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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철 회장 부부가 자신들이 만든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
동포사회에 익히 알려진 서각 작가 송전(松田) 맹명수씨의 문하생들이 금년 1월 동호회(회장 이재철)를 창립, 서각 대중화에 팔을 걷어 붙였다. 지난 10일 페더럴웨이 송전서각연구소에서 만난 이재철 회장은 서각의 보급과 전시회를 통해 동포사회는 물론 주류사회에 우리의 전통 예술의 우수성 전파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이 회장은 “작년 9월부터 시작한 서각이 삶에 활력소로 자리를 잡았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아 편안한 마음으로 작품에 몰입하다보면 모든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서각 예찬론을 폈다. 긱 하버에서 그로서리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이 회장도 혹독한 불경기의 여파를 피할 수 없지만 서각 삼매경에 빠져 부인 이 에스터씨와 함께 매주 토요일 송전(松田) 맹명수씨의 지도를 받고 있다.
이 에스터씨는 “그림은 빈 공간을 채워나가지만 서각의 양각 기법은 필요 없는 부분을 끌로 파내는 작업이라 인생에 필요 없는 부분은 미련 없이 버려야 한다는 진리를 깨달았다”며 삶에 불필요한 애착이 고통으로 다가온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이 회장 부부가 그동안 만든 작품은 10점으로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작품은 ‘코람데오’다. 라틴어인 코람데오는 ‘하나님 앞에서’란 뜻으로 장녀 이혜란씨에게 대학졸업 선물로 준,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을 일심동체가 되어 함께 만들었기 때문이다.
우리 귀에 낯선 ‘서각’이란 ‘문자를 새긴다’는 뜻으로 예전에는 사찰이나 서원의 현판 제작에 필수였지만 최근에는 예술성에 따라 가정의 가훈, 회사의 사훈 제작에 이용되고 있다. 서각은 서예와 달리 입체적인 표현을 할 수 있고 판형에 다양한 색을 입힐 수 있어 현대 감각에 맞출 수 있다는 특성 외에도 자신만의 다양한 문양과 글자, 그림으로 작가의 개성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예술이다.
서각의 역사는 고대 중국의 갑골문과 같이 동물의 뼈, 나무, 돌, 조개껍질 등 각종 자연 재료에 표현되어지다가 점차 발전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시대에 목판 인쇄술이 발전하여 많은 서적이 출판되었으며 고려시대에는 서각의 극치라 일컫는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을 남겼다. 유교문화가 번창한 조선시대에는 서원이나 궁궐의 현판으로 많이 이용되었다. 서각에는 양각과 음각, 양음각 등 세 가지 기법이 있다.
양각은 돌출이라 힘이 있어 보이고, 음각은 오목새김으로 안정감이 있어 여성들이 선호하는 기법으로 알려졌다. 나무와 글씨체에 따라 기법 선택이 중요하며 상당한 경험이 필요하다. 서각은 나무의 재질에서 오는 느낌이 동양적인 정서와 맞아 정감이 있고, 오래될수록 은은한 향기를 발산하는 독특함의 매력으로 서각인구는 해가 갈수록 늘어만 가고 있다.
기본 장비인 끌과 망치로 나무판에 서각 할 내용을 종이에 써 붙인 후 파 들어가는 작업은 남녀노소 누구나 자신감을 가지면 쉽게 배울 수 있으며 작품은 나무의 재질에 따라 영구 보전이 가능하다.
서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페더럴웨이에 위치한 송전서각연구소를 방문하면 중견작가 맹명수씨의 작품 2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처음 단단히 가슴을 닫았던 나무판이 정성에 못 이긴 척 글을 품으며 때로는 깊게, 때로는 도드라진 모양새에 눈을 뗄 수가 없다. 또한 서각동호회 가입에 관한 친절한 안내도 받을 수 있다. ▲전화: 425)999-1371, 253)223-6354 ▲주소: 29654 29th Ave S. Federal Way, WA 98003 /미디어한국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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