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외국인들에게 발급되던 취업비자 반려 건수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1∼8월) 접수한 취업비자(H-1B) 비자 신청 4건 가운데 1건 이상을 반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 반려 건수가 5건 중 한건에 못미친 것에 비하면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H-1B 비자는 주로 IT 대기업의 외주업체에서 기술 인력을 고용할 때 쓰는 비자로, 매년 8만5000건이 발급되는데 한인 이민자의 상당수가 이를 통해 취업 문제를 해결하고 영주권을 취득해 왔다.
취업비자 반려 건수가 증가한 것은 기업들이 낮은 임금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기 어렵게 하기 위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외국인들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며 당선 즉시 비자발급 규정을 강화할 것이라고 공언했고 취임 후인 올해 4월 H-1B 비자 발급 요건과 단속 규정을 강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아직 구체적인 H1-B 규정 변경이나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법은 제정되지 않았지만 반려 건수를 늘리는 것으로 외국인 취업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한인 이민 변호사들은 “예전에 비해 임금은 물론 비자 신청자의 특수 기술을 검증하는 절차가 강화됐다. 예를 들어 컴퓨터 분야의 경우 왜 타직장에 비해 임금이 낮은지를 시작으로 왜 외국인 프로그래머가 꼭 필요한지 그리고 신청자가 정말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인지를 증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비자 신청자의 직장에 대한 검열, 과거 체류 상태 그리고 생활비 해결 문제 등도 세심하게 검사하고 있어 비자발급 거절 건수가 상당히 늘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전에는 쉽게 넘어갈 수 있었던 사항들에 대해 추가 증거서류를 요구하거나 오류가 발견되는 즉시 비자발급을 거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한인에 대한 비자거부 비율의 경우 지난해 8.65%에서 9.05%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방 국무부가 최근 발표한 2017 회계년도 미방문비자 거부율을 보면 한국은 9.05%로 지난해 같은 기간 8.65%에 비해 소폭 올라갔다.한국인에 대한 미 방문비자 거부율은 지난 2014년 21%에서 2015년 13%, 그리고 2016년 8.65%로 크게 감소했다. 올해 9.05%로 소폭 상승했지만 2년 연속으로 한자리 수를 지킨데다 오버스테이(체류 기간 이후 계속 거주하는 불법체류자)비율이 낮아 비자 면제국 지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의 경우 미 정부가 비자면제국 지정 및 유지 조건으로 요구하는 3% 비자거뷰율을 약 3배 웃돌고 있지만 정치 ·경제적 밀접성이 높고 오버스케이 비율도 유학생 2.5%를 시작으로 취업자와 무비자(관광)이 각각 1.2%와 0.34%로 낮아 비자면제 지위가 유지될 전망이다. 반면 한국과 달리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3년과 2002년 비자면제국 자격이 박탈당했다. (헤럴드경제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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