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매리너스 이대호가 13일 시애틀 세이프코필드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경기에서 2-2 동점이던 10회말 2사 1루 찬스에서 애덤 린드를 대신해 타석에 들어서 텍사스 레인저스의 제이크 딕맨의 97마일 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왼쪽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투런홈런을 작렬시켰다. 매리너스는 이대호의 홈런으로 텍사스 레인저스를 4-2로 누르고 지긋지긋했던 5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이대호는 2-2 동점이던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첫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10회말 2사 1루에 타석에 들어섰다.
지난 10일과 11일 9회말 투아웃 상황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각각 삼진과 2루수 땅볼로 아웃되며 2경기 연속 마지막 타자로 기록되는 불명예를 안았던 이대호이기에 더더욱 긴장했을법했다.
그러나 이대호는 예의 여유 있는 표정으로 타석에 들어서 노볼 투스트라이크의 불리한 볼카운트에도 불구, 상대투수 제이크 딕맨의 약간 높게 제구된 97마일짜리 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왼쪽담장을 훌쩍 넘기는 드라마를 작성했다.
이대호는 좌측담장으로 날아가는 공의 궤적을 바라보다, 넘어간 것을 확인한 뒤에는 지난 8일 열린 개막전 때 메이저리그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고 1루를 돌며 주먹을 불끈 쥐었던 것처럼 주먹을 불끈 쥐었으며, 동료들은 지긋지긋했던 홈개막 5연패의 사슬을 끊고 다이아몬드를 천천히 돌며 홈플레이트로 들어오는 이대호를 모두 나와 축하했다.
또한 세이프코필드를 찾은 1만5000여 팬들 역시 모두 일어나 다이아몬드를 도는 ‘새로운 영웅’ 이대호를 연호했다. 이날 홈런으로 이대호는 타율 0.231, 홈런 2개, 3타점을 기록했다.
한편 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 정현아 회장을 비롯한 한인들은 삼삼오오 경기장을 찾아 ‘매리너스의 새로운 영웅’ 이대호를 응원했다.
벨뷰에서 부인과 두 딸을 데리고 경기장을 찾은 이현민씨는 “이대호 선수의 개막 6연전을 보기위해 휴가를 내고 6경기 모두를 관전했다”며 “매리너스가 계속 패하고 이대호 선수의 안타도 쉽게 나오지 않아 안타까웠는데 오늘의 홈런으로 막힌 속이 뻥 뚫렸다”고 기뻐했다.
다음은 끝내기 투런홈런으로 팀의 5연패 사슬을 끊어낸 이대호와의 일문일답.
오늘 끝내기 투런홈런을 쏘아 올렸는데 기분이 어떤가.
-어제 제가 말씀드렸지 않는가.. 누군가 히어로가 나와야 한다고.. 그런데 그게 제가 됐다. 우선 제가 잘한 것은 나중에 기뻐하겠다. 무엇보다 팀이 연패에서 벗어나고 승리한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
마지막 타석에 나갈 거라고 생각했나.
-왼손투수가 나오면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홈런 칠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그냥 지난번에 상대해봤던 투수이고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라 중심에 맞추자고 생각했다. 특히나 노볼 투스트라이크로 불리한 볼카운트여서 더 가볍게 치겠다고 생각한 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제이크 딕맨을 이전에 상대해봤던 게 도움이 됐나.
-그런 것보다 변화구보다 강속구를 많이 던지는 투수이기 때문에 직구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끝내기 홈런이어서 의미가 더 클 것 같은데.
-끝내기 홈런보다는 팀 5연패를 끊어서 좋고 이것을 계기로 팀이 더 좋아져서 연승을 했으면 좋겠다./미디어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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