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l  로그인  l  회원가입  l  아이디/비밀번호찾기  l  2024.4.19 (금)



시애틀문학
  노숙자 ...이경자
이경자  2020/01/02 11:17:39 [조회 : 296]

추운 겨울
한 노파가 오렌지색 보자기 같은 치마에
두툼한 회색 재킷을 입고
방한모를 얼굴이 보일 듯 말듯 눌러 쓰고
그녀의 전 재산인 듯 두 발 수레에
너절한 짐을 싣고
네거리 건널목을 건넌다


신호등은 파란불이 켜졌고
그녀가 옮기는 발자국은 삶의 무게에 짓눌려
건널목의 반을 지나갔을 무렵
신호등은 빨간불로 바뀌었다
많은 차량은 그가 건널때까지
아지랑이 피어나는 침묵으로
그녀를 배웅한다


차가운 날씨에 그녀는 어디에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까
가을에 떠나지 못한 구겨진 낙엽
노숙자의 쉼터에 걸음을 멈춘다
겨울은 아직 먼데
긴 여행에 어깨가 일그러진 노숙자

 

 

 

이경자

시인
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원

 


<저작권자 ⓒ 조이시애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전체선택  l  선택해제   Total : 1017 ( 1/68 )
번호
제 목
등록자
등록일
조회
공지 <알림>시나 수필 등 글을 올리시려면... 조이시애틀뉴 2014.08.06 5648  
1017 아카시아 나무 꽃 ...이성수 이성수 2023.06.01 9713  
1016 5월의 단상 ...윤명숙 윤명숙 2023.06.01 9781  
1015 진짜 벼와 가짜 벼 ...이성수 이성수 2023.05.09 10377  
1014 생각의 오류였던가 ...박유선 박유선 2023.05.09 10678  
1013 노인 아파트 ...이성수 이성수 2023.04.26 10892  
1012 봄은 또다시 ....윤명숙 윤명숙 2023.04.26 1389  
1011 어느 교포의 가족 이야기 ...이성수 이성수 2023.04.26 1368  
1010 하나님의 눈물 ...윤명숙 윤명숙 2023.04.26 701  
1009 위로 ...김미순 김미순 2023.04.26 609  
1008 설경 속 홍매화 ...윤명숙 윤명숙 2023.04.26 169  
1007 떼강도를 만나도 하하 호호 ...박유선 박유선 2023.02.16 2431  
1006 대보름달과 어머니 ...이성수 이성수 2023.02.16 2287  
1005 새해 하늘에 펼쳐진 쌍무지개 ...윤명숙 윤명숙 2023.01.24 2868  
1004 어느 날의 외로움 ...김미순 김미순 2023.01.24 2781  
1003 새해 찬가 ...김미선 김미선 2023.01.18 2963  
처음이전 10쪽12345678910다음 10쪽마지막

유니뱅크
 
  l   About Us   l   기사제보   l   개인정보보호정책   l  
Copyright (c) 2008-2018 JoySeattle 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editor@joyseattle.com
■ Mobile Site: m.joyseattle.com ■ Phone: (206) 247-2325 ■ Office: 15 South Grady Way, Suite 410, Renton, WA 98057; Mailing Address: P.O. Box 5032, Bellevue, WA 98009
JoySeattle News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Powered by Newsbuilder