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은 나의 생애에 너무나 가슴 아픈 일들이 많았다. 남편이 떠난지 2년이 채 되기도 전인 2015년 9월에 거를 수 없는 세월을 뒤로 하고 어머님이 세상을 떠나셨다. 슬픈 영혼을 달래 줄 사람은 나 자신 밖에 없는 ‘홀로서기’ 세상이 되어 버렸다.
버킷리스트의 #2 이었던 브라이스/자이언 국립 공원을 찾게 되는 계기가 이렇게 슬픈 시기가 될 줄은 정말 몰랐었다. 행복한 사람들이 행복할 때 떠나는 것이 여행인 줄 알았는데… 그래, 내 인생의 1막이 마감되었다면 이제 모두 내려 놓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쉬어 가며 그동안 미루던 일들을 하나 하나 실천에 옮기기로 하자.
나의 버킷 리스트의 #2는 이렇게 고독한 침묵의 14박 15일 - 4,960마일의 긴 여정으로 시작되었다.
하루 정도만 집을 떠나 다음 날이면 돌아 오려고 한 이번 여행은 14박 15일을 채우고 돌아왔다. 워싱턴, 오리건, 네바다, 애리조나, 유타, 와이오밍, 아이다호, 몬테나, 콜로라도, 캘리포니아 등 10개 주 중 콜로라도, 캘리포니아, 네바다, 애리조나 주는 북쪽의 끝자락만 겨우 들러 본 긴 여행이었다.
미서부의 3대 캐년(그랜드, 브라이스, 자이언) 가운데 자이언은 독특한 지형으로 고도 3,666피트, 최대고도 8,726피트로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거대한 절벽산들로 둘러있다.
특히 로워 앤탈롭 캐년은 애리조나 북부의 숨겨진 흑진주 같은 협곡으로 물과 사암으로 만들어 낸 자연의 최고 예술품이다. 자이언은 분홍색, 흰색, 회색의 아름다운 층을 이룬 전체가 절벽인 산이다.
콜로라도강을 따라 기암을 이루는 거대한 바위군 밑으로 여유로운 배를 띄우고 종일 비경을 바라 볼 수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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