한강인데, 나는 한강을 너무 모른다.


1950년 6월 28일 이른 새벽 군사작전 목적으로 한강 다리가 폭파되었다. 1970년 이후 한국은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뤄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다. 1894년 4월 영국인 이사벨라 버드(1831~1904)는 거룻배로 감히 마포에서 남한강으로 북한강으로 수로 여행을 했건만, 내국인인 나는 2020년, 한강의 유람선을 탔던 기억도 희미하다. 강은 유연하고 삼엄하다.


이제 한강은 서울시민의 찐한 사랑을 받고 사람들은 한강에서 추억을 쌓고 이 공원과 함께 숨쉰다. 나 또한 한강을 바라만 보던 시대에서 내 곁의 강으로, 산행(山行)을 하듯 강행(江行)을 하며, 좀 더 체감해봐야겠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완성된 것이 아니라 함께 쌓아가는 시간이다. 그것은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함께 만들어 가는 공간이다.






 

 

 

신순영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원

고려대 농학박사

soonyou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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