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원 사진여행 칼럼>
서머타임도 실시되고 해도 길어져 여행하기엔 아주 좋은 시절이 돌아온 듯합니다. 겨울 내내 움츠렸던 어깨들 펴고 이번 주도 고고씽 달려 가봅시다!
최근에 가본 철새 지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을 찾아가 볼까합니다. 철새 지역에서 차로 30분 정도 서쪽으로 이동하면 워싱턴주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비경을 간직한 곳이 많습니다. 자 출발 합니다.
지난주에 둘러본 철새 보호지역에서 서쪽으로 조금만 이동하면 디셉션 패스 주립공원이 나온다. 디셉션 패스는 그래도 많은 분들이 들어보고 가본 곳이다. 그런데 디셉션 패스 가기 전에 로사리오 공원(Rosario Beach Park)이 있다.
주립공원은 아니지만 자그마한 공원엔 볼거리가 많다. 피크닉 공간도 잘 조성되어서 식사나 휴식을 취하기도 좋은 공원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작년부터 주립공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공원들이 입장료를 받는다는 거다. 워싱턴주 공원들을 방문하려면 10달러란 작지 않은 돈을 내야 한다. 침체된 경기를 대변하는듯해 기분이 씁쓸해지지만 아름다운 공원을 같이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이해한다면 큰 부담은 되지 않을 듯하다.
단 로사리오 공원엔 휴지통을 설치하지 않아 쓰레기는 모두 싸가지고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 하나 주의 할 점은 공원 입구가 잘 보이지 않아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다. 디셉션 패스를 가기 전 호수하나가 나온다. 그 호수를 끼고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공원이 로사리오 공원이다.
로사리로는 주립공원도 아닌데 이곳의 풍광은 정말 일품이다. 나지막한 산등성이를 오르니 태평양이 훤히 보이고 언덕 정상에 오르면 깎아지른 듯한 절벽 아래로 보이는 바다의 모습은 아찔하면서도 시원함마저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공원 중간에는 해안을 끼고 나무로 만든 조각상이 있다. 조각상이 큰 물고기를 두 손으로 들고 바다를 보고 있는 모습이 마치 벌을 받고 있는 듯해서 안쓰러운 생각도 드는 조각상이다.
이 지역에 전해지는 전설을 간직한 조각상인 듯하다. 세워진 연도는 1938년도라니 꽤 긴 역사를 지닌 인디언 장승같다. 하나의 나무에 한 면은 남성 그리고 다른 한 면은 물고기의 형상을 한 여성의 몸을 만들어 놓은 이 조각상은 보기에도 안타까워 보인다. 조각상 주변 네 개의 안내 표지판엔 이곳의 전설을 기록해 놓았다.
거기에 기록된 내용은 이렇다. "이곳에 사는 인디언 처녀는 거의 매일 바닷가에서 고기를 잡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도 변함없이 고기를 잡고 있었다. 그러던 중 바닷속 어떤 남자가 나타나 그 여자의 손을 잡고는 놀라지 말라고 한다. 그 남자는 당신이 너무 아름다워서 보고 있는 거라고 말을 한 후 사라진다. 그 후로도 계속 그 남자의 영혼이 자꾸 와서 계속 손을 잡았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손을 잡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지던 어느 날 바닷속에서 젊은 남자가 와서 그 여자의 아버지에게 그 여자와의 결혼을 부탁한다. 아버지를 비롯하여 동네 사람들은 이 남자가 누군지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고 그 남자에게서 느껴지는 차가움이 싫었다. 여자의 아버지는 “우리 딸은 너와 같이 바닷속에 갈 수 없다. 너랑 같이 가면 죽는다”라고 말을 하면서 그 남자의 청을 거절한다.
그렇지만 그 남자는 “여자는 죽지않는다고 평생 살 수 있도록 해주고 사랑하겠다”고 간절하게 청을 한다. 그래도 마을 사람들과 처녀의 아버지는 계속 거부한다. 그러자 그 남자는 만약 그 여자를 자기에게 시집보내지 않으면 바닷가 모든 물고기 및 식량을 가져가버리겠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딸 아버지는 끝까지 허락하지 않는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먹을 수 있는 것들은 점점 줄어들고 물도 말라버리고 먹지도 마실 것도 없는 상태까지 가게 된다.
인디언 여자는 참다못해 바닷가로 가서 그 남자를 부르고는 사람들에게 음식 좀 달라고 부탁한다. 그러자 그 남자는 너의 아버지에게 가서 나의 아내가 되어야 바다에 음식들이 돌아오고 너의 부족민들은 다시 먹을 것이 생길 거라는 말을 전하라고 한다. 자기 때문에 부족 사람들이 고생하는걸 보고 처녀의 아버지는 부족민들을 위해 할 수 없이 딸을 보내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딸을 보내는 조건으로 일 년에 한 번씩 꼭 딸을 육지로 보내야 한다는 조건을 단다. 모든 조건을 들어주기로 하고 인디언 처녀는 바닷속 남자에게 시집을 간다. 바닷속 남자는 그녀의 머리카락이 파도와 함께 움직이는 게 보일수있도록 하고 떠난다. 그 후 약속대로 바닷가에 먹을 것들이 돌아왔고 여자는 일 년에 한 번씩 돌아온다.
일 년에 한 번씩 돌아올 때마다 사람들은 여자가 달라지는 걸 느낀다. 예쁘던 얼굴과 몸에서 뭔가가 자라고 있었고 차가운 느낌이 있었다. 또한 바다 밖에서는 행복해보이지 않았다. 안쓰러운 마음이든 부족민들은 여자에게 매년 올 필요 없고 원할 때만 돌아오라는 말을 한다. 그 후로 그 여자는 부족민들을 도와주는 영혼이 되었다. 그 여자 덕분에 바닷가에는 늘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물도 항상 맑고 달콤했다. 그 이후로 이곳 바닷가의 물결은 그 여자의 머리 결이고 그 여자가 항상 사람들을 지켜주고 있다고 믿는다는 전설이다."
우리나라 관점에서 보면 용왕에 시집간 이야기인 듯하다. 어느 나라든 이와 같은 이야기는 있다. 한국에 있을 때 장승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며 동네 노인들에게 듣던 이야기가 생각나 한참을 보고 있다 왔다. 그 지역의 전설이나 역사를 아는 것 또한 여행의 또 다른 재미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봄의 시작인 삼월인데도 아직 날이 춥다. 눈까지 내리니 날씨 변화가 심한 듯하다. 공원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람들이 드나든다. 공원을 둘러보고 5분 거리에 있는 디셉션 패스로 갔다. DECEPTION이란 말은 속았다는 뜻을 가진 말로 미국 개척당시 이곳이 미국 본토로 통하는 수로의 입구라고 잘못 생각한데서 나왔다고 한다.
3000에이커가 넘는 광대한 지역을 포함한 이 주립공원은 이곳 주민들에게 사랑을 받는 곳이다. 아직 날씨도 춥고 여행하기엔 조건이 좋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있진 않다. 디셉션 패스 위 다리에서 바로 보는 바다 풍경은 장관이다. 다리 아래 가파른 절벽으로 흐르는 급한 조류와 태평양의 모습 그리고 다리 아래까지 내려가 볼 수 있는 트레일 코스는 꼭 추천할만한 곳이다. 우린 다리를 건너 바다와 마주보고 있는 공원 주차장으로 갔다. 해안을 따라 가다보면 다리 밑에까지 갈 수 있는 산책로도 있다.
다리를 건너 들어온 디셉션 패스 주립공원 부터는 윗비 아일랜드(Whidbey Island)다. 섬이 커서 섬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 그런 섬이다. 워싱탄주를 여행하다보면 몇 개의 도로를 자주 이용하게 된다. 당연히 인터스테이트(Interstate) 도로인 I-5와 I-90은 물론이고 워싱턴주의 동서를 이어주는 2번 도로와 20번 도로도 자주 이용한다. 이중에서 윗비 섬을 가는 도로는 20번 도로 선상이다.
이 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가면 웅장한 산세를 볼 수 있는 캐스케이드 국립공원을 지나가는 엄청난 도로고 서쪽은 윗비 섬을 지나 배를 타고 포트 타운샌드라는 곳까지 연결된 도로다. 이 윗비 섬만 해도 이것저것 볼거리가 만만치 않다. /미디어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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