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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01/12  조이시애틀뉴스
[염승찬의 등반기] 캐네디언 로키(2)


우리 팀은 밴프와 가까운 캔모어(canmore)에 숙소를 잡았다. 캐나다를 여행하면 한번은 꼭봐야 한다는 레이크 루이스등 산행과 탐방을 위하여 차로 한 시간에서 다섯 시간 이상 운전하며 곳곳을 이동하였다. 오고 가는 길가로는 캐나디언 로키에 웅장하고 장엄한 모습이 슬라이드 사진을 보듯 좌우 창가를 스쳐 지나간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오른쪽으로 보이던 마운트 런들(Mount Rundle)이다. 밴프를 지나면서부터 시작한 이 거대한 바위산은 30여분 차로 달리는 동안에도 계속 이어져 캔모어에 와서야 그 끝이 절개된 계곡으로 마무리된다. 캔모어 숙소 앞에서 보는 ‘이스트엔드 런들픽’ 에 아련한 모습이다. 동쪽 끝 런들을 올려보며 낙원에서 바라보는 에덴의 끝은 어떠했을까? 타락 이전에 동산을 상상하며 거대한산 런들을 바라본다


캔모어를 깃 점으로 산행을 하면서 여행은 막바지에 이르렀다. 여섯째 날 저녁에 모여 앉아 내일 갈 산행지 검색하며 이제는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을 찾는다. 주변이 온통 산이지만, 숙소에서 바라보는 주변의 칼날 같은 바위산은 애초에 엄두가 나지 않았던지 도전해 올라가 보자는 말이 없었다.


평범한 하이킹만 하던 차라 나의 동행도 머쓱해 지던 때였다. 사람이 모이면 그러하듯이 이제 돌아가는 날 하루를 제하고 남은 시간이 내일뿐인 상황에서 각자의 의견이 다양하다. 각각에 이야기들 여럿이 오고 갔다. 당연하고 다행하게 우리모두는 ‘온천파’ 와 ‘산행파’를 서로 이해하였다.




멀리 왔으니 한곳이라도 더 멋진 곳을 산행해야 한다는 말도 맞고 이미 ‘템플에 센테니얼패스’와 ‘레이크루이스에 데빌스텀브’ 를 올라가 봤으니 몸과 마음을 밴프에 따끈한 온천 물에 담가 그동안 싸인 피로를 풀자는 말도 맞다. 잔잔한 목소리가 이어져 온천파 와 산행파는 타협점을 찾고 결론은 각자 따로 업무를 보다가 정해진 시간에 숙소에 모여 시애틀로 돌아갈 준비를 하기로 했다. 말 정리를 하고 건배하는 우리는 에덴시절의 아담과 하와 같이 행복했다.


밴프에서 시작된 마운트 런들은 차가 달리는 지점에 따라 때로는 불꽃처럼 때로는 쌍봉 낙타등처럼 기기묘묘하게 자기모습을 바꾸며 변신하다가 캔모어에 도착해서는 이스트엔드 런들픽을 끝으로 장대한 능선을 마무리 한다. 밴프의 ‘공룡능선’이다.


트레일 소개 가이드북에 이스트런들은 어려운 스크램블이라 하여 산행대원 모두에게 헬멧지참을 필수로 하였다 스크램블 산행을 하다가 순간적으로 몸의 균형을 잃어 넘어질 때 머리에 안전을 보호하는 헬멧은 산행 필수품이며 등에 작은 배낭을 메고 있으면 이것 역시 등을 보호 할 수 있어 산행시에는 배낭을 등에 메는 것이 좋다.


캔모어 시내를 가로질 스미스 디리언 스프레이 레이크(Smith Derrien Spray Lakes)를 지나 차에 앉아서 긴 비포장 고개를 오른다. 트레일 헤드는 고개 정상에 있었다. 눈썰미가 여간 하지 않고서는 지도나 안내책자의 길안내 설명만으론 트레일 입구 찾기가 쉽지 않다. 우리도 한 시간 이상 여러 곳을 헤매며 뒤지고 찾다가 이곳을 올라본 경험자들을 만나 바르게 알려주는 덕에 트레일 헤드를 찾을 수 있었다.




트레일헤드가 있는 고개 정상에는 작은 연못이 있었다.  지도로 찾아보니 화이트먼 폰드(Whiteman Pond)라 표기되어 있다. 한여름이면 산행을 끝내고 내려와서 두발을 물에 담그고 앉자 피곤한 발을 주무르며 쉬게 하기 안성맞춤이다. 산행 트레일의 시작은 사다리를 오르듯 가파르다. 한시간 이상을 올라서 수목 한계점에 이르러 숲이 끝나는 위로는 돌덩어리와 자갈밭이 펼쳐저있다. 잠시 쉬면서 화장을 고치고 다시 오른다.


산에 어깨 높이 능선을 락밴드가 둘러싸고 있다. 머리에 헬멧을 쓴다. 애매하다. 암벽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반 트레일도 아니고 락밴드 주변은 가파르게 경사져 발 디딤은 있지만 급경사진 바위에 잔돌부스러기를 잘못 밝으면 바로 미끄러져 낙상하게 되어 있다. 앞에 보이는 락밴드는 바람도 심한 곳이고 혹시라도 먼저 올라간 사람이 실수로 떨어뜨리는 잔돌에 대비해서 헬멧을 쓰는 것이 안전한 곳이다.


이스트 런델 정상은 떠오르는 태양을 경배하기 위한 천제단이였다. 말 잔등처럼 부드러운 정상 능선 동쪽 끝에 단단한 암석으로 서너 명이 서있을 수 있는 제단이 만들어져 이곳에 오른 수고를 거침없는 멋진 전망으로 시원하게 보상해 주었다.    


정상 동쪽 끝에서 능선을 따라 좀더 높은 서쪽으로 이동 하였다. 중간에 위험한 곳을 감안하여 6mm로프로 안전장치를 하고 조심스럽게 바위를 잡고 오르고 돌아 올라 서진하였다. 백여 미터를 이동하여 도달 한곳은 인근에서는 가장 높은 동쪽 끝 런들픽(2,545m, 850ft)의 정상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점심을 먹으며 주변을 조망 하였다. 산 넘어 산이고 산 뒤에 산이 겹쳐진다. 캐네디언로키에 속살은 삐죽 빼죽 하였다. 산은 오르기보다 내려가기가 더 위험하다. 힘들게 오르느라 소진한 체력과 풀린 다리는 내려가는 길에서 자칫하면 발목을 곱 지르거나 무릎을 상할 수 있다. 특히 무릎은 미끄러운내리막길에서는 스틱을 이용하며 몸에 하중이 한쪽으로만 쏠리지 않도록 조심 하는 게 좋다




온통 자갈밭이다. 미끄러지며 굴러 떨어지지 않도록 올라올 때 보다 더 조심한다. 저 아래 6부능선 정도 군데군데 잡초풀이자란 메도우가 형성되어 있고 산허리까지 내려가야 나무숲이 자란다. 정상을 오른 발걸음이라 내리막길도 거침 없지만 낭떠러지 락밴드와 급경사 트레일은 조심해야 한다.


두 시간 이상 내려와 발 아래로 화이트먼(Whiteman) 연못이 보인다. 이제 10여분 정도 내려가면 트레일헤드다. 한발 한발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왕복 5.6km에 출발점에서 정상까지 오르막길 높이가880m인 이스트엔드런들은 캔모아 지역에서 당일로 올라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였다.  8부 능선쯤에 형성되어 있는 약 50미터 정도에 암석 락 밴드지역만 조심스럽게 통과하면 어렵지 않게 정상을 왕복 할 수 있다.


우리가 내려오는 동안 젊은 커플이 락밴드를 오르려 시도하다가 두려워하는 여자친구의 거부로 남자친구도 포기하고 사이 좋게 같이 내려오는 것을 뒤돌아 서서 한참을 올려다봤다.


참으로 현명한 젊은이들 이였다. 반바지에 맨 운동화뿐 안전장치가 없어 걱정스런 마음에 지켜봤지만 포기하고 내려오는 그 친구들이 있어 정상을 오른 나는 더욱 더 행복하였다. 나는 여전히 속물이다.

 

 

글·사진 염승찬
산악문화 칼럼리스트 

산행문의: ekoreabo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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