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뉴스가 넘치지만 관심있는 뉴스는 어느 나라 이야기든지 이야기 맥락을 은근히 쫓아가게 된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간간히 들었던 지구촌뉴스 중에서 스위스에서 ‘수입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성인에게 기본소득 월 300만원씩 주는 찬반 국민투표가 실행될 예정’ 이란 뉴스는 필자의 관심을 끌었다.
거 참 어떻게 그런 기특한 생각을 했을까. 그 결과가 궁금했지만 후속 이야기가 전해지지 않길래 스위스대사관에 전화라도 해볼까? 하던 참에 지난 6월 5일 그 투표가 실행되었고 23:77로 부결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국 사람들의 쌀 소비량이 줄고 길가를 지나다 보면 너무나 맛있는 것들이 즐비하다. 간식거리도 많고 주식거리도 많고 디저트전문점에 각종 도시락을 판매하는 편의점까지.
안 먹고 살기 힘든 구조에서 다이어트와 헬스로 몸무게를 최상으로 유지하면서 예쁘고 건강하게 오랫동안 양질의 인생을 살려는 젊은이, 늙은이들의 소망은 당연한 모든 것들이다. 그래서 복지시대다.
정부에서도 어떻게 하면 더 챙겨줄 것인가 요리조리 살펴서 연금 이외 유가환급금이니 근로장려금, 자녀장려금 등 큰 돈은 아니더라도 단발적으로도 물질이 마르지 않도록 각계각층에서 보살펴주고 있다.
스승에게 고민을 즉문하고 즉설해주는 집회에서 어떤 질문자가 말했다. “이혼을 하고 나니까 너무 편해서 이래도 되는지 그게 걱정이예요!” 걱정의 최고봉! 걱정이 없는 게 걱정이란 말이 나왔을 때 필자는 생각했다. 이런 사회라면 남 탓이 아니라 모두가 내 할 탓 아닌 가.
아마도 스위스에서는 이런 복지의 세월이 흐르고 흘러 더 높은 차원의 인간의 삶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활발한 가 보다. 안락사가 허용되어 심지어는 외국에서 원정안락사를 하러 오는 것이 허용된 나라 스위스.
그래서 결국 사람들은 의식주와 죽음에 대해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을 때 시간을 어떻게 쓰고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이번에 스위스의 국민투표가 부결된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예산부족이지만 철학적으로는 소득이 보장된 사회에서 인간은 어떤 노동과 직업을 택할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기본소득이 제공되면 사람이 책임감이 없어지고 실업자가 많아질 것을 우려하는 반대자들도 있지만 자본가나 로열티 수혜자가 노동을 하지 않고 여가를 즐길 여유가 있는 것이나 소득이 많지 않은 사람이 노동으로 시간을 뺏기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나 비슷한 체력과 지능을 갖고 있는 상대의 여가의 자율성을 과도하게 불신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스위스 진보주의자들이 이번 부결에도 불구하고 지구촌의 어려운 과제의 하나였던 양극화를 해결하는데 사이다 같은 아이디어를 한방 뿌린 감이 없지 않다. 비록 이번 투표는 부결되었으나 많은 복지지향국가들에게 인간의 삶의 질에 대한 영감과 기본소득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이끌어 내는 개가를 이뤘다.
필자로서는 사람들이 생계나 노후대책의 걱정 없이 인생을 살 수 있다면 결국 여행이나 공부를 하는 사람이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사람이 어떻게 하면 더 평화롭게 잘 살 수 있나 고민하게 될 것이고 어려운 나라로 봉사를 떠나거나, 학문과 예술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많아 질 것이고 결국 사람의 선한 본성이 개발되고 확장될 것으로 본다.
핀란드에서는 올해부터 성인 1만명을 무작위로 골라 한 달에 약 72만원을 주고 있다. 2년 동안 수급자의 노동유인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등을 살펴본 후 확대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하는데 필자의 생각에는 보나마나 바람직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
기사/사진=신순영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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