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일본인 친구가 있다. 안지가 20년 정도 되었는데 그당시 치매에 걸린분들 가족을 상담치료하는 프로그램에 강사 3명 중 한사람으로 참여하면서 강의를 했다. 참석해서 듣고 있는 사람들 중에 동양여자 한사람이 열심히 들으면서 그동안 치매에 걸린 분을 돌보느라 힘이들어서인지 간간히 눈가의 눈물을 훔치고는 하는게 눈에 띄었다.
강의를 마치고 참석하신분들과 다과시간에 내가 그분에게 가까이가서는 어느 나라 말을 할줄 알지? 하고 물으니 연세가 꽤나 있으신 듯한데도 부끄러워서는 얼굴이 빨개지더니 자기는 일본사람인데 35년 전 미국사람하고 결혼을 해서 이곳 워싱턴주에 자리를 잡고 산지가 30년 정도 되었단다.
그러면서 자기가 남편 어머니를 거의 30년을 모셨는데 이분이 10년 전 치매가 걸리셔서 엄청 힘들게 간호를 해야 했다며 너무 힘들어서 주위 사람들이 시어머니를 양로원에 보내라고 많이들 애기했는데 돌아가시기 1달 전까지 자기가 시어머니 수발을 들었다고 말했다.
시어머니는 자기가 잠시 딴곳에 신경을 쓰면 집에서 없어지고 어느날은 옷을 입었는데도 옷입은 데에다 들어가지도 않는데 겹겹이 입고서는 움직일 수도 없게 서있기도 하고 자기 부부가 잠깐 나갔다오면 냉장고에 있는 음식은 다먹어버리고서 집안 이곳저곳에 실례를 해놓기도하고...
너무나 힘들었는데 이제는 그런 시어머니도 그립다면서 그동안 너무 힘들었던 치매 시어머니 모시기 때문에 오늘 강의를 들으러왔는데 레지나씨가 동양적인 사고방식의 가정에서 환자 돌보는 방법 등에 대해서 강의를 들으며 많이 동감이 되었노라며 감사하다고 했다.
이 일본 여자분은 작은키에 얼굴이 하얗고 가녀리게 생겼는데 자기가 미국 남편하고 결혼을 하게된 동기는 1970년도에 자기가 한국에서 일본으로 들어온 통일교에 입교하면서 교단에서 정해준 미국 남자와 한국에서 합동결혼식으로 결혼을 올리고 나서 전도의 목적으로 미국으로 들어와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남편이 미국에온지 7년만에 통일교에서 탈퇴을 했지만 자기는 그때에 통일교를 열렬히 믿고 있는 중이라 종교를 포기할 수가 없어 남편과의 갈등으로 이혼 위기까지 왔는데 남편의 어머니(자기가 10년을 돌본)가 결사적으로 이혼을 반대하고 자기편이 되어 주어서 남편과 함께 두딸을 잘기를 수가 있었단다.
그리고 그이후로 남편하고도 사이가 아주 좋아져서 지금까지 감사히 잘살고 있는데 이제는 두사람 모두 다니던 직장에서 은퇴를 하고 여행용차를 사서 이곳저곳 여행도 다니고 자그마한 배도 하나 사서 시간이 되면 바다로 낚시를 하러 간다고 했었다.
이날 강의를 마치고 나와 일본 여인은 친구가 되었는데 친구는 1월이면 일본모찌(안에 아무것도 없는)도 만들어다 주고 태평양 바다로 배타고 나가면 연어, 가자미, 락피시, 게 등을 잡았다고 자기집에서 우리집까지 먼거리에도 꼭 가져다 주고는 했다.
며칠전 몸살로 고생한다니까. 홈메이드 모찌떡하고 잘생긴 금방 잡은 게 네마리를 바로 잡은 것이라고 우리집으로 달려왔다. 오늘 저녁 친구가 가져다준 게를 가지고 시원한 게탕을 요리했는데 신선한 게살이 입에서 녹는것 같다.
먼저 물을 끓이다가 양파와 무를 썰어넣고 양념간장과 휘시소스로 간을 맞춘 다음 마늘, 생강을 넣고 고추가루를 풀은 다음 마지막에 게를 넣고 10분 정도 더 끓여낸다.
게를 냄비에 넣기 전 칼등으로 몇군데 두드려준 다음 끓이면 나중에 먹을때 편리하다.
레지나 채
소셜워커, 워싱턴가정상담소 소장
조이시애틀 푸드 칼럼니스트
(206) 351-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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