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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08/18  조이시애틀뉴스
"샛별 날씨로 변합니다"...샛별무용단 시카고-위스콘신 '순회공원'


8월 9일 화요일. 어제에 이어 오늘도 시카고 시내 구경을 하는 날. 천천히 일어나 간단한 아침을 먹고, 예배를 드렸다. 엄마처럼 돌보아 주시는 유 목사님께서 점심을 초대해 주셔서 한국음식과 중국음식을 함께하는 식당으로 가서 입맛대로 주문을 했다.


목사회 박인혁 증경회장님과 미국교회 목회를 하시는 홍기일 목사님, 중앙일보 임 이사님께서 오셔서 함께 대화를 나누며 샛별의 다음 시카고 공연을 계획하였고, 목사님들의 비젼과 경륜으로 것을 배웠다. 단원들은 먼저 시내로 달려갔고, 유 목사님 내외분께서 나를 데려다 주셨다.


나는 스타박스에 앉아 밀린 일을 하고, 단원들은 얼마전까지도 미국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었던 시얼스 타워에 올라 갔다. 시내가 가지고 있는 클럽카드 덕분에 건물 투어를 잘 하였단다. 냉면이 먹고 싶다는 단원들 때문에 '아줌마 애이프런'이라는  한국식당을 찾았으나, 기대했던 파전과 냉면 맛이 아니었다. '외국인들이 대부분이더니...' 이유가 있었다.


다시 시내로 들어오니, 어둠이 깔리는 시카고 다운타운이 새로운 모습이다. 검푸른 하늘엔 별들이 빛을 발하고,  미시간 호수에 뜬 배들이 불을 켜고, 하늘 높은 건물들도 저마다 불을켜서 합창을 하는 듯? 하모니를 이루었다.


생각보다 비쌌지만 배를 타고 호수를 돌기로 했다. 출렁이는 바다에 배가 밀려나가며 병풍처럼 둘러친 건물들이 시야로 쉽게 들어왔다. 빌딩 아래서는 너무 높아 제대로 볼 수 없던 건물들이 호수 가운데 서서 보니 잘 보였다. 높은 산은 멀리서 보아야 한다고 했던가?


스피커로 나오는 시카고 역사와 건물 설명들이 흥분된 단원들 떠드는 소리 때문에 들려오지 않았다. 시원한 바람에 머리가 날리고 은은한 빛아래 비치는 여자 단원들의 얼굴은 예쁘다기 보다는 아름다움이었다.. 시내를 멀리하고 망망대해 같은 호수 가운데로 나가자, 그리움인지, 외로움인지... 가슴으로 밀려오고 걱정까지 밀려 온다.


서둘러 감사의 조건을 세어 보았다. 시카고 여름날씨라고 할 수 없는 완벽한 날씨, 하나님이 준비해 주신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만남, 공연을 하며 쓰임 받는 특권, 그 무엇보다 하나님 사랑의 손길과 도우심을 경험하는 시간이 친구나 가족여행과 비교하랴?


뱃머리를 돌려 항구로 돌아오며 뾰족 탑 시얼스 타워, 두번째로 높은 트럼프 타워가 보이고 사각형 Aon 센터가 화려하게 빛을 발하며 다른 건물들과 역사를 말하고 있었다. 시애틀 다운타운도 지난 수년 동안 많이 커졌지만 얼마나 세월이 흘러야 이런 장엄한 모습이 될까?


떠들고 노래하는 단원들을 태우고 우리 벤은 분수로 갔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밤의 분수는 거대한 꽃 같았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왔다면 낯선 도시, 밤의 거리를 마음놓고 다니기 어려울 것이다.



8월 10일 수요일. 어제 너무 늦게 돌아와 모두 잠에 덜깬 얼굴로 예배 드리러 나왔다. 유정환 목사님과 사모님께서 오셔서 격려의 말씀과 아울러 사명을 일깨워 주셨다.


본래 언론인이셨던 목사님께서 사명 때문에 교회를 시작하시니 간호사인 사모님께서 고생을 더 하실터인데 밝은 미소에서 불평대신 행복을 보았다. 김순철 목사님께서 점심을 대접하신다고 오셔서 따라 간 곳은 '산수갑사' 식당. 센스있는 사모님 때문에 오징어 볶음과 불고기가 상마다 벌써 준비되어 있다.


나는 어제의 비빔냉면 맛이 생각나서 비빔냉면을 시켰다. 시애틀에도 이런 식당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두 맛이 있었다.


시카고 기독교 방송을 맡으신지 16년이 되셨다는 목사님은 70의 나이에도 방송을 통한 복음전파에 열정을 쏟으시고, 사모님도 여전히 일을 하시며 젊은 사람 못지 않는 바쁜 삶을 살고 계셨다.


함께 식사를 하신 이종민 목사님께서 단원들에게 팥빙수를 사주시겠다고 우리 모두는 걸어서 팥빙수 집으로 갔다. 지난 주일, 레잌뷰 언약교회에서 공연이 끝났을 때에 제일먼저 기립박수를 시작하신 분이 사모님이셨다. 사모님은 적어도 75세는 되셨을 터인데 빨간 짧은 원피스에 웃음이 가득해 보는 사람의 마음을 밝게 해 주셔서 기억에 남았었다.


40년 전에 미국으로 유학오셔서 식당 웨이터, 소셜 워커를 하시다가 목회를 하셨다. 31년 동안 시카고에서 제일 큰 교회를 섬기시다가 은퇴를 하신 후에 목회자 없는 여러 지역을 다니시며 보람있는 삶을 살고 계셨고, 원예가인 사모님도 유치원 선생부터 보석 디자이너로 평생 일을 하셨단다.


무엇보다 영어권 예배가 성장하면 내 보내시어 세운 5개의 교회가 있고, 주일 예배드렸던 강 목사님도 목사님 교회에서 계셨단다. 샛별이 다시 시카고에 오면 호수 앞의 꽃이 만발한 사모님 집에서 모두 머물기로 했다. 단원들은 목사님과 사모님의 인생이야기를 들으며 앞서 이민오신 어른들의 부지런하고 성실한 삶을 엿보았다.


서둘러 달려 간 곳은 베다니 장로교회. 전정이 높은 아름다운 교회였으나 넓지 않은 강단에 움직일 수 없는 강대상들이 있었다. 단원들은 부 목사님의 눈치를 받으며 최대한 치우며 음향과 마이크들을 점검했다.


여름 방학의 수요 저녁예배, 거기에 올림픽 경기가 한창인데 교회를 나올 사람이 있을까? 곧 담임 목사님이 오셨고, 김밥과 떡까지 차려져 있어서 감사가 넘쳤다. 오신지 2년이 되셨다는 젊은 목사님은 찬양도 잘하시고 유머어도 있으셨다.


이민 1세들이 기도하며 세운 교회, 담임 목사님의 눈물과 수고와 함께 성도들의 믿음의 헌금으로 성전을 마련하여 교회가 부흥하지만 1세들은 늙고 담임 목사님은 은퇴하시어 새 목사님을 모시는 과정에서 시련을 겪는 경우가 많다.


성전을 마련하고 극심했던 불경기를 지내는 동안 시카고의 교회들이 어려움을 당했다. 거기에 집 값이 반 밖에 안 되는 가까운 아틀란타로 이사가는 사람들 때문에 성도들은 더욱 줄었다. 몇 사람 모이지 않을 것이 뻔한데 대부대 공연단을 맞아주는 베다니 교회께 감사했다.


예배 시간이 되자, 샛별 광고나 이야기를 듣고 온 이웃교회 성도들이 앞에 자리를 잡았고, 어제 뵈었던 목사님들, 김영식 장로님, 유 목사님 가족들, 1시간 30분 거리에 사시는 장영주 목사님 내외분도 오셨다. 기대보다 많은 사람들 때문에 공연 시작부터 열기가 있었다.


돌아온 탕자를 맞는 아버지의 한마당 잔치가 끝나고 김순철 목사님의 축도로 예배를 끝냈다. 단원들이 배고플 것을 염려한 장영주 목사님 사모님은 군고구마와 현미 빵, 찹쌀 오곡밥에 김을 봉투마다 따로 싸서 준비해 오셨다. 헤어지기 아쉬워 맥도날드에 들어간 우리는 문을 닫을때까지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8월 11일 목요일. 위스콘신으로 떠나는 날이다. 아침 일찍 민이가 하와이로 졸업여행을 떠나고, 아들 최우리가 시카고에 도착했다. 짐을 싸고, 청소를 한 후, 단장인 시내가 렌트한 벤을 운전하고, 최우리가 15인승 벤을 운전하며 뒤를 따랐다.


나는 밤비행기를 타고 온 아들의 걱정보다 든든하게 운전을 해주니 고맙고 신났다. 옆 좌석에 앉아 그동안 하나님이 하신 일들을 이야기 하였고, 아들은 시애틀 소식을 전했다. 남자단원들은 거의 매일 만나던 형이자 선생님을 오랫만에 만나 노래하고 떠들었다. TV 코메디 프로그램에 비교할까?


위스콘신 주에 들어서 큰 도시인 밀워키를 지나 개스 스테이션에 내리자 사방이 말똥 냄새. 소똥 냄새다. 끝없는 옥수수 밭과 콩밭 사이로 곧고 곧은 길을 달리고 달려 애플톤 St. James 교회에 내렸다.


한국을 7번이나 다녀 오셨다는 마크 목사님과 딸이 준비한 샌드위치, 과일, 과자 등의 점심이 기다리고 있었다. 내일 있을 공연을 위해 교회 강단과 음향시설을 돌아보고, 오늘 공연이 있는 시온 감리교회로 가자 한국 성도들이 정성 가득한 저녁을 마련하고 친숙하게 다가 온다.


지난 4월, 답사차 미국 목사님들 지방회 모임에 왔다가 우민혁 담임 목사님께 '별이 된 이슬' 내책을 드렸는데 성도들이 돌아가면서 읽은 것이다. 성전 입구에 책을 내어 놓자 너도 나도 와서 책 사인을 부탁했다.


많지 않은 한국 성도들은 대부분 30년 40년 전에 마국 가정으로 시집을 와서 직장생활하며 살다가 은퇴를 하였다. 좋은 것이 있어도 교회로 가져 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교회로 달려오는, 친정집인 것이다. 성도들의 미국인 가족들, 친구들, 이웃교회 성도들, 광고를 보고 온  미국사람으로 성전이 찼고 공연이 시작되었다.


나는 공연 사이 사이에 불편한 영어로 작품 설명과 간증을 해야 했다. 한국 성도들은 공연 도중에 눈물을 흘렸고, 공연이 끝나자 기립박수와 아울러 앵콜을 요청해 왔다.


"어떤 공연을 할까요? 찬양이나 악기 합주, 무용?" 물었다. "부채춤" 한국 성도들이 뜻밖의 대답을 했다. 40년 가까이 한국을 떠나 살면서 부채춤을 볼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사랑의 헌금을 하셨고, 단원들에게 애플톤을 찾아와 준 것을 감사했다.


유진이와 매디슨은 젊은 백인 가정으로 가고, 대부분의 단원들은 모두 여행을 떠난 빈 집으로, 중 고등학생 아들 둘을 두신 우 목사님께서 남자 단원들 4명을 데려가셨다. 그냥 우리와 함께 있어도 된다고 하자, 적극적이고 헌신적인 사모님께서 이불까지 햇빛에 다 말려서 준비를 해 놓으셨단다.  


숙소로 와 보니 100년은 넘은 저택이다. 방이 5개에 큰 리빙룸과 다이닝 룸에 가구들이 가득하고, 구석 구석 공간에 살림이 쌓여 있다. 신발을 신고 다니는 집이었고, 곳 곳에 고양이 놀이터인 Cat Tree나 개 이불과 개집이 있었다.


얼마나 착한 사람이면 아무도 없는 집을 나그네들을 위해 침대마다 새 시트를 깔면서 몽땅 빌려준단 말인가? 오래 된 집 탓인지 낯선 냄새가 났지만 고맙고 감사한 마음 안고 시트 속으로 들어갔다.



8월 12일 금요일. 깜짝 놀라 일어나 보니, 벌써 8시 30분. 어제 늦게까지 안 자더니 모두 늦잠을 자서 화장도 못하고 시온교회로 달려 나갔다. 한국 성도들이 육계장에 각가지 반찬을 준비했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모두 집에 가지 않고 만들었단다. 집에서도 있을 수 없는 아침부터 진수성찬이라니, 아침은 염소젖 쉐이크 정도 먹는 나도 큰 그릇을 다 먹었다.


공연 짐을 오늘 저녁 공연이 있는 St. James 교회로 옮기고  다시 숙소로 가자 시애틀에서 사위가 왔다. 모두 쉬고는 다시 교회로 가니, 마크 목사님이 어제처럼 점심을 차려 놓았다.


12시가 되자 우 목사님께서 관광 안내해 주시러 오셨고, Hight Cliffe State Park로 안내하셨다. Lake Winnebago 가 내려다 보이는 타워를 올라갔다가 Trail을 따라가며 위네베고 인디안 부족이 백인 병사들에게 쫒겨 와 마지막까지 싸운 흔적을 보았다.


나이아가라 폭포의 물줄기가 미시간 호수로 들어와 그린베이 Fox 강을 따라서 위네바고 호수로 흘러 들어오고, 암반 또한 나이아가라 부터 여기까지 같다고 한다. 며칠 전 '위스콘신은 너무 더워서 밤에도 에어컨 앞에서 잡니다.' 우리를 초대하신 김기성 목사님의 말씀에 '샛별이 가면 샛별날씨로 변합니다.' 대답했는데, 역시나! 변함이 없다.


시원하고 향기로운 시애틀의 여름 날씨가 우리와 함께하니, 숲길을 따라 걷고, 암반 위에서 절벽아래 신기한 암석과 호수를 내려 보며 찬송이 절로 나왔다. '저녁 공연이 있는데, 단원들이 무리하는 것 아닌가요?" 우 목사님께서 물으신다. "하나님이 만든 자연을 다니면서 에너지를 얻습니다. 작년에 알라스카 순화공연을 할 때는 높은 산 하이킹을 6번 했습니다.?"


남자단원들을 끝까지 싸운 위네바고 족 추장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게 하고, 곳 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코스를 돌았다. 마지막 가파른 언덕을 오를 때는 가랑비가 내려 시원하게 올라 올 수 있었다.


St. James 교회로 돌아와 성도들이 준비한 저녁을 먹고  공연 준비를 서둘렀다. 미국의 풋볼 최강팀인 위스콘신 파커팀의 경기가 있는 날은 위스콘신 주민들이 경기에 집중한다는데 오늘이 경기가 있는 날이고, 올림픽까지 있으니 사람들이 몇 명도 오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지만 미국교회가 초대해 준 것만으로도 감사하기로 했다.


시간이 되자 뜻밖에도 사람들이 와서 자리를 잡았다. 어제 공연에 왔던 사람들이 가족이나 친구들을 데리고 다시 왔고, 광고를 보고 왔다는 등, 성전 2/3가 찬 가운데 공연은 시작되었다.


낯설고 궁금해서인지 미국사람들은 조용히 보았고 순서가 끝날때만 박수를 쳤으나 마지막 공연이 끝나자 일제히 일어나 뜨거운 박수와 환호성으로 성전을 가득 채웠다.
숙소로 돌아와 누우니 우리를 통하여 역사하니는 하나님이 너무 감사하고 신기했다. '하나님이 어쩌면 우리를 쓰시려고 여기까지 보내셨어요?"


최지연 (샛별한국문화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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