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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윤 전 특별대표가 지난해 11월 28일 미국 워싱턴 D.C.의 SK그룹 사무실에서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담소를 나누고 있는 모습./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아시아투데이) |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29일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병원비 명목으로 북한이 내민 청구서에 서명했고,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017년 6월 평양에 들어가 웜비어를 데리고 나온 윤 전 특별대표는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웜비어 석방 과정에서 200만달러를 청구했으며 자신이 청구서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웜비어의 석방을 위해서라면 필요한 건 무엇이든 하라’는 지시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북측에서 200만달러를 내야 한다고 하자마자 나는 내 상관이었던 틸러슨 장관에게 물어봤고 그는 내게 ‘좋다, 어서 서명하라’라고 빠르게 답변을 줬다”고 답했다.
윤 전 특별대표는 ‘틸러슨 전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받았을 거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내가 알기로는 그렇다. 내가 그(트럼프 대통령)에게 물어본 건 아니지만 내가 알기로는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에 200만 달러를 지급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서명을 했으면 지급을 해야 하느냐의 문제인데 내 생각은 ‘그렇다’”면서 “서명했으면, 지급을 하겠다고 미국 정부가 다른 정부에 약속한 것이면, 내 생각에는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이어 윤 전 특별대표도 북한의 청구서 제시와 미국의 서명을 인정하면서 미국 내에서 미국인 인질에 대한 ‘몸값 지급’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미국인 인질 석방 과정에 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돈을 건넬 의사가 없이 청구서에 서명한 것이라고 해도 ‘몸값 미지급 원칙’에 위배되는 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 북한이 1·2차 정상회담에서는 ‘웜비어 치료비’ 문제를 꺼내지 않았지만 어느 시점에는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윤 전 특별대표에게 청구서를 건네준 것이 북한 외무성이고 외무성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하지만 웜비어 사망에 대한 미국 내 ‘격앙된’ 분위기를 감안하면 북한이 청구서를 제시할 경우 비핵화 협상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고, 북한 인권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북한이 청구서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볼턴 보좌관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정부를 떠나면 실제로 일어난 일과 그에 대한 기억이 달라지기도 한다”고도 했다. 볼턴 보좌관이 지칭한 인물이 윤 전 특별대표인지 틸러슨 전 장관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윤 전 특별대표의 이날 인터뷰는 볼턴 보좌관의 전날 발언에 대한 대응 성격을 띤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사=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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