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l  로그인  l  회원가입  l  아이디/비밀번호찾기  l  2024.4.25 (목)



시애틀문학
  오리 탓이야 ...송명희
송명희  2021/10/22 10:22:17 [조회 : 612]

울타리보다 높이 땔나무를 쌓아둔 집 마당
부엌에서 솔잎 가득 품고 퍼지는 연기가 송편 향 같다
무말랭이는 덩굴로 만든 바구니 안에서
몸을 배배 뒤척인다


아, 한국 사람 집이다.
화가 난 듯 퉁명스러워 보인다. 맞네, 한국 사람 맞네
엮인 줄 사이에 말라가는 무청 시래기를 보다가
나를 내려다본다. 얼기설기 묶인 줄이 보인다


햇살 좋은 날, 마당에서 막대기로 이불을 패는 소리가 시끄럽다
허 참, 두꺼운 면실 솜이불은 옛일인데
오리털이 헝겊 안에서 날아다니는 세상인데
한단 가득 묶은 나무를 태우면, 연기에 놀라
오리가 세상 밖으로 푸드덕 날아오를 텐데


이불 안에서 오리가 겅둥거리며 나를 쫓아온다
그래, 내가 이렇게 바쁜 이유는 다 오리 탓이야
사실 난, 드센 오리들 비위 맞추다가
이렇게 늙어버린 거야
모두 오리 탓이야, 오리 탓. 너무 빨라 너무


송명희
시인
전 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장

 

 

  



 전체선택  l  선택해제   Total : 1017 ( 1/68 )
번호
제 목
등록자
등록일
조회
공지 <알림>시나 수필 등 글을 올리시려면... 조이시애틀뉴 2014.08.06 5653  
1017 아카시아 나무 꽃 ...이성수 이성수 2023.06.01 9875  
1016 5월의 단상 ...윤명숙 윤명숙 2023.06.01 9951  
1015 진짜 벼와 가짜 벼 ...이성수 이성수 2023.05.09 10543  
1014 생각의 오류였던가 ...박유선 박유선 2023.05.09 10851  
1013 노인 아파트 ...이성수 이성수 2023.04.26 11059  
1012 봄은 또다시 ....윤명숙 윤명숙 2023.04.26 1392  
1011 어느 교포의 가족 이야기 ...이성수 이성수 2023.04.26 1370  
1010 하나님의 눈물 ...윤명숙 윤명숙 2023.04.26 704  
1009 위로 ...김미순 김미순 2023.04.26 612  
1008 설경 속 홍매화 ...윤명숙 윤명숙 2023.04.26 172  
1007 떼강도를 만나도 하하 호호 ...박유선 박유선 2023.02.16 2436  
1006 대보름달과 어머니 ...이성수 이성수 2023.02.16 2289  
1005 새해 하늘에 펼쳐진 쌍무지개 ...윤명숙 윤명숙 2023.01.24 2872  
1004 어느 날의 외로움 ...김미순 김미순 2023.01.24 2783  
1003 새해 찬가 ...김미선 김미선 2023.01.18 2965  
처음이전 10쪽12345678910다음 10쪽마지막

유니뱅크
 
  l   About Us   l   기사제보   l   개인정보보호정책   l  
Copyright (c) 2008-2018 JoySeattle 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editor@joyseattle.com
■ Mobile Site: m.joyseattle.com ■ Phone: (206) 247-2325 ■ Office: 15 South Grady Way, Suite 410, Renton, WA 98057; Mailing Address: P.O. Box 5032, Bellevue, WA 98009
JoySeattle News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Powered by Newsbuil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