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년간 셀러 마켓이었던 시애틀 주택시장은 점차 균형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일부는 오히려 매수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윈더미어부동산의 제프 터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몇 년의 흐름이 이어지며 현재는 매수자와 매도자 간 균형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오랜 기간 셀러 시장을 경험한 지역 참가자들에게는 다소 낯선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노스웨스트 멀티플 리스팅 서비스(NWMLS)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킹카운티의 단독주택 신규 리스팅은 전년 대비 10.5%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클로징된 거래는 2.9% 감소했다. 스노호미시 카운티도 신규 매물은 5.5% 증가했으나 거래는 4.7% 감소했다.
경제 불확실성도 매수심리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 2025년 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광범위한 관세 정책을 발표한 이후 기업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고용 불안이 커졌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연말 기준 약 6.15%까지 내려왔음에도 수요 회복을 이끌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터커는 “바이어들은 최신 정치·경제 뉴스에 반응하며 태도를 바꾸지만 셀러는 그만큼 빠르게 움직일 수 없다”며 “이로 인해 매물은 늘고 거래는 줄어드는 흐름이 형성됐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남은 바이어들은 선택 폭 확대, 협상력 강화, 매수 시간 확보라는 이점을 누릴 수 있었다. 시애틀 지역 중개인 앨리슨 아니는 “몇 년 전과 달리 긴박함이 느껴지지 않는 시장이었다”며 “10명의 고객 중 한 명만이 오퍼를 상회하는 가격을 지불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매매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매도자가 다양한 양보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주택 거래가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하락하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 지역은 고가 유지 또는 상승세를 보였다. 킹카운티는 2025년 단독주택 중간 매매가가 약 97만5,00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 2.6% 상승했다. 피어스 카운티는 1.8%, 킷샙 카운티는 5.5% 상승했고, 스노호미시 카운티는 소폭(-1%) 하락했다.
집값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장 큰 배경은 지역 소득 대비 낮은 공급과 고가 매물 중심의 수요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애틀 중간 가구소득(약 11만8,700달러) 기준 20% 다운페이먼트와 6%대 대출 조건으로 97만5,000달러 주택을 구매할 경우 월 상환액이 가처분 소득의 절반에 육박한다. 터커는 “지역 내 단독주택 구매는 여전히 큰 부담”이라며 “주택 구매력이 가장 큰 시장 제약 요인”이라고 말했다.
2025년 콘도 시장은 단독주택보다 더 부진했다. 킹카운티 콘도 매매는 4.5% 증가했지만 신규 리스팅 증가폭이 12%에 달해 공급 과잉 우려가 나타났다. 스노호미시 카운티는 매매가 3.6% 감소했고 신규 매물은 10.2% 증가했다.
가격 역시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다. 킹카운티 콘도 중간가는 1.8% 상승했으나 스노호미시는 2.4% 하락했다. 여기에 건물 보험료·공용 유지관리 비용 상승으로 HOA 부담이 커지면서 매수 진입장벽이 높아졌다.
중장기 보유 위험도 지적되고 있다. 캐피톨힐 거주자 사라 톰슨(31)은 지난해 26만 달러에 콘도를 구매했으나 최근 동일 건물 내 유사 평형이 25만 달러에 나왔고 건물 배관 공사로 18만5,000달러의 특별 부담금까지 부과될 가능성이 있어 “매각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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